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선거 개입에 대비한 국가 하나도 없다” 대만 전문가 경고

에바 푸
2024년 03월 4일 오후 3:20 업데이트: 2024년 03월 4일 오후 4:59

“중국 공산당, 악의적 가짜뉴스 퍼뜨려 여론 분열”
“친중 여론 조성에도 총력…민주국가에선 억제 어려워”

대만의 한 전문가가 “중국의 허위정보 캠페인, 선거 개입 시도에 제대로 대비한 국가가 하나도 없다”고 경고했다.

전 세계 민주주의를 보호하고 허위정보를 근절하기 위해 설립된 대만 싱크탱크 ‘더블싱크 랩(Doublethink Lab)’의 우민쉬안 대표는 에포크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 적대국의 지도자들이 이런 정보 작전에 얼마나 많은 돈과 노력을 들이고 있는지 따져 보고, 그런 다음 세계 각국이 이를 막기 위해 얼마나 준비하고 있는지 비교해 보라”고 밝혔다.

이어 “그 결론은 간단하고 명확하다. 이에 철저히 대비하고 있는 국가는 단 하나도 없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뉴욕 주재 대만 경제문화판사처의 제임스 리 사무총장은 지난달 28일 열린 한 행사에서 중국공산당이 주도하는 선거 개입의 위험성을 역설했다.

이날 그는 “중국이 대만을 선거 개입의 ‘시험장’으로 여기고 있다. 대만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선거 개입 전술을 발전시키고 있다”며 “선거를 앞둔 다른 민주주의 국가들도 중국의 표적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의 한 사이버 보안 업체에 따르면 지난 1월 대만 총통선거를 앞두고 대만의 관공서, 경찰서, 금융기관을 상대로 한 중국의 사이버 공격이 평소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났다.

또한 중국과 연계된 해커들은 소셜미디어에 가짜 뉴스를 퍼뜨려 대만 내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고 여론을 분열시키려 했다.

전문가들은 “대통령 선거를 앞둔 미국도 이에 대한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지난해 12월 크리스토퍼 레이 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은 “2024년 미 대선을 노리는 외부 세력의 선거 개입 위험이 점차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마이크로소프트도 그해 11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비슷한 우려를 제기한 바 있다.

미국 싱크탱크 애틀랜틱카운슬 산하 디지털 포렌식 연구소의 켄튼 티보 선임 연구원은 에포크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중국공산당은 미국과의 경쟁을 ‘실존적 문제’로 간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들(중국)은 여러 소셜미디어 플랫폼에 걸쳐 그들만의 디지털 인프라를 구축했다. 미국 내에서 친중 내러티브를 전파하고, 정치적·사회적 긴장을 부풀리고, 미국을 위선적인 국가로 선전하는 데 이 인프라를 활용할 것”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이는 내부로부터 상대방을 약화해 ‘총성 없는 전쟁’에서 승리하려는 중국공산당의 전략”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싱크탱크 외교정책연구소의 아시아 프로그램 담당인 자크 드릴은 “중국 정권은 미국 내 친중 내러티브를 퍼뜨리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한 내러티브가 확산하기 시작하면,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이를 억제하기가 매우 어렵다. 중국은 이 점을 노리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국의 악의적인 시도가 미국의 일부 선거구에서 조금이라도 영향을 미칠 경우, 이것이 전체 선거 결과를 바꿀 수도 있는 파급 효과를 일으킬 위험이 있다”고 전했다.

*김연진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