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백악관 “바이든, 시진핑과 만남이 미·중 관계 위한 최선이라 믿어”

프랭크 팡
2023년 11월 14일 오후 5:25 업데이트: 2023년 11월 14일 오후 6:31

이달 17일까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되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이 예정돼 있는 가운데, 백악관이 “바이든 대통령은 미·중 경쟁을 책임 있게 관리하고 있으며, 따라서 시 주석과 직접 만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를 두고 미 정계에서는 “미국의 최고 통수권자가 미국 입장에서 당황스러운 선택을 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지난 12일(이하 현지 시간)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언론 인터뷰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미·중 경쟁이 갈등으로 치닫지 않도록 책임 있게 관리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날 설리번 보좌관은 “바이든 대통령은 미·중 관계를 관리하기 위해서는 각 국가 지도자가 직접 대면하는 것보다 나은 방법이 없다고 믿고 있다”고 전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Madalina Vasiliu/에포크타임스

이번에 열리는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은 오는 15일 미·중 정상회담을 갖는다. 두 정상이 대면 정상회담을 하는 것은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 후 이번이 두 번째다.

미 행정부 고위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우크라이나 전쟁, 대만 관련 사안, 미·중 간 커뮤니케이션 복원 문제 등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설리번 보좌관은 “(특히)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과 중국 군대의 소통을 관리하는 것이 미국의 안보 이익에 부합하고, 이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앞서 지난해 8월 낸시 펠로시 당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에 대한 보복으로 미국과 군사 대화 창구를 끊은 뒤 복원을 거부해 왔다.

이에 대해 설리번 보좌관은 “실수나 계산 착오, 잘못된 의사소통이 발생하지 않도록 안보 채널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시 주석과 만나는 것이 미국의 이익을 수호하고 미 국민들의 우선순위를 진전시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자 한다”며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의 만남은 궁극적으로 미 국민에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릭 스콧 미국 의회 상원의원(공화·플로리다)|Madalina Vasiliu/에포크타임스

“공산주의 중국에 대한 약점”

같은 날, 미 상원 국토안보위원회 소속 공화당 릭 스콧 상원의원은 성명을 발표하고 “바이든 대통령이 중국 공산당 정권(CCP)에 대해 계속 약하게 굴고 있다”고 비판했다.

성명에서 스콧 의원은 “바이든 행정부는 미국 납세자의 돈으로 공산주의 중국을 방문하며 미국의 적과 잘 지내기 위해 수개월간 공식 일정을 소화했다. 이제는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을 당황스럽게 할 차례”라고 꼬집었다.

실제 올해에만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재닛 옐런 재무장관,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 존 케리 미국 기후변화 특사 등 미 행정부 고위 인사들이 중국을 방문했다.

스콧 의원은 “공산주의 중국에 대한 바이든 대통령의 약점은 변명할 여지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공산주의 중국 정부에 코로나19 은폐에 대한 책임을 묻기를 거부했으며, 시 주석이 수백만 명에 달하는 위구르족을 학살하고 아동들에게까지 강제 노역을 시키는 것에 대해 아무런 제재도 내리지 않았다. 대신 유화책만 연이어 내놓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콩민주주의위원회, 자유티베트학생운동, 위구르인을 위한 캠페인, 중국원조협회, 파룬궁의 친구들 등 59개 단체는 이달 초 바이든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시 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인권 문제를 우선시할 것을 요청했다.

미국 의회·행정부 중국위원회 또한 바이든 대통령에게 중국공산당의 정치범에 대해 시 주석과 대화할 것을 요구하는 서한을 보냈다.

스콧 의원은 ‘실제로 미국의 이익을 수호하기 위해서 바이든 대통령이 시 주석과 만날 때 반드시 답변을 요구해야 하는 목록’을 제시했다. 해당 목록에는 올해 초 미군이 격추한 중국 스파이 풍선, 쿠바 내 중국 스파이 기지, 뉴욕시를 포함한 미국 도시들에 있는 중국공산당의 불법 경찰서 등이 포함됐다. 이 밖에도 지적재산권 도용, 기업 스파이 활동, 위조품 및 불법 상품의 미국 유입 등 다양한 문제가 담겼다.

스콧 의원은 “공산주의 중국은 미국의 적이 되기로 선택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말한 그 어떤 것도 이를 바꾸지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황효정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