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상원의원 “틱톡 지지자에게 협박받아…中이 부추긴 일”

프랭크 팡
2024년 03월 23일 오전 9:59 업데이트: 2024년 03월 23일 오전 9:59

“中 공산당, 틱톡 이용해 아이들 세뇌하고 여론 분열”

이른바 ‘틱톡 금지법’이 미 하원을 통과해 상원으로 넘어간 가운데, 미국의 한 상원의원이 틱톡 지지자로부터 협박 메시지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톰 틸리스(공화당·노스캐롤라이나주) 상원의원은 지난 20일(현지 시간)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한 여성이 ‘미국에서 틱톡을 금지할 경우 당신을 찾아가 총격을 가할 것’이라는 협박 메시지를 보냈다”고 알렸다.

이와 함께 그는 약 27초 분량의 음성 파일을 공유했다. 여기에는 “틱톡은 나의 유일한 오락거리다. 다른 사람들은 틱톡에서 돈을 벌기도 한다. 그런 틱톡을 금지하는 것은 말도 안 된다”며 화를 내는 이 여성의 목소리가 고스란히 담겼다.

현재 논쟁이 되고 있는 것은 중국 기업 바이트댄스가 틱톡을 매각하도록 하려는 미 의회의 움직임이다. 중국공산당과 틱톡을 분리하려는 것이다.

미 하원은 지난 13일 ‘352 대 65’의 압도적 표결로 틱톡 금지법을 가결했다. 상원 표결만 통과하면 법안이 제정될 것으로 보이지만, 상원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틱톡 측은 하원 표결을 앞두고 미국 사용자들에게 “틱톡 금지법이 통과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 의회 의원들에게 연락해 ‘틱톡 금지에 반대한다’는 메시지를 전해 달라”고 촉구했다.

이는 틱톡 금지법에 대한 미국 내 반대 여론을 조성해 법안이 제정되는 것을 막기 위함이다.

틸리스 의원은 “틱톡 측은 미국 사용자들이 의회 의원들을 위협하거나 협박하도록 부추기고 있다”며 “이는 틱톡의 사실상 소유주인 중국공산당이 얼마나 위험한 세력인지를 보여주는 또 다른 증거”라고 역설했다.

2023년 3월 16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컬버 시티에 있는 틱톡 사무실 | Patrick T. Fallon/AFP via Getty Images/연합뉴스

그가 공개한 협박 메시지가 큰 파장을 일으키자, 틱톡은 같은 날 성명을 내어 “이런 협박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며, 우리는 이를 가장 강력한 용어로 규탄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미국인 수백만 명이 틱톡 금지법에 반대하는 것도 명백한 사실”이라며 “이 법안은 미국인의 ‘표현의 자유’를 짓밟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의회 의원들을 협박하도록 부추긴 틱톡이 이제 와서 ‘이런 협박을 용납할 수 없다’고 말하는 것은 모순적”이라고 비판했다.

틱톡 금지법의 공동 발의자 중 한 명인 밥 라타(공화당·오하이오주) 하원의원은 지역 매체 ‘더 플레인 딜러’에 기고한 글에서 이와 관련한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최근 워싱턴 D.C.에 있는 내 사무실을 포함한 수많은 의원실에 전화 수천 통이 걸려 왔다”며 “모두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틱톡 금지에 반대한다’고 말하는 전화였다”고 밝혔다.

이어 “그중에는 위협, 폭력, 살해 등을 암시하는 전화도 있었다”고 알렸다.

그러면서 “아마 중국공산당은 이런 현상을 응원하고 있을 것”이라며 “그들은 미국 내 분열을 일으키고, 아이들을 조종하며, 우리의 데이터를 훔치려 한다”고 지적했다.

라타 의원은 “이 법안은 틱톡을 완전히 금지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며, 중국공산당과의 관계를 끊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라며 “틱톡이 더 이상 중국공산당의 통제를 받지 않는다고 판단되면, 틱톡의 미국 서비스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상원이 서둘러 이 법안을 통과시킬 것을 촉구한다”며 “중국공산당이 틱톡을 포기하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전했다.

*김연진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