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1급행정구 45%가 2023년 경제성장 목표 미달성

정향매
2024년 01월 26일 오후 2:42 업데이트: 2024년 01월 26일 오후 2:42

최소 12개 성(省) 올해 경제성장 목표 하향 조정 

중국의 1급 행정구 29개 가운데 14개가 작년 경제성장률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중국 1급 행정구 중 최소 45%가 작년 경제성장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고 시인한 것이다.

중화인민공화국(중국)의 행정 구역은 성(省)급, 시(市)급, 현(縣)급, 향(鄉)급 등 네 계층이 피라미드 구조로 이뤄져 있다. 1급 행정구인 성급 행정 구역은 총 31개로 22개의 성, 5개의 자치구, 4개의 직할시로 구성돼 있다. 1급 행정구의 지방인민대표대회 대표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개최 전, 정부 업무보고를 통해 전년도 거시경제 데이터와 올해 목표치를 발표한다.

복수의 중국 매체에 의하면 24일 기준 직할시 4개를 포함한 전국 29개 성급 행정구가 작년 경제 데이터와 올해 목표를 공개했다. 이들 행정구 가운데 14개가 작년 경제 성장 목표를 이루지 못했다. 다수 행정구는 올해 목표치를 작년에 달성한 경제성장률 수치보다 낮게 잡았다.

각 지방정부가 공개한 정보를 비교해 보면 29개 1급 행정구 중 헤이룽장(黑龍江)성의 경제성장이 가장 저조했다. 2023년 목표를 6%로 잡았으나 실제 경제성장률은 2.6%에 그쳤다. 헤이룽장성은 중국의 최북단, 최동단에 있는 행정구역이다. 인구는 북한(2500만 명)보다 많은 3099만 명이고 면적은 한반도의 2배를 조금 넘는다.

중국 특별행정구인 홍콩, 마카오와 맞닿아 있는 광둥(廣東)성은 “작년 5% 이상의 경제성장률을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잡았지만 실제 성장률은 4.8%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상하이시는 중국의 성급 시이자 가장 큰 도시다. 수도 베이징이 정치·문화 중심이라면 상하이는 중국의 무역 중심이다. 상하이시는 2023년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5.5%로 설정했다. 실제로는 5%에 머물렀다.

중국 중부 내륙에 위치한 장시(江西)성도 작년 한 해 7.1%의 경제성장률을 향해 노력했지만 4.8%의 성장률만 끌어냈다. 장시성은 1차 산업이 발달했음에도 주변 성과 비교하면 가난한 성에 해당한다.

중국 경제 전문 매체 ‘스다이차이징(時代財經)’에 의하면 경제 데이터를 공개한 25개 성·자치구 가운데 12개가 올해 경제성장 목표를 하향 조정했다. 즉 전년도 경제성장률에 비해 낮게 잡은 것이다. 9개 성은 올해에도 작년만큼의 경제성장률을 이루는 것을 목표로 설정했다. 올해 목표를 작년 성과에 비해 높게 잡은 성은 4개에 불과했다.

경제분석가 쉬톈천(徐天辰)은 중국 인터넷매체 제몐(界面)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분석했다. 그는 영국 시사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를 발간하는 이코노미스트 그룹의 계열사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에서 활동하고 있다.

“2022년 중국의 소비자 활동이 매우 저조했는데 2023년에는 크게 반등했다. 이런 일회성 요인이 작년 (중국) 경제 성장에 영향을 미쳤다. 올해는 이런 요인이 사라질 수 있다. 게다가 부동산 부문의 난제와 외부 환경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올해 중국 전역의 경제성장률은 더 둔화할 가능성이 높다. 다수 지방 정부가 올해 경제성장 목표를 하향 조정한 것도 이런 전망과 일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