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무부, 해외 머무는 자국민에 ‘전 세계 안전주의보’ 발령

잭 필립스
2023년 10월 20일 오후 4:47 업데이트: 2023년 10월 20일 오후 6:31

미국 정부가 해외에 머물고 있는 자국민들을 상대로 ‘전세계 안전주의보’를 발령했다.

지난 19일(현지 시간) 미 국무부는 “전 세계 여러 지역에서 긴장이 고조되고 미국 시민을 겨냥한 테러 공격, 폭력적 행동이 발생할 위험이 있어 해외에 있는 미국 국민들에게 ‘전세계 안전주의보’를 발령한다”고 발표했다.

국무부는 미국 시민들에게 관광객이 자주 방문하는 장소를 특히 주의하는 한편 여행자등록프로그램에 등록해 해외 위험요인 관련 정보를 지속적으로 받을 것을 권고했다. 아울러 국무부 SNS를 팔로우해 경보 및 업데이트를 받으라고 조언했다.

미 당국이 구체적으로 특정하지는 않았으나, 전례가 거의 없는 이번 경보 발령은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배경인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이달 17일 가자지구 병원이 폭격으로 폭발하면서 수백 명이 사망하는 참극이 벌어진 것을 계기로 이슬람문화권에서는 이스라엘과 미국을 향한 분노성 시위가 확산하는 추세다.

이에 미 정부는 중동 지역에 있는 자국민들에게 “위기 시 필요한 긴급 연락망 정보를 작성해 달라”는 단체 메시지를 발송하는 한편 출국 항공편을 지원하기로 했다. 미 국무부는 “출국을 희망하는 사람들은 이용 가능한 우리 정부의 전세기로 떠날 것을 권고한다”며 오는 22일까지 출국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미 중동 국가 레바논 주재 미국 대사관은 레바논에 머무르는 미 시민권자들에게 “최대한 빨리 레바논에서 떠날 것”을 촉구하며 출국 대피령을 내렸다. 이스라엘 주재 미국 공관에서도 비필수 업무를 담당하는 공무원과 그 가족에게 철수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지난 19일(현지 시간)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파괴된 가자지구 건물 잔해에서 팔레스타인 구조대와 현지 시민들이 희생자를 수색하고 있다.|Ahmad Hasaballah/Getty Images/연합뉴스

바이든, 이스라엘 방문

대규모 인명 피해를 낳은 가자지구 내 알아흘리 병원 폭발 사태에 대해 팔레스타인 측은 이스라엘군이 공습 과정에서 병원을 폭격했다고 비난했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의 또 다른 무장 정파인 ‘지하드’가 로켓을 잘못 발사해 벌어진 일이라고 반박했다.

아랍권의 거센 분노를 사고 있는 가자지구 병원 폭발 참사와 관련, 이달 18일 이스라엘을 찾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스라엘이 아닌 가자지구 테러리스트가 잘못 발사한 로켓에 의한 것으로 보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현재까지 수집, 파악된 미 국방부 정보에 따르면 이스라엘이 아닌 가자지구 내 테러리스트 그룹이 잘못 발사한 로켓의 결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무고한 민간인을 보호하는 것을 분명히 지지하며 이번 비극으로 희생된 자들에게 애도를 표한다”는 뜻을 전했다.

이와 함께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에 대한 전례 없는 안보 지원과 함께 팔레스타인 주민에 대한 인도적 지원 두 가지 모두를 약속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취재진에 “이스라엘은 큰 피해를 입었다”면서도 “하지만 이스라엘은 갈 곳 없는 사람들(팔레스타인인)의 고통을 덜어줄 기회가 있다면 그렇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방문 이후 이스라엘은 국경지대를 통해 가자지구에 전달할 트럭 20대 분량의 구호지원 물품을 통과시켰다.

*황효정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