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고든 창 “중-러, 제3차 세계대전 고려 중”

프랭크 팡
2023년 12월 27일 오후 5:51 업데이트: 2023년 12월 27일 오후 5:51

미국의 저명한 중국 전문가 고든 창이 중국과 러시아가 미래 세계 질서에 대한 공통된 시각과 목표를 바탕으로 제3차 세계대전을 고려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지난 25일(현지 시간) 미국 보수 성향의 싱크탱크 게이트스톤재단의 고든 창 선임 특별연구원은 뉴욕시 77 WABC 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중국과 러시아에 관해 이야기했다.

이날 고든 창은 “두 정권은 새로운 축의 핵심을 형성하고 있다. 이 핵심 주변에는 이란, 북한, 알제리, 그리고 수많은 테러 단체 등이 있다”고 짚었다.

그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전 세계에 걸쳐 협력하고 있다”고 언급해 왔다. 앞서 지난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중·러 관계에 대한 우려가 높아진 상황에서 실제 두 국가는 ‘한계가 없는’ 파트너십을 선언하고 우호 관계를 강화했다.

이에 고든 창은 “그들은 기본적으로 국제 시스템을 두 개로 분류했고, 그중 절반을 장악하고 싶어 한다”면서 “그들은 항상 핵무기 사용에 대해 이야기하기 때문에 정말로 제3차 세계대전을 일으킬 생각을 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올해 10월 미 국방부는 중국 공산당 정권이 500개 이상의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으며 오는 2030년까지 그 수가 1000개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힌 바 있다. 핵 정보를 수집하는 미국과학자연맹에 따르면 러시아는 더 나아가 총 4489개의 핵탄두를 비축하고 있다.

고든 창은 “우크라이나에서 협력하고, 가자지구에서 협력하고 북아프리카에서 협력하고 있다. 그들은 세계를 불태우고 있다”며 “그리고 미국 바이든 행정부는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모른다”고 지적했다.

고든 창에 따르면, 현재 중국과 러시아는 예멘 후티 반군을 향한 미국의 대응을 주시하는 중이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을 계기로 후티 반군은 본격적으로 하마스와 손잡고 홍해에서 수십 차례에 걸쳐 드론 및 미사일 공격을 가해 왔다. 후티 반군은 이란의 지원을 받는다.

고든 창은 “우리는 후티 반군, 그리고 이란의 항구를 공격해야 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우리가 스스로를 방어할 의지가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그러면 이란의 공격을 부추기고 있는 중국과 러시아가 주의를 기울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바이든 행정부는 이러한 조치를 아무것도 취하지 않았다. 그 때문에 중국과 러시아, 그리고 이란이 더 공격적으로 행동해도 되겠다고 여길 가능성이 있다”고 꼬집었다.

고든 창은 “시진핑과 푸틴은 미국이 소위 ‘말기적 쇠퇴기’에 있다고 믿고 있다”고 설명, 특히 지난 3월 시진핑이 푸틴에게 “이제 100년 동안 일어나지 않았던 변화들이 있다. 우리가 함께 있을 때 이러한 변화를 주도할 것”이라고 전한 발언을 주목했다.

고든 창의 분석에 따르면 시진핑과 푸틴은 미국을 반드시 무너뜨려야 하는 적으로 간주한다. 따라서 자신들만의 새로운 축을 구축하고자 한다. 이러한 목적의식은 푸틴보다는 시진핑이 더 굳건하다.

그렇다면 시진핑이 이웃 국가들을 침략할 경우 푸틴은 어떤 조치를 취할까. 고든 창은 “확실하지는 않지만 푸틴이 중국을 도울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예측했다.

중국공산당이 침공할 것으로 예상되는 주요 표적은 대만이다. 시진핑이 대만 점령을 이른바 ‘국가 부흥’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간주하고 있기 때문이다. 고든 창은 “러시아는 일본으로부터 쿠릴열도를 더 많이 빼앗으려 하거나 발트 3국 등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과 대립해 유라시아 대륙을 분쟁에 휩싸이게 함으로써 중국을 도울 수 있다”고 덧붙였다.

*황효정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