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NIH 전문의, 2017년부터 ‘中 바이러스연구소’ 안전 우려 제기

톰 오지메크
2023년 09월 25일 오후 3:48 업데이트: 2023년 09월 25일 오후 7:53

미국 국립보건원(NIH) 소속 전문의가 ‘코로나19 바이러스 유출지’로 지목된 중국의 우한바이러스연구소(WIV)에 대해 2017년부터 안전 우려를 제기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론 존슨 상원의원(공화당·위스콘신주)이 정보공개법에 따라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NIH 산하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에서 근무하던 핑 첸 박사는 2017년 10월 WIV를 방문한 뒤 보고서를 작성했다.

첸 박사는 보고서에서 “WIV 현장을 방문해 확인하고 이곳의 관계자와 이야기를 나눠 보니, (바이러스에 관한) 기술 및 훈련 지원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적었다. 이 보고서는 작성된 직후 상부에 보고됐다.

이런 사실은 NIH와 미 보건복지부(HHS)가 2017년 10월부터 WIV의 안전 문제를 인지하고 있었음을 시사한다.

‘코로나19 실험실 유출설’에 따르면 코로나19를 유발하는 바이러스인 ‘SARS-CoV-2’가 중국의 WIV에서 유출돼 전 세계로 퍼져 나갔다. WIV는 미국으로부터 연구자금을 지원받아 인체에 치명적인 바이러스에 대한 기능획득 연구를 진행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요구 사항

존슨 의원은 첸 박사의 보고서를 더욱 면밀히 조사하기 위해 보고서의 원본을 제공할 것을 HHS에 요구했다.

그는 “HHS가 ‘첸 박사의 보고서에 개인 및 심의 정보가 포함돼 있다’는 이유를 들며 보고서의 내용을 임의로 편집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들은 이 보고서의 내용을 숨기려고 한 것 같다”며 “HHS, NIH, NIAID 등의 보건기관이 2017년부터 WIV의 안전 문제를 인지하고 있었음을 대중에 알리고 싶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또한 존슨 의원은 “HHS와 NIH가 첸 박사의 보고서를 조사하는 과정에 간섭하고 있다”며 “HHS와 NIH는 보고서 원본을 가지고 있는데도 이를 공개하지 않고, 전체 또는 일부 내용이 편집된 보고서만 공개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HHS는 10월 5일까지 첸 박사의 보고서, 관련 서류 및 데이터, 통신 기록 등을 투명하게 공개할 것을 강력히 요청한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에포크타임스는 HHS에 논평을 요청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

2020년 5월 13일, 중국 후베이성 우한바이러스연구소에 있는 생물안전 4등급(P4) 실험실의 외부 전경 | Hector Retamal/AFP via Getty Images

실험실 유출의 증거

중국 당국은 “(코로나19의) 실험실 유출은 절대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실험실 유출설을 반박했다.

그러나 마이클 매콜 하원의원(공화당·텍사스주)은 코로나19 특별소위원회 증언에서 “중국의 WIV가 바이러스의 발원지임을 보여주는 증거가 있다”고 말했다.

미국 정보기관은 코로나19의 기원과 관련해 “바이러스의 실험실 유출설과 자연 발생설은 모두 가설일 뿐이며, 이를 뒷받침하는 확실한 증거가 부족하다”며 “아직 결론을 내릴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매콜 의원도 이에 동의하며 “중국공산당이 모든 수단을 동원해 코로나19에 관한 진실을 은폐했다. 이에 더 많은 증거를 확보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전했다.

또 “중국은 진실을 알리려는 의사들, 시민 기자들을 구금했고 실험실의 바이러스 샘플 및 관련 데이터 등을 폐기하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연구자금 지원 논란

2021년 5월 미국 국제개발처는 가이 레센탈러 하원의원(공화당·펜실베이니아주)에게 보낸 서한에서 “2009년 10월부터 2019년 5월까지 WIV에 총 110만 달러를 지원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레센탈러 의원은 “이 자금이 사람 간 감염을 일으킬 수 있는 ‘하이브리드 인공 바이러스’를 개발하기 위한 기능획득 연구에 쓰였다”고 주장했다.

국제개발처에 따르면 이 자금은 미국의 환경·의료 관련 비정부단체인 에코헬스 얼라이언스를 통해 WIV에 전달됐다.

국제개발처는 “바이러스의 치사율을 높이기 위한 연구와는 무관하다. 인간에게 위협이 될 수 있는 바이러스에 대한 연구를 진전시키기 위한 목적이었다”고 해명했다.

논란이 불거지자 미국 정부는 WIV에 대한 연구자금 지원을 공식적으로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김연진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