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하원, 틱톡서 중국 배제 강행…中 당국 ‘알고리즘 사용권’ 넘길까

정향매
2024년 04월 24일 오전 9:24 업데이트: 2024년 04월 24일 오전 9:24

미국인 사용자 1억7천만…‘알고리즘’이 틱톡의 핵심 위협
매입할 만한 기업이 찾기 힘든 것도 문제

지난 20일(이하 현지 시각) 미국 연방 하원이 360대 58로 ‘틱톡 매각법’을 가결했다. 틱톡이 모회사 바이트댄스로부터 분리하지 않으면 미국 시장에서 퇴출시킨다는 게 법안의 핵심 내용이다. 이 가운데 틱톡에 적용하고 있는 ‘중국산 알고리즘’이 쟁점이 되고 있다.

바이트댄스는 2012년 중국에서 설립한 회사다. 짧은 동영상 애플리케이션(앱) ‘더우인’으로 중국 내에서 큰 인기를 얻자 2013년 해외판인 틱톡을 출시했다. 틱톡은 중국 본토에서 금지됐지만 출시 5년 만에 전 세계에서 10억 명 이상의 사용자를 보유한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영국 BBC에 의하면 미국인 1억 7천만 명 이상이 매일 평균 1시간 이상 틱톡을 사용한다. 이들 중 약 60%가 청소년이다.

미국 퓨리서치 조사에서 틱톡을 사용하는 미국 청소년 다섯 명 중 한 명이 “틱톡을 매우 자주 사용”한다고 답했고 사용자 40%은 주로 뉴스를 보는 채널로 틱톡을 꼽았다.

하지만 틱톡은 중국 당국에 사용자 정보를 공유하고 중국 당국의 이익에 유리한 콘텐츠, 심지어 허위 정보를 이용자들에게 추천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미국의 민주·공화 양당은 틱톡을 안보 위협으로 판단해, 중국 공산당 정권과 관계를 끊지 않을 경우 틱톡을 미국에서 퇴출하겠다는 입장이다.

틱톡과 관련한 쟁점은 중국 공산당과의 관계만이 아니다. 뉴욕타임스는 전문가들의 분석을 인용해 틱톡의 가장 큰 위협을 틱톡의 알고리즘으로 지목했다. 미국 기업보다 미국인 취향을 더 잘 포착한다는 것이다.

그 이유에 관해서는 광범위한 정보 수집이 거론된다. 일반적인 앱보다 훨씬 더 많은 개인정보를 수집해 사용자의 습관과 취향을 철저하게 파악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틱톡의 알고리즘에 관해서는 의회에서도 우려하고 있다. 민주당 마크 워너 연방 상원 정보위원장은 ‘틱톡 매각법’을 지지하며 “베이징이 개발한 알고리즘을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 조건에 따라 매각이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그러나 중국은 틱톡의 알고리즘 통제를 포기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 당국은 틱톡이 알고리즘 사용권을 외부에 양도할 때 중국 정부의 승인을 받도록 규정했기 때문이다. 사용자들을 빠져들게 만드는 틱톡의 알고리즘 배후에 중국 정부의 통제권이 있다는 사실은 틱톡을 둘러싼 논란에서 흥미로운 지점이다.

미국은 지난 2022년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 시절 틱톡 매각을 시도한 바 있다. 다만, 당시에는 알고리즘 매각이 포함돼 있지 않았다.

BBC는 “틱톡 매각에 알고리즘 사용권이 포함되지 않을 경우 미국의 우려를 해소할 수 없고 구매자를 찾을 수도 없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알고리즘 포함 여부를 떠나서 틱톡 구매자를 찾기는 이미 쉽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해까지 미국에서 160억~200억 달러(22조480억~27조5600억 원)의 수익을 창출한 것으로 추산된다. 실제 구매가 이뤄지려면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지만, 자금력을 갖춘 메타(페이스북)나 알파벳(구글) 같은 기업들은 반독점법 위반 소지가 있다.

한편, ‘틱톡 매각법’은 이르면 23일 연방 상원에서 표결된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법안이 상하원을 통과해 책상에 올라오면 서명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법안이 발효되더라도 법률 소송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틱톡 경영진은 최근 직원들에게 배포한 내부 메모에서 “틱톡 금지법이 의회를 통과해 법안으로 제정되면 법적 이의를 제기할 것”이라고 통지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