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메이크업 브랜드 베네피트, 中 주요 온라인쇼핑몰서 철수

정향매
2024년 01월 3일 오후 12:54 업데이트: 2024년 01월 3일 오후 1:05

중국 청년층 구매력 하락 등 원인으로 분석

2024년 새해를 앞두고 미국 메이크업 브랜드 베네피트(benefit)가 중국 3대 전자상거래 플랫폼에서 철수한다고 선언했다.

베네피트는 지난 28일,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 티몰(톈마오)·징동닷컴·더우인(抖音) 글로벌 이커머스 공식 온라인 스토어 운영을 종료한다고 발표했다. 이틀 뒤인 30일에는 더우인 글로벌 이커머스 공식 스토어를 비웠다. 기타 전자상거래 플랫폼 상품 주문 접수와 고객센터·멤버십 관련 서비스도 1월 28일까지만 제공될 예정이다.

중국 시장에 진출한 해외 메이크업 브랜드 중 하나로 꼽히는 베네피트는 아이브라우 펜슬, 단델리온 블러셔, 모공 프라이머 등 제품으로 중국 소비자 사이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티몰, 징동닷컴에서 각각 100만 명 이상의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다. 상품을 모두 비운 베네피트 더우인 글로벌 이커머스 스토어의 팔로워 수도 34만5000 명에 달한다.

1999년 프랑스 명품 브랜드 그룹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의 화장품 부문 ‘LVMH 뷰티’가 베네피트를 인수했다. LVMH 공식 웹사이트에 따르면 베네피트는 전 세계 55개국에 진출해 있으며 2초마다 브로우 제품이, 14초마다 모공 프라이머가 판매된다.

2007년 상하이에서 중국 첫 매장을 개점하며 중국 본토 시장에 진출한 베네피트는 이듬해인 2008년 뷰티 리테일러 세포라의 중국법인 ‘세포라 차이나(Sephora China)’에 입점했다. 세포라 차이나는 2020년 말 기준 중국 81개 도시에서 총 275개의 매장을 운영했다.

베네피트는 2011년 티몰에 입점했다 6개월도 안 돼 철수했지만 2017년 다시 티몰에 입점했다.

2021년 3월 베네피트는 제품 판매 환경과 소비자 쇼핑 패턴 변화에 따라 중국 비즈니스 모델을 조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점차 백화점 매장을 철수하고 세포라 매점과 티몰 스토어를 통한 판매에 주력하겠다는 전략이었다. 같은 해 징동닷컴에 입점했고 다음 해인 2022년 더우인 글로벌 이커머스에 가입했다.

중국 3대 전자상거래 플랫폼 브랜드 스토어 폐쇄에 따라 베네피트가 중국 시장에서 남은 유일한 판매 루트는 세포라 매점뿐이다.

한 중국 소비자는 중국 매체 ‘하이샤두스바오(海峽都市報)’에 “베네피트의 다수 제품은 2030 소비자층을 주 타깃으로 삼고 있지만 젊은 층은 제품 가격에 부담을 느낀다”고 말했다.

“젊은 층은 사고 싶지만 구매할 여유가 없고, 중장년층은 구매력이 있지만 갖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젊은 소비자층의 구매력 위축으로 인해 베네피트 제품 판매도 줄어들었을 것이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베네피트의 블러셔 제품은 중국 청년층 사이에서 “국민 블로셔”로 불리며 인기를 끌어왔다. 청춘을 함께 했던 브랜드의 철수가 중국의 소비자들에게 예전만 못한 중국 경제의 위상을 체감하게 하는 사건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