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공화당, ‘中 종교박해 방지법’ 발의…”중국에 책임 물어야”

프랭크 팡
2023년 10월 31일 오후 4:26 업데이트: 2024년 01월 21일 오후 7:35

미국 공화당 상·하원 의원들이 종교 단체에 대한 중국공산당의 박해 및 탄압 행위를 방지하고 그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한 법안을 발의했다.

최근 테드 버드 상원의원(공화당·노스캐롤라이나주)은 톰 틸리스 상원의원(공화당·노스캐롤라이나주)과 함께 ‘중국 종교 박해 방지법’을 발의했다고 밝혔다. 하원에서는 마크 앨포드 하원의원(공화당·미주리주)이 동반 법안을 주도하고 있다.

버드 의원은 “종교의 자유는 인간의 가장 신성한 권리 중 하나”라며 “중국공산당은 위구르족을 강제로 수용소에 가두고 기독교인의 예배를 금지하는 등 종교 단체에 대한 박해를 일삼으며 수십 년간 종교의 자유를 침해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이유에서 우리가 발의한 ‘중국 종교 박해 방지법’은 큰 의미를 갖는다. 이 법안은 경제적 레버리지와 무역 협상 등을 통해 중국에 종교 박해 및 인권 침해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것이 미국의 방침임을 선언하고 있다”고 역설했다.

지난 27일 공개된 보도자료에 따르면, 이 법안은 중국과의 무역 협상에서 종교의 자유 보호에 관한 조건을 포함하도록 한다.

또 중국을 ‘종교 자유 특별 우려 국가’로 지정한 것을 계속 유지하며, 중국 정부에 중대한 인권 침해 사건에 대한 책임을 묻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틸리스 의원은 법안 발의와 함께 발표한 성명에서 “중국 정부는 자신의 종교적 신념을 실천하는 무고한 자국민을 상대로 끔찍한 인권 침해를 자행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중국에 이에 대한 책임을 묻고, 향후 무역 협상을 진행할 때 종교의 자유에 대한 중국의 탄압 행위를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법안 전문은 “이 법안은 유엔인권이사회가 나서서 중국의 인권 침해에 대해 공식적으로 규탄해야 한다는 점에 미국 의회가 합의했음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이어 “유엔인권이사회는 위구르족, 기독교 단체, 파룬궁 및 기타 종교 단체에 대한 중국 정권의 박해를 좌시해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현재 유엔인권이사회 이사국인 중국은 지난 10일 치러진 유엔총회 선거에서 재선출됨에 따라 이사국 지위를 3년 더 갖게 됐다.

이와 관련해 일각에서는 “수십 년간 끔찍한 인권 침해를 자행해 온 중국이 세계 최고 인권 기구의 이사국에 재선출된 것은 비상식적”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2023년 7월 19일, 톰 틸리스 상원의원(공화당·노스캐롤라이나주)이 미국 국회의사당 건물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연설하고 있다. | Anna Moneymaker/Getty Images

중국의 종교박해

버드 의원은 “이 법안은 종교적 신념 때문에 처벌을 받은 중국의 종교인들을 조명한다”며 “법안에는 현재 중국에서 박해를 당하고 있는 종교인들의 이름이 나열돼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이 법안에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그린즈버러 출신의 미국 영주권자인 존 카오 목사가 명시돼 있다. 그는 2018년 3월 중국에서 ‘불법 국경 횡단을 조직한 혐의’로 징역 7년형을 선고받고 교도소에 수감됐다.

또 법안은 2019년 12월 중국에서 ‘불법 사업 활동’, ‘국가전복 선동’ 혐의로 징역 9년형을 선고받은 왕이 목사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다.

아울러 “중국 정권이 신장 지역에서 100만 명이 넘는 위구르족 및 기타 무슬림 소수 민족을 임의로 구금했다”며 “파룬궁 수련자들에 대한 구금, 가혹행위도 끊이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 뉴욕에 본부를 둔 파룬따파정보센터에 따르면 1999년 중국공산당이 파룬궁에 대한 조직적인 탄압 및 박해를 시작한 이래 파룬궁 수련생 수백만 명이 교도소, 강제 수용소 등에 구금됐으며 그중 수십만 명이 끔찍한 고문을 당했다.

중국공산당의 파룬궁 박해를 추적하는 미국 웹사이트 명혜망(Minghui.org)은 “중국의 박해로 파룬궁 수련생이 사망한 사건이 지난해에만 최소 172건 발생했다”고 고발했다.

이어 “2023년 1월부터 6월까지, 불과 6개월간 파룬궁 수련생 최소 120명이 사망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버드 의원은 “우리가 강경한 입장을 취함으로써 중국 정권의 탄압 행위가 근절되고, 수많은 종교인이 종교의 자유를 누릴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또 앨포드 의원은 “이 법안은 분명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며 “미국은 종교의 자유가 침해되는 것을 가만히 보고만 있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연진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