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日·EU, 세계무역기구 개혁 추진…중공 견제 의기투합

왕허
2021년 11월 23일
업데이트: 2021년 11월 23일

바이든-시진핑의 화상 정상회담 이후 미·중 간 새로운 각축전의 시작이 예고됐다.

지난 17일, 미국과 일본, 유럽연합(EU) 통상장관이 중공의 ‘비시장적 정책’으로 인한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삼각 파트너십’을 갱신한다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비시장적 정책 또는 비시장적 행위는 주로 중공의 불공정 무역 관행을 견제할 때 쓰는 표현이다.

이 성명에 따르면 ‘삼각 파트너십’ 당사국 통상장관들은 이달 말(11월 30일~12월 3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릴 제12차 WTO 각료회의를 계기로 대면 회의를 갖기로 하고, 향후 몇 주 동안 파트너십 갱신을 위한 업무를 이어갈 방침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이 회의에서 미국과 EU, 일본이 비시장적 행위에 대응하는 사업계획을 수립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 계획은 비시장적 행위가 야기하는 문제, 이 행위에 대응하는 기존 법적 도구의 한계, 이러한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새로운 도구와 규칙이 더 필요한 영역 등을 정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렇게 되면 미국이 이끄는 서방 세계는 WTO에서 중공과 힘겹고 긴 전략적 힘겨루기를 하게 된다.

사실 2018년에 미중 무역전쟁이 시작된 이후 중공의 국제적인 경제 환경은 근본적으로 역전됐다. 트럼프 행정부는 중공과 단독으로 맞서는 동시에 EU·일본과 삼각 파트너십을 강화했다.

미국과 EU, 일본은 중공이 세금 혜택, 정부 보조금, 에너지 보조금, 대출과 융자 혜택, 저가 토지 사용료 등으로 철강·알루미늄 산업과 같은 전략 산업을 지원하는 것은 공정한 경쟁을 왜곡하는 행위이자 국제 경제 시스템을 파괴하는 행위로 규정했다.

따라서 이들 세 나라는 새로운 국제 규칙을 만들어 ‘시장을 왜곡하는 무역 관행을 견제하고 산업 보조금 정책에 저항해야 하며, 기술 이전을 강요하고 지식재산권을 도용하는 행위를 막아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바이든은 취임 후 미국 경제 재건(바이든-시진핑 화상회담 몇 시간 전 바이든은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인프라 법안에 서명했다)에 주력하는 한편 EU·일본과 협조해 중공에 공동 대응했다. 이 공동 대응 전략은 주요 7개국(G7)에서 큰 진전을 이뤘다.

3월 31일, G7 장관들이 화상 회의를 갖고 중공을 겨냥한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공동성명은 집단행동을 통해 유해한 산업보조금 및 여타 시장을 왜곡하는 행위를 해결하겠다고 약속했다.

5월 28~29일 양일간 열린 G7 통상장관회의에서는 시장을 왜곡하는 불공정 무역 관행 문제, 디지털 무역 문제, 무역과 환경 문제 등이 논의됐다. G7은 민주 국가들이 단합해 기존의 세계 무역 시스템을 개혁하는 것을 지지하고, 이 시스템을 파괴한 자들을 다 함께 비판할 것을 촉구했다.

장관들은 성명에 중공의 불공정 무역의 해악과 문제점들을 적시했다.

“우리는 시장 왜곡 행위에 대한 관심이 주로 국민과 기업에 미치는 악영향에 집중돼 있음을 알았다. 이러한 행위는 불공정한 경쟁 여건을 조성하고, 혁신적인 기술 개발과 사용을 저해하며, 국제 무역의 정상적 운영을 파괴한다. … 특히 심각한 생산능력의 과잉을 초래하는 보조금 등 유해한 산업 보조금 문제, 경제 부문에서 국가가 하는 역할과 불공정 보조금을 받는 국유기업의 역할이 불투명한 문제, 기술 이전을 강제하는 문제 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6월 13일의 G7 정상회의 발표문은 여러 곳에서 중공을 거론하며 ‘비시장적 정책과 조치’를 비판했다. 발표문에서 G7 정상들은 가장 큰 일부 국가 및 경제체(經濟體)들이 규칙에 기초한 국제 체계 및 국제법상의 특수 책임을 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중공과 글로벌 경제 경쟁 의제와 관련해서 G7은 글로벌 경제의 공정성을 해치고 투명성을 조작하는 비시장적 정책과 관행에 맞서 집단 방식으로 계속 협상할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G7은 2017년 이후 ‘비시장적 정책과 조치’를 제지하기 위해, 특히 공기업을 제한하기 위해 WTO에 최종 통과될 수 있는 합의를 도출하는 데 주력해 왔다. 이 점에서 G7은 ‘삼각 파트너십’의 행동과 일치한다. G7 통상장관들은 중공의 비시장적 정책에 대응하자는 미국·유럽·일본 삼자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그러나 이 합의가 WTO에서 통과되는 문제는 결국 중공과의 힘겨루기에 달려 있다. 올해 7월 WTO 주재 중국대사는 “베이징은 이 발의에 참여할 여지가 있다”면서도 “새로운 국제무역 규칙은 중국이 빠진 상태에서 협상을 진행한 뒤 기정사실화하는 게 적절치 않다”고 했다. 국유 경제 모델을 제한하기 위한 이런 회담에 중공도 참여하게 한다면 어떤 상황이 벌어질까?

지난 10월 20일과 22일에 열린 중국에 대한 무역정책검토(TPR) 회의(제8차)에서 WTO 회원국 40개국은 무려 2250개의 질문을 중공에 던졌다. 미국, 영국, 일본, 호주, 인도 등은 중공이 WTO에 가입할 때의 약속을 이행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는 중공의 불공정 무역 행위에 대한 보편적인 불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당시 베네수엘라만 베이징 편에 섰다. 하지만 왕원타오(王文濤) 중국 상무부장은 이를 전면 부인했다.

만약 10여 일 뒤 열리는 제12차 WTO 각료회의에서 이 같은 광경이 재연되더라도 아무도 놀라지 않을 것이다.

TPR 회의는 회원국의 무역정책 투명성을 감시·검토하기 위해 WTO에서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회의로, 세계 1위 무역국인 중국에 대한 TPR는 2018년 이후 3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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