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휴머노이드 로봇 2025년까지 대량생산” 계획 공개

에바 푸
2023년 11월 10일 오후 5:26 업데이트: 2023년 11월 10일 오후 6:47

중국이 앞으로 2년 안에 인간형 로봇, 휴머노이드를 대량 생산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이를 통해 로봇 분야의 선두주자가 되는 것이 중국 정권의 목표다.

지난 2일(이하 현지 시간) 중국 공업정보화부는 ‘휴머노이드 혁신 및 발전을 위한 지도의견’을 공식 발표했다.

이날 중국 당국은 “휴머노이드 로봇은 컴퓨터와 스마트폰의 뒤를 잇는, 사람들의 삶을 크게 변화시킬 수 있는 파괴적인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제 경쟁력을 갖춘 휴머노이드 로봇 기술 혁신 프레임워크를 구축하고 로봇의 핵심 부품을 중국이 자체적으로 제작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중국 상무부 또한 관계자들에게 중국의 시장 규모와 ‘국가 전체 시스템’을 활용해 휴머노이드 개발을 가속화, 중국의 디지털 지배력을 하루빨리 발전시킬 것을 지시했다.

이에 따르면, 중국은 오는 2025년까지 휴머노이드 핵심 기술 분야에서 돌파구를 마련하고, 완제품 수준을 국제 수준까지 끌어올리며 휴머노이드 대량 생산을 실현할 계획이다.

2년 후인 2027년까지는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달성하는 한편 로봇 제조를 위한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공급망을 구축,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도록 한다. 중국 정부는 첨단 기술이 집약된 휴머노이드가 앞으로 중국 경제 성장의 새롭고 중요한 동력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렇게 생산될 휴머노이드는 위험하고 열악한 특수영역 산업 작업 분야에서 특히 활용될 전망이다. 여기에는 복잡한 지형 등 극한 환경에서도 적응하고 상황을 파악해 지능적인 결정을 내리는 한편 높은 정밀도로 작업할 수 있는 능력이 요구된다. 중국은 로봇 본체의 제어 및 신속 이동·정확한 감지 소프트웨어 등 핵심 능력을 개발, 강화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지난 7월 7일(현지 시간)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세계 인공 지능 콘퍼런스의 한 관람객이 로봇 사진을 찍고 있다.|Wang Zhao/AFP via Getty Images/연합뉴스

중국의 또 다른 목표는 휴머노이드 로봇 분야 산업 초기에 발 빠르게 자신들이 세계 표준을 설정하는 것에 있다. 중국 당국은 “휴머노이드 로봇 분야에 대한 국제 규정 및 표준 설정에 적극 관여하고 글로벌 로봇 산업 발전에 중국의 지혜가 기여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발표는 인공지능(AI)이나 반도체와 같은 핵심 기술 분야에서 미국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이 휴머노이드 분야의 기술 자립을 확고히 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해당 발표의 영향으로 이튿날인 3일에는 닝보중다와 미라클, 시아순 등 중국 로봇 회사의 주가가 일제히 상한가를 기록했다.

그동안 휴머노이드 분야는 테슬라, 마이크로소프트, 삼성 등 글로벌 기업들이 우위를 누려왔다. 일례로 현재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옵티머스 또는 테슬라봇이라는 자체 휴머노이드 로봇을 개발 중이다. 그러나 대량 생산까지는 아직 멀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로봇이 세계를 재구성할 것”이라는 중국 당국의 야망에 대해 중국 언론 및 기업들 역시 일정 부분 기여하고 있다.

현지 언론은 관계자의 말을 인용, “중국의 휴머노이드 로봇 대규모 생산은 머지않다”고 보도했다.

이 관계자는 “올해만 10곳이 넘는 중국 기업이 휴머노이드 로봇과 관련된 혁신 기술을 공개했으며, 중국은 이미 로봇 개발을 위한 일부 지원 시설을 갖추고 있다”고 귀띔했다.

실제 현재 베이징은 국가 수준의 로봇 테스트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으며, 산업계가 공동 이용할 수 있는 공유 가공 센터도 운영한다. 이에 더해 이달 6일 베이징에는 휴머노이드 핵심 과제를 수행하기 위한 중국 최초의 성급 휴머노이드 로봇 혁신센터인 ‘베이징 휴머노이드 로봇 혁신센터 유한공사’가 개소했다. 중국 당국은 로봇 개발에 약 100억 위안(한화 약 1조8000억 원)의 예산을 책정했다.

나아가 최근 중국 스타트업인 푸리에인텔리전스는 올해 말 안에 ‘GR-1’ 휴머노이드 로봇의 대량 생산을 시작할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국제로봇연맹이 발표한 ‘2022 세계 로봇 공학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2021년 미국을 제치고 세계에서 5번째로 산업 분야 자동화가 많이 된 국가에 이름을 올렸다.

*황효정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