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전 대통령, 한동훈 예방에 “나라 어려울 때일수록 단합해야”

황효정
2024년 03월 26일 오후 5:28 업데이트: 2024년 03월 26일 오후 5:54

4·10 총선을 보름 앞두고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을 예방했다.

26일 오전 한 위원장은 대구 달성군에 위치한 박 전 대통령 사저를 방문해 30여 분간 머물렀다.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 대구 달서갑 후보인 유영하 변호사 등이 함께했다.

이들은 윤석열 대통령과 한 위원장 간 단합의 중요성, 의대 정원 문제 등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위원장이 위원장 취임 이후 박 전 대통령을 면담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지난달 2일 한 위원장은 생일을 맞은 박 전 대통령에게 축하 난을 전달한 바 있다.

사저 방문 뒤 기자들과 만난 한 위원장은 박 전 대통령 예방 이유에 대해 “지난번 대구 방문할 때 대통령을 뵙기로 했었는데 일정이 맞지 않아서 그때 약속했던 날을 잡아서 뵙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날에도 한 위원장은 “정치인으로서 전 대통령을 찾아가는 건 이상한 게 아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이 26일 대구를 다시 찾아 박근혜 전 대통령을 예방하고 있다.|사진=국민의힘 제공

한 위원장은 “국정 전반과 현안들, 그리고 살아온 이야기들이라든가 여러 가지 이야기들에 대해 굉장히 좋은 말씀을 들었다”며 “따뜻한 말을 많이 해주셨고 대단히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렸다”고 밝혔다.

유 변호사는 “박 전 대통령께서 국정 현안을 한 위원장께 조언하셨고, 특별한 당부 말씀을 한 위원장께 따로 드렸다”고 했다.

이어 “박 전 대통령이 서해 수호 기념식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한 위원장이 만나는 걸 봤다며 지금 경제도 어렵고 나라도 어려운데 이렇게 위기일 때일수록 뜻을 모아서 단합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취지의 말씀을 하셨다”고 말했다.

유 변호사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은 윤 대통령이 대구에 와서 민생 토론을 주재했는데 공감되고 지역에 희망을 주는 이야기가 많았으니 잘 뒷받침해 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동훈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과 윤재옥 원내대표가 26일 오전 대구 달성군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에서 박 전 대통령을 예방하고 있다.|사진=국민의힘 제공

유 변호사는 “의대 증원 문제도 두 분이 심도 있는 이야기가 있었고 박 전 대통령께서 여러 말씀을 주셨다. 그 부분은 한 위원장께서 따로 얘기하실 거 같다”고 덧붙였다.

한 위원장이 선거를 앞두고 박 전 대통령을 찾은 이유를 두고 정치계는 진영 지지층 결집을 위한 행보로 해석하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은 한 위원장에게 ‘단합’을 당부했다. 지역 정가에서는 이번 만남이 5·18 폄훼 논란으로 공천이 취소된 도태우 변호사와 ‘친박 좌장’인 최경환 전 부총리가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면서 이로 인해 출렁이는 대구경북(TK) 지역의 보수 지지층 민심 달래기라는 풀이가 나온다.

한편, 박 전 대통령 예방 이후 한 위원장은 울산, 경남 양산, 부산을 차례로 방문해 거리 인사를 진행하며 이번 총선에 있어 험지로 분류된 ‘낙동강벨트’ 탈환을 위해 직접 나섰다. “이명박 전 대통령도 찾아뵐 계획”이라는 한 위원장은 보수층 결집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