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펜타닐 제조·밀매 관여한 中 기업·개인 무더기 제재

캐서린 양
2023년 10월 5일 오후 2:52 업데이트: 2023년 10월 5일 오후 4:45

미국 정부가 이른바 ‘좀비 마약’으로 불리는 마약성 진통제 펜타닐 등의 제조, 밀매에 관여한 중국 업체와 개인을 무더기로 제재했다.

지난 3일 미국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펜타닐 조직에 연루된 업체 14곳, 개인 14명을 제재 대상에 추가했다고 발표했다.

같은 날 미국 법무부도 펜타닐 제조 및 유통에 관여한 중국 소재의 업체 8곳과 그 업체 직원 12명을 기소했다고 밝혔다.

제재

OFAC가 제재 대상에 추가한 업체 14곳과 개인 14명은 펜타닐, 메스암페타민(필로폰) 등을 제조하고 밀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OFAC에 따르면 업체 14곳 중 1곳은 캐나다 업체이며, 나머지는 중국 소재의 업체다. 또한 개인 14명 중 12명이 중국인으로 밝혀졌다.

월리 아데예모 미 재무부 차관은 “제재 목록에 오른 업체 및 개인의 미국 내 자산은 즉시 동결되며, 이들과 미국인 간의 거래도 금지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제재는 전 세계 마약 밀매를 주도하는 네트워크와 자금융통 시스템 등을 정면으로 겨냥한 조치”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의 2022년 보고서에 따르면, 오피오이드(아편류 마약성 진통제)의 제조 및 밀매 과정에 매년 수백억 달러의 자금이 투입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OFAC는 “이번 조치는 펜타닐 등 마약 위기에 대처하기 위한 범정부적 접근 방식의 일환”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재무부는 지난 5월에도 중국과 멕시코에 기반을 둔 업체 및 개인 등을 무더기로 제재한 바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지금까지 불법 마약 거래와 관련해 약 200건의 제재 조치를 내렸다.

월리 아데예모 미 재무부 차관 | 연합뉴스

펜타닐은 중독성이 헤로인의 50배, 모르핀의 100배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 합성 마약이다. 2022년 약물 과다 복용으로 사망한 11만 명 중 약 70%가 합성 마약으로 인해 목숨을 잃었다. 미국 마약단속국(DEA)은 2022년 한 해에만 펜타닐 약 3억 9000만 개를 압수했다고 밝혔다.

아데예모 차관은 “마약 제조 및 밀매가 세분화, 글로벌화함에 따라 네트워크 중심의 접근 방식을 채택해 마약 거래의 주요 지점을 동결하고 재정적으로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메릭 갈랜드 미 법무부 장관은 “미국 정부는 (마약) 사슬의 모든 고리를 끊어 펜타닐을 우리 사회에서 몰아내고, 관련자들이 법의 심판을 받게 하는 데 총력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소

펜타닐 및 관련 화학물질을 미국에 유통한 혐의로 중국 업체 8곳과 중국인 12명이 기소됐다.

미국 법무부에 따르면 중국에 본사를 둔 펜타닐 제조, 밀매 업체들은 제품을 미국으로 보낼 때 ‘재운송업자’를 통해 법망을 회피한 것으로 확인됐다.

3일 법무부는 “이들은 제품에 허위 라벨이나 송장 등을 사용하고 암호화폐로 결제해 교묘하게 단속을 피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이들은 미국 세관을 뚫고 마약을 유통, 판매할 수 있다고 공개적으로 광고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덧붙였다.

*김연진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