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테무 공습에 ‘보안 비상’ 걸린 美…“사용자 데이터 유출 위험”

숀 린
2024년 04월 1일 오후 5:09 업데이트: 2024년 04월 1일 오후 5:09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 핀둬둬가 운영하는 초저가 쇼핑 앱 ‘테무(Temu)’가 미국 내에서 빠르게 성장하는 가운데, 전문가들이 ‘데이터 유출’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다.

지난해 핀둬둬는 전년 대비 각 분기 매출이 58%, 66%, 94%, 123%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연간 수익은 전년 대비 90% 증가한 2476억 위안(약 46조 원)을 기록했다.

핀둬둬가 단기간에 폭발적으로 성장한 데는 테무의 해외 사업 확장이 크게 기여했다. 공격적인 마케팅과 가격 정책을 펼친 테무는 2022년 9월 출시 이후 전 세계 50개국으로 빠르게 서비스를 확장했다.

특히 미국 시장에서의 성장이 두드러진다. 미국의 IT 전문매체 ‘디인포메이션’에 따르면 미국 시장은 테무 전체 매출의 약 60%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약탈가격 정책

테무는 약탈가격 정책을 펼치며 해외 시장에서의 몸집을 키우고 있다.

이는 새로운 시장에 진입하는 기업이 점유율을 늘리기 위해 제품 또는 서비스의 가격을 아주 낮게 책정하는 전략이다.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경쟁사들을 밀어낸 뒤, 다시 가격을 올려 손실을 회복하고 이익을 얻는 것이다.

테무의 최고재무책임자(CFO)인 데이비드 류는 “우리의 주요 목표는 당장 수익을 내는 것이 아니라, 전체 시장을 키우고 발전시키는 것”이라고 재차 언급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의 애널리스트들은 “지난해 테무는 주문 1건당 평균 7달러의 손실을 본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앞서 테무는 중국에서도 동일한 전략을 통해 시장을 장악한 바 있다. 초기에는 낮은 가격을 유지하다 점차 가격을 올려 약 6년 만에 흑자를 달성했다.

전문가들은 “약탈가격 정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회사가 ‘손실 기간’을 견딜 수 있을 만큼 재정적으로 튼튼해야 한다”고 말했다.

보안 위협

미국 정부는 미국인의 민감 데이터를 노리는 적대국의 위협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2월 28일 미국인의 유전자, 생체 정보, 건강 데이터 등이 중국, 러시아와 같은 적대국에 넘어가지 못하도록 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튿날인 29일, 미국은 중국산 자동차 수입이 국가안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에서 “(중국산) 자동차들이 우리 국민과 주요 인프라에 관한 데이터를 불법적으로 수집하고, 이를 중국으로 보낼 수 있다”고 밝혔다.

중국의 소셜미디어 플랫폼 틱톡 로고 | 연합뉴스

중국 IT 기업 바이트댄스가 운영하는 소셜미디어 틱톡도 주요 우려 대상이다.

중국공산당의 선전 도구로 쓰일 수 있다는 점, 미국 사용자들의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다는 점, 악성 소프트웨어가 퍼지는 채널이 될 수 있다는 점 등이 틱톡의 잠재적 위협으로 꼽힌다.

국립대만대학 전기공학과 교수인 린청난은 지난달 27일 에포크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틱톡과 마찬가지로, 테무도 사용자의 데이터에 무단으로 접근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용자들은 물품을 구매하는 과정에서 이름, 주소, 전화번호, 신용카드 정보, 관심사, 소비 습관 등 민감한 개인정보를 입력한다”며 “수많은 이의 개인정보가 유출될 경우 국가안보 문제로 번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국제정치 전문가이자 코르 애널리틱스사(Corr Analytics) 대표인 앤더스 코르는 에포크타임스에 기고한 글에서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미국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테무와 관련해 신속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관련 조치를 계속 미룬다면 틱톡과 같은 문제가 또 발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무역법의 허점

전문가들에 따르면, 테무와 중국 패스트패션 앱 쉬인(Shein) 등이 미국 무역법의 ‘최소 기준 면제(De Minimis Exemption)’ 제도를 악용해 미국에서의 사업을 공격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이는 물품가액이 800달러를 넘지 않을 경우, 개인의 해외 구매 물품에 대해서는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한 제도다.

미 관세국경보호국(CBP)에 따르면 2023 회계연도(2022년 10월~2023년 9월)에 총 10억 5000만 개의 물품이 면세로 미국에 반입됐다. 이는 2022 회계연도에 비해 53%나 늘어난 규모다.

미 하원 ‘미국과 중국공산당 간 전략적 경쟁에 관한 특별위원회(중공특위)’의 마이크 갤러거(공화당·위스콘신주) 위원장은 “테무, 쉬인 등 중국 기업들은 이런 면세 규정을 악용해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했다”고 밝혔다.

또한 “중국 기업들의 성장은 미국의 소매업체들을 위협하고, 일자리의 해외 유출을 가속화하며, 중국의 위구르족 착취를 심화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미 의회는 이 허점을 막고 미국 시장을 보호하기 위한 긴급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연진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