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정치국 회의서 이상 징후…“고위층 내부 혼란 가능성”

박숙자
2024년 02월 4일 오후 2:46 업데이트: 2024년 02월 4일 오후 2:46

공산당 주요회의인 ‘3중전회’ 언급 없이 종료

지난달 31일 개최된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회의에서 3중전회 개최 일정이 언급되지 않아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은 지난달 31일 시진핑 중국공산당 총서기 주재로 회의를 열고 ‘시진핑 사상’ 연구 보고서와 중국공산당 순시조례 등을 심의·학습했다. 하지만 제20기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3차 전체회의(3중전회)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중앙정치국 회의 발표문에서는 “회의에서는 다른 문제도 논의했다”고 했지만 3중전회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3중전회는 통상 중국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가 신임 중앙위원회를 구성한 이듬해 10∼11월 5년에 한 차례씩 열리며, 중국 지도부의 주요 경제정책 방향을 결정해 주목도가 높다. 관례대로라면 지난해 말 이전에 열여야 했지만 이례적으로 연기됐다.

이와 관련해 중국공산당 최고 지도부가 인사 문제와 경제적 어려움에 직면해 있는 등 내부 혼란 때문에 3중전회 개최가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3중전회는 해임된 친강(秦剛) 전 외교부장, 이상푸(李尚福) 전 국방부장을 비롯한 다수의 중앙위원에 대한 최종 처분이 내려질 가능성이 제기돼 큰 관심을 모았다. 낙마한 중앙위원에 대해서는 당국이 중앙위원회 전체회의를 열어 중앙위원직 해임을 확정하는 것이 중국공산당의 관행이다.

이 밖에 해임된 리위차오(李玉超) 전 로켓군 사령관, 쉬중보(徐忠波) 전 로켓군 정치위원, 조사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쥐첸성(巨乾生) 전략지원 사령관 등도 20기 중앙위원이다.

미국에서 발행하는 중문판 정치매체 ‘베이징의 봄(北京之春)’의 후핑(胡平) 편집장은 지난달 초 에포크타임스에 “3중전회를 아직도 열지 못하는 것은 공산당 최고위층 내부에 상당한 혼란이 있음을 시사한다”고 했다.

후핑은 중국공산당 고위층에 그동안 많은 인사 이동이 있었던 점, 공산당 지도부가 경제 부양책을 계속 내놓고 있지만 경제 회복 기미가 보이지 않는 점 등을 언급했다.

그는 친강과 리상푸가 잇달아 보직에서 해임됐지만 중국 당국은 이들에게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이들을 어떻게 처리했는지 등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이들은 모두 시진핑이 직접 승진시킨 사람들인데도 낙마해 공산당 최고위층 내부가 긴장하고 있는 게 분명하다고 했다.

중국 당국은 오는 3월 4일과 5일에 전인대와 정협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후핑은 또 1월 정치국회의에서 3중전회 날짜를 정하지 못하면 3중전회가 양회(전인대와 정협회의) 이후에 열릴 가능성이 높으며, 이는 공산당 내부에 더 큰 혼란을 초래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