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캘리포니아 주지사 “가혹한 ‘코로나 봉쇄’ 조치 내린 것 후회해”

톰 오지메크
2023년 09월 12일 오후 2:22 업데이트: 2023년 09월 12일 오후 2:47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캘리포니아주에 엄격한 봉쇄 조치를 내린 것에 대해 “후회한다”고 털어놨다. 동시에 “당시에는 어쩔 수 없었다”는 식으로 책임을 회피하는 발언을 해 빈축을 사고 있다.

캘리포니아주는 미국에서 최초로 코로나19 봉쇄 조치를 내린 것은 물론, 가장 엄격한 봉쇄 조치를 강행한 지역이다.

지난 10일 뉴섬 주지사는 미국 NBC의 시사 프로그램 ‘미트 더 프레스(Meet the Press)’와의 인터뷰에서 이 같이 밝혔다.

뉴섬 주지사는 자신이 추진했던 캘리포니아의 코로나19 봉쇄 조치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며 “(과거로 돌아간다면) 우리는 모든 것을 다르게 했을 것”이라고 고백했다.

그러면서도 “당시에는 코로나19와 관련한 최선의 정보 및 데이터에 근거해 봉쇄 조치를 내린 것뿐”이라고 해명했다.

뉴섬 주지사의 ‘뒤늦은 후회’는 오히려 역효과를 낳고 있다.

팬데믹 당시, “캘리포니아의 봉쇄 조치와 방역 정책이 지나치게 가혹하다”고 경고하는 연구 결과가 여러 차례 발표된 바 있다.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도 “전면적 봉쇄를 단행할 경우 경제적 피해 등 수많은 부작용이 발생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뉴섬 주지사는 이런 목소리를 귀 기울여 듣지 않았다.

캘리포니아의 봉쇄 조치를 비판했던 전문가 중 한 명인 호만 데이비드 헤마티 박사는 “뉴섬 주지사의 후회는 완전히 가짜”라며 “어떤 상황에서도 그가 한 일을 용서해서는 안 된다. 뒤늦은 사과는 필요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우리 모두의 잘못이다”

인터뷰 진행자 척 토드는 캘리포니아의 봉쇄 조치가 사회 모든 분야에 공평하게 적용됐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당신(뉴섬 주지사)은 영화 산업에 대해서는 관대한 정책을 펼쳤지만, 사람들이 교회나 장례식장에 모이는 것은 허용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이에 뉴섬 주지사는 “겸손해야 할 부분이 많다고 생각한다. 나 혼자만의 잘못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잘못이었다”라며 “우리는 모두 진실을 뒤늦게 깨달았다”고 해명했다.

2021년 6월 14일, 캘리포니아의 한 쇼핑몰에 사회적 거리두기와 마스크 착용을 알리는 표지판이 붙어 있다. | Frederic J. Brown/AFP via Getty Images

토드는 “그럼에도 당신이 특정 산업이나 단체에 불공정한 제한 조치를 취한 것은 명백한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러자 뉴섬 주지사는 “팬데믹 당시에는 캘리포니아뿐만 아니라, 플로리다를 포함한 거의 모든 주가 강력한 봉쇄 조치를 시행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도 “캘리포니아의 봉쇄 조치에 대한 비판은 정당한 것”이라고 인정했다.

또 뉴섬 주지사는 캘리포니아에서 야외활동 제한 조치를 내린 것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당시 야외활동을 제한한 것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실내와 실외에서 다르게 퍼진다는 점을 몰랐기 때문”이라며 “다시 그때로 돌아간다면 다르게 행동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2020년 4월, 뉴섬 주지사는 해변에 몰려든 캘리포니아 주민들을 비판한 뒤 오렌지 카운티의 모든 해변과 주립공원을 폐쇄한 바 있다.

비판

캘리포니아 주민들에게 엄격한 집합 금지령을 내렸던 뉴섬 주지사는 2020년 11월 캘리포니아 나파의 한 식당에서 다른 공무원들과 식사를 즐기는 모습이 포착된 바 있다.

게다가 대면 식사가 금지된 2021년 2월 프레즈노 지역의 한 식당에 방문한 사실이 알려지며 거센 비판 여론이 일었다.

현재 온라인에서는 “팬데믹 당시 최선의 정보를 토대로 봉쇄 조치를 내렸다”는 뉴섬 주지사의 주장에 의문을 제기하는 의견이 주를 이루고 있다.

한 누리꾼은 “수백만 명에게 마스크 착용을 강요하고, 집합 금지를 명령한 것에 대해 단순히 ‘몰랐기 때문’이라고 변명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는 명백한 거짓말이며, 책임을 회피하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김연진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