與·野, 상대 본진서 공식 유세 시작…“고인 물은 썩어” vs “심판열차 출발”

황효정
2024년 03월 28일 오후 4:24 업데이트: 2024년 04월 6일 오후 10:54

여야 양당이 상대의 ‘본진’에서 4·10 총선의 첫 공식 선거운동 문을 열었다. 여당은 “고인 물은 썩는다”며 지역구 의원을 야당에서 여당으로 바꿀 것을 호소했고, 야당은 ‘정권심판론’에 열을 올렸다.

4·10 총선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28일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는 서울 강북 지역에서 유세 일정을 시작했다. 서울 강북은 야권의 텃밭으로 꼽히는 지역이다.

이날 한동훈 선거대책위원장을 포함한 선대위 지도부는 현재 야당이 갑·을 지역구를 모두 차지하고 있는 마포에서 표심 공략에 나섰다. 유세 현장에는 ‘범죄자들에게 대한민국을 맡기시겠습니까’, ‘이번에도 둘째 칸, 국민 여러분 미래합시다’ 등이 적힌 피켓이 등장했다.

유세 트럭 마이크를 잡은 한 위원장은 “우리는 정치개혁과 민생 개혁, 그리고 범죄자들을 심판한다는 각오로 이번 선거에 나섰다”고 각오를 밝혔다. 한 위원장은 “이번 선거는 대단히 쉽다”면서 “투표장에 들어가서 ‘국민’만 보고 찍으면 된다. 그러면 세상이 바뀐다”고 국민의힘과 비례대표 위성정당 국민의미래를 동시에 홍보했다.

국민의힘 조정훈 마포갑 후보도 “고인 물은 반드시 썩는다. 마포 정치도 예외가 아니었다”며 이번에는 지역구 의원으로 여당 후보를 뽑아 달라고 호소했다. 함운경 마포을 후보는 “개딸 대장, 이재명 소대, 한편으론 조국도 지키겠다고 나서는 의원이 후보로 나서고 있다. 막아야 한다”며 상대인 정청래 후보를 겨냥했다.

마포에 이어서 서대문을 방문한 한 위원장은 “여러분 불안한가. 걱정되나. 주변에서 ‘몇 석, 몇 석’ 이야기하면 가슴이 뛰나”라고 질문한 뒤 “그건 방관자들의 얘기다. 나서서 ‘국민만 보고 찍으라’고 설명해 달라. 그러면 우리가 이긴다”고 강조했다.

이용호 서대문을 후보는 “민주당이 승리하면 민주당이 이재명 대표 손아귀에 넘어갔듯 대한민국 국회도 이 대표 개인 사유물처럼 넘어갈 수밖에 없어 걱정된다”며 상대 진영을 직격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28일 왕십리역 광장에서 중구성동구 갑과 을에 각각 출마하는 전현희 후보와 박성준 후보 지원 유세를 위해 방문, 기념 촬영을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연합뉴스

같은 날 더불어민주당은 대통령실이 위치한 ‘윤석열 정권의 심장부’ 서울 용산에서 선대위 출정식을 열었다. 용산은 민주당이 지난 4년 동안 의석을 선점하지 못한 지역구이기도 하다.

이재명 대표는 용산역 광장에서 진행된 민주당 선대위 출정식에서 “윤석열 정권 심판 열차가 국민 승리라는 최종 목적지를 향해 지금 출발한다”며 “나라를 망치고 국민을 배반한 윤석열 정권에 이제 주권자가, 민주공화국의 주인이 심판할 때가 됐다”고 발언했다.

과거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09년 발생한 ‘용산 참사’를 언급하기도 한 이 대표는 “우리가 기억하는 참사의 원인은 분명하지 않고, 원인을 밝히려는 노력도 저지당하고 있다”며 “용산 대통령실에 의해 국민 주권이 부정당한 것이다. 이것이 바로 오늘 이 자리에서 출정식을 하는 이유”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난 2년간 이들의 집권 기간에 국민이 먹고사는 문제가 심각하게 파탄됐다면 책임을 물어야 한다. 그 책임을 묻는 것이 바로 (용산) 강태웅 후보의 당선인데 지금 아슬아슬하다”며 민주당 강 후보를 지지할 것을 호소했다. 이 대표의 이같은 연설은 용산을 현 윤석열 대통령 정권을 심판하는 여론 형성의 본거지로 삼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