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전 세계에 허위정보 퍼뜨리려 매년 수십억 달러 지출”

프랭크 팡
2023년 10월 4일 오후 4:13 업데이트: 2023년 10월 4일 오후 4:15

중국공산당이 전 세계에 허위 정보 및 친중 콘텐츠를 유포하기 위해 매년 수십억 달러를 쏟아붓고 있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전 세계에 공산주의 선전을 퍼뜨리는 데 수십 년간 천문학적인 돈을 지출했으며, 최근에는 인공지능(AI)까지 동원해 전 세계를 상대로 ‘영향력 작전’을 펼치고 있다.

지난달 28일 미국 국무부 산하의 글로벌참여센터(GEC)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보고서를 공개했다.

GEC는 보고서에서 “현재 중국공산당은 허위 정보, 선전물, 편향된 친중 콘텐츠 등을 전 세계에 유포하는 동시에 (중국 정권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억압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중국공산당은 정치적 입지를 다지고 권력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 중 하나로 ‘정보 조작’을 펼쳐 왔다”며 “선전과 검열을 통해 국제 질서를 자국에 유리하게 재편하려고 시도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친중 내러티브’를 세계 각국에 효과적으로 전파하기 위해 연합전선공작부(UFWD)에 대한 자금 지원을 늘린 것으로 알려졌다. UFWD는 국외 영향력 작전 수행을 담당하는 중국의 핵심 국가기관이다.

GEC는 “중국은 자국에 유리하도록 조작된 정보 또는 콘텐츠를 유포하는 데만 매년 수십억 달러의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며 “이 자금의 규모는 해가 지날수록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국은 소셜 미디어를 사용하는 수많은 외국인을 표적으로 삼아 친중 여론을 조성하는 데 혈안이 되어 있다”며 “이를 방치하면 점차 정보 격차, 편견 등이 생겨 세계 각국의 경제와 국가안보까지 위협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X와 틱톡

GEC 보고서는 중국공산당이 주도한 영향력 작전의 실제 사례로 2022년 세이프가드 디펜더스 사태를 꼽았다.

비영리 인권 단체인 세이프가드 디펜더스는 2022년 보고서를 통해 중국이 전 세계 53개국에서 100개 이상의 비밀경찰서를 운영한 사실을 폭로했다. 그러자 엑스(X·옛 트위터)에서 친중 성향의 계정 1000개 이상이 동시다발적으로 움직이며 세이프가드 디펜더스 측을 공격한 바 있다.

GEC는 중국의 동영상 공유 플랫폼인 틱톡을 언급하며 “중국공산당이 소셜 미디어 플랫폼을 활용해 친중 내러티브를 전파하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 정보기관에 따르면, 틱톡을 운영하는 거대 기술 기업인 바이트댄스는 자사 소유의 소셜 미디어 플랫폼에서 이미 차단됐거나 앞으로 차단될 가능성이 있는 사람들을 식별할 목적으로 ‘내부 목록’을 작성해 관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 워싱턴의 국무부 건물 | Mark Wilson/Getty Images

또 “바이트댄스는 중국 정권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거나 이런 콘텐츠를 재생산, 유포하는 계정들을 내부 목록에 기록하고 있다”고 고발했다.

지난 3월 사이버 보안 업체인 ‘인터넷 2.0’도 “틱톡이 연락처, 위치, 비밀번호 등 사용자의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있다”고 폭로한 바 있다.

틱톡으로 인한 개인정보 침해, 국가안보 우려 등이 커지자 미국, 영국, 호주, 캐나다 등 수많은 국가가 정부기관 소유 기기에서 틱톡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했다.

선전 전술

GEC는 “중국이 말하는 허위 정보란 ‘자국의 이익을 위협하는 주장’을 의미한다”며 “자국의 정치적, 경제적 이익을 훼손하는 콘텐츠를 검열하기 위해 러시아 등 다른 국가와 손잡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국공산당은 소셜 미디어 플랫폼인 위챗을 통해 화교 커뮤니티에 영향을 미치려고 시도하고 있다. 위챗으로 조작 및 허위 정보를 유포함으로써 중국 정권에 대한 충성심을 갖도록 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2020년 5월, 캐나다에 본사를 둔 디지털 감시단체 시티즌랩은 보고서를 통해 “위챗이 ‘검열 알고리즘’을 강화하려는 목적으로 사용자 간 커뮤니케이션을 모니터링했다”고 폭로했다.

또한 GEC는 “중국은 가상의 인물을 만들어 거짓 권위를 부여한 뒤 허위 정보의 출처로 밝힌다. 이것이 허위 정보를 ‘그럴듯하게’ 만드는 중국의 전술”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런 과정이 조직적으로, 아주 교묘하게 진행되기 때문에 온라인에서 친중 콘텐츠가 무분별하게 퍼지는 것”이라며 “이것이 반복될 경우, 전 세계 수많은 온라인 사용자에게 영향을 미칠 위험이 있다”고 밝혔다.

*김연진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