習 “대만 독립 세력 단호히 막아야”…대만 민심은 독립파 선호

라이칭더 민진당 총통 후보 지지율 40%

최창근
2023년 12월 28일 오후 2:54 업데이트: 2024년 01월 5일 오후 11:23

2024년 1월 13일 치러지는 대만 총통·입법원 동시 선거가 2주 앞으로 다가왔다. 이 속에서 중국의 노골적인 선거 간섭이 이어지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어떤 식으로든 대만 독립은 단호하게 막겠다. 중국의 완전한 통일은 피할 수 없는 대세다.”라며 대만 통일을 재차 천명했다.

12월 26일,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주최 마오쩌둥 탄생 130주년 기념 좌담회에서 시진핑은 이같이 말했다. 그는 기조 연설에서 “어떤 방식으로든, 대만을 중국으로부터 독립시키려는 사람은 단호하게 막아야 한다. 중국은 통일되어야 하며 필연적으로 통일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시진핑은 “중국이 양안 통합을 심화하고 대만해협 양안관계의 평화적 발전을 촉진해야 한다.”고도 했다.

중국 관계자의 노골적인 선거 간섭 발언도 이어지고 있다. 12월 23일, 중국 관영 ‘환구시보’가 개최한 연례포럼에서 왕짜이시(王在希) 전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 주임위원은 “차이잉원 정부는 지난 8년간 ‘1992컨센서스(九二共識)’를 인정하지 않고 대만 독립을 촉진해 양안관계의 근본을 파괴했다.”며 2016년 집권한 현 차이잉원 정부를 비판했다. 그는 “대만 선거 전망은 불확실하지만, 확실한 것은 대만 독립은 전쟁이며 대만 독립을 추구하면 조만간 전쟁이 일어난다는 것이다.”라고 겁박(劫迫)성 발언을 하기도 했다.

왕짜이시는 집권 민진당 총통 후보도 비난했다. 라이칭더 부총통을 ‘급진 대만 독립 분자’로 지목한 후 “만약 그가 집권한다면 양안에서 군사적 충돌이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중국의 대(對)대만 정책 관계자의 강경 발언도 이어진다. 천빈화(陳斌華)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 대변인은 12월 27일 정례 브리핑에서 내년부터 시행되는 대만의 의무복무 기간 연장에 대해 “청년들을 전쟁터로 몰아 대만 독립의 총알받이로 만들기 위한 것이다.”라고 논평했다. 그는 “의무복무 기간 연장 발표 후 대만에서는 논란과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주민들의 반대, 젊은이들의 걱정, 부모들의 우려에도 민진당 당국은 듣고도 듣지 못한 척, 보고도 보지 못한 척했다.”며 현 민진당 정부를 비판했다.

천빈화는 “민진당 당국이 외부 세력과 결탁해 무력으로 독립을 도모하려는 것은 대만해협의 긴장과 혼란을 높이고 대만 민중의 안전과 복지를 심각하게 해치며 대만 청년들의 미래를 희생시킬 뿐이다.”라고 주장했다.

날로 거세지는 중국의 무력 침공 위협에 맞서 대만은 군 의무복무 기간을 종전 4개월에서 1년으로 연장했다. 1년 의무 복무 기간이 첫 적용되는 병사는 총통 선거 2주 후인 1월 25일 입영한다.

중국은 대대만 무역 보복 조치도 준비 중이다. 국무원 관세세칙위원회는 12월 20일 대만산 화학제품 12개 품목에 대해 내년 1월 1일부터 양안 ‘경제협력기본협정(ECFA·Economic Cooperation. Framework Agreement)’에 따라 적용되던 관세 감면을 중단하고 현행 규정에 따른 세율을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중국과 대만은 2010년 체결된 ECFA에 따라 2013년 1월부터 대만산 267개, 중국산 539개 품목을 ‘조기 자유화’ 품목으로 지정, 상호 무관세 혜택을 적용해왔다. 국민당 마잉주 정부 (2008~2016) 때 체결된 ECFA는 자유무역협정(FTA)에 준하는 양안 간 관세 장벽 철폐 협정이다.

중국의 노골적인 선거 개입이 실제 선거 결과에 어떠한 영향을 끼칠지는 미지수이다. 다만 현재까지 각 후보별 지지율 추이를 종합할 때 효과가 없거나 역효과를 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만 인터넷신문 ‘메이리다오전자보’가 12월 28일 발표한 지지율 조사에서 라이칭더 민진당 후보는 40%, 허우유이 국민당 후보는 28.9%, 커원저 민중당 후보는 17.6%를 기록하여 라이칭더가 허우유이를 오차 범위 밖에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만 22개 광역지방자치단체(행정원직할시·현·시) 거주 성인 1201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는 95% 신뢰구간에 오차범위는±2.8%이다.

라이칭더 민진당 후보는 친미·반중 기조를 강조하고 있다. 화독(華獨·중화민국 독립)파로 분류되는 차이잉원 현 총통보다 더 선명한 대만 독립 색채의 대독(臺獨·대만 독립)파로 분류된다. 화독파는 ‘중화민국’은 ‘중화인민공화국’과 다른 정치 실체이며 현재도 실질적은 독립 상태이니 현 상태를 유지하자고 주장하고 대독파는 중화민국이 아닌 ‘대만’으로 국호 변경 등을 통해 중국과의 단절을 요구한다.

라이칭더 후보는 미국과의 군사적 밀착을 강화하는 게 ‘하나의 중국’을 주창하고 있는 중국의 위협으로부터 대만을 지키는 길이라고 유권자들을 설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