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샌프란에 모인 시진핑 환영인파…“中 영사관이 ‘알바’ 고용”

에바 푸
2023년 11월 16일 오후 2:12 업데이트: 2023년 11월 16일 오후 2:12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미중 정상회담을 위해 6년 만에 미국 땅을 밟았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시 주석이 도착하자 수많은 환영 인파가 열렬히 환호하며 그를 맞이했고, 중국 관영매체들은 그 모습을 집중적으로 조명했다.

그런데 이들이 뒷돈을 받고 현장에 동원됐다는 증언이 나오고 있다.

당시 현장에 있던 반(反)중 시위대 및 참관인들의 증언과 소셜 미디어 대화 스크린샷 등을 종합해 보면 시 주석의 환영대에 참가한 이들은 중국 당국으로부터 일당(日當)으로 수백 달러를 받았으며 추가로 숙박비, 교통비 등을 지원받았다.

미국 뉴욕에 거주하는 중국 반체제 인사인 차오 지에는 에포크타임스 자매 매체 NTD에 “시 주석의 환영 인파에는 뉴욕에서 고용된 이들도 있었다. 나는 뉴욕에서부터 샌프란시스코까지 이들을 미행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들은 하루에 약 200달러를 받고 이 일에 고용됐다. 여기에는 뉴욕 주재 중국 총영사관이 연관돼 있을 것”이라고 폭로했다.

지에는 시 주석이 머무르는 샌프란시스코 세인트 레지스 호텔 앞에서 다른 청원자들과 함께 반중 시위를 벌였다. 지에가 연설을 시작하자 그곳에 집결한 친(親)중 시위대는 “환영한다!”는 구호를 외치며 그녀의 목소리를 덮었다.

소식통들은 “시 주석의 환영대나 친중 시위대에 동원된 사람들은 단순히 돈을 받으려고 그곳에 모인 것이며, 다른 이유는 전혀 없다”고 전했다.

한 소식통이 에포크타임스와 공유한 녹취록에는 중국 푸젠성에서 온 한 60대 남성이 경비를 지원받고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왔음을 인정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또 온라인에 유포된 스크린샷에는 중국 학생 단체의 한 지도자가 학생들에게 중국 영사관이 지원하는 ‘미국으로의 무료 여행 기회’를 알리고 있는 모습이 담겼다.

그는 소셜 미디어 대화에서 “이 행사에 참여하는 이들에게는 중대한 책임이 따르며, 여행 중에 독립적으로 행동해선 안 된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중국 학생 단체가 올린 것으로 추정되는 또 다른 스크린샷에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기간에 중국 대표단의 환영대에 참여하면 100달러를 받을 수 있다고 홍보하는 내용이 담겼다.

2023년 11월 15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세인트 레지스 호텔 인근에서 활동가 유다웨이가 에포크타임스의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 Eva Fu/The Epoch Times

중국 영사관은 이전에도 비슷한 일을 벌인 전력이 있다.

지난 4월 공개된 법원 문서에 따르면, 2015년 시 주석이 미국을 방문했을 때 뉴욕의 중국 비밀 경찰서와 관련이 있는 한 남성이 파룬궁 수련자들의 시위에 대응하는 반대 시위를 조직하는 데 일조한 것으로 밝혀졌다. 당시 파룬궁 수련자들은 “중국공산당은 파룬궁 박해 행위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런 친중 시위대의 배후에는 미국 뉴욕에 기반을 둔 중국 통일전선공작부의 지도자인 첸샨좡이 있다. 그는 중국 영사관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첸샨좡은 지난 3월 차이잉원 대만 총통의 방미에 항의하는 수백 명의 중국인 시위대를 이끄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그는 “이들은 모두 자발적으로 시위에 참여한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대만 정보 당국은 “뉴욕과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중국 영사관이 1인당 200달러를 주고 사람들을 모집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샌프란시스코 세인트 레지스 호텔 앞에서 에포크타임스 취재진과 만난 18세 활동가 유다웨이는 “중국 정권이 내 사업을 강제로 문 닫게 했으며, 내 할아버지는 자신의 권리를 주장했다는 이유로 교도소에 수감됐다 1년 만에 목숨을 잃었다”고 호소했다.

이어 “모든 사람이 자유롭게 말할 기회를 가질 수 있길 바란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하고 싶은 말”이라고 전했다.

*김연진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