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정부, 중국 공산당 전 관리 제재…“파룬궁 탄압 관여”

강우찬
2022년 12월 13일 오후 7:17 업데이트: 2022년 12월 13일 오후 10:13

미국 국무부가 중국의 전통 기공수련법인 ‘파룬궁’ 수련자를 박해한 중국 관리와 그 가족을 제재한다고 밝혔다.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파룬궁 박해에 관여한 이유로 제재를 받은 전·현직 중국 관리는 이번이 두 번째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모든 사람이 차별 없이 자유롭게 행사해야 할 권리를 침해했다”며 제재 이유를 밝혔다.

제재 대상은 중국 남서부 충칭 지역 교도소에서 부소장으로 재직한 탕융(唐勇)과 그 직계 가족이다. 이들은 국무부의 ‘2019 해외 운영 및 관련 프로그램 세출예산법’ 7031(c)조에 따라 미국 입국이 금지됐다.

이 조항은 국무부가 외국 정부 공무원이 중대한 부정부패 사건 혹은 심각한 인권 침해에 연루됐다는 신뢰할 만한 정보를 가진 경우, 해당 공무원과 그 직계 가족의 미국 입국을 제한할 수 있도록 했다.

국무부는 “탕융은 특히 (적법한 절차 없이) 임의로 가둔 파룬궁 수련자를 대상으로 심각한 인권 침해를 저질렀으며, 그들의 종교적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구체적인 침해 사실을 밝히지는 않았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모든 인간은 기본적인 인권을 가지고 있으며 자신의 신념, 성향, 출신에 따른 차별을 받지 않고 자유롭게 기본권을 행사할 수 있어야 한다”고 언급했다.

국무부가 ‘세계 인권의 날 (매년 12월 10일)’에 앞서 발표한 이 명단에는 탕융 외에도 티베트 인권침해에 관련된 중국 관리, 북한 국경경비총국, 이란 치안부대 사령관, 러시아 선거관리위원회 등 40여 개인과 단체가 포함됐다.

파룬궁은 진(眞)·선(善)·인(忍)을 핵심 가치로 하는 가르침과 함께 명상을 통해 심신을 단련하는 수련법이다. 1992년 5월 지린성 장춘에서 처음 일반에 공개돼 건강 증진과 도덕성 향상 효과로 크게 유행했다.

중국 공산당은 1999년 7월부터 불법적인 체포, 구금, 고문, 장기적출 등과 같은 폭력적인 진압 작전을 펼쳐 파룬궁을 탄압해왔다. 현재 수백만 명의 중국인들이 중국 곳곳에 설치된 수용시설에 갇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파룬따파(法輪大法·파룬궁의 정식명칭) 정보센터’의 장얼핑 대변인은 국무부 결정에 대해 “파룬궁 박해에 가담한 중국 공산당 관리를 제재하기로 한 미국에 감사의 뜻을 전한다”며 국제사회의 동참을 희망했다.

파룬궁에 대한 탄압을 추적하는 비정부기구 WOIPFG의 왕즈위안(王志遠) 대표는 “탄압의 규모와 야만성을 고려하면 입국 금지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며 더 강도 높은 제재가 필요하다고 논평했다.

왕 대표 등에 따르면, 인구 3200만 명의 대도시인 충칭에서는 최근 수백 명의 파룬궁 수련자들이 유죄 판결을 받는 등 탄압이 여전히 심각한 상황이다.

충칭 사회공작직업학원의 장루위안(張魯元) 교수는 2004년부터 공안의 압수수색과 괴롭힘에 시달렸으며 1년여 수감생활 중 고문으로 치아가 29개 빠지고 발에 장애가 발생, 혼자 보행할 수 없는 영구적 손상을 입었다.

장씨는 결국 2018년 11월 76세로 숨지기 전 남긴 박해 사실에 관한 증언에서 “길거리에서 파룬궁 수련자처럼 보인다는 이유만으로 체포됐다”고 기록했다.

국영 광학기기 업체에서 임원으로 근무하다 퇴직한 류판신(劉范欽)은 다른 여성 수련자가 당한 성고문을 해외 언론에 제보했다가 중국 공안에 체포됐다. 9년형을 받고 충칭여성교도소에 수감된 류씨는 하루 17시간씩 한뼘 높이의 작은 의자에 가만히 앉아 있는 고문을 받았다.

또한 자동차 시트에 작은 구슬장식을 부착하는 강제 노동에 시달리기도 했으며 고문과 강제 노동에 따른 전신 통증으로 매일 밤잠을 이루지 못했다.

한편, 국무부는 작년 5월 ‘세계 파룬따파의 날'(매년 5월 13일)을 앞두고 쓰촨성 청두에서 파룬궁 수련자들을 탄압한 중국 관리 위후이(余輝)를 제재했다. 이는 바이든 행정부 출범 후 파룬궁 탄압을 이유로 제재된 첫 사례다.

위후이는 지난달 30일 사망한 장쩌민 전 중국 공산당 총서기가 생전에 설치를 지시한 비밀경찰 조직 ‘610호 판공실’ 간부로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 시절에는 2020년 세계 인권의 날을 앞두고 푸젠성 샤먼시 공안국 소속 파출소장 황위안슝(黃元雄)이 제재 명단에 올랐다.

마이크 폼페이오 당시 국무장관은 황위안슝에 대해 “특히 파룬궁 수련자들의 종교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