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백지운동’ 1주년…“중국 내 공산당 반대 목소리 커지고 있어”

테리 우(Terri Wu)
2023년 12월 1일 오후 5:52 업데이트: 2023년 12월 3일 오후 6:19

중국에서 공산당 정부에 맞선 ‘백지(白紙)운동’이 일어난 지 1년이 지난 가운데, 중국인들 사이에서 자유를 향한 열망이 더욱 커지는 추세라는 진단이 나왔다.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 D.C.에 위치한 미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린 ‘백지운동’ 1주년 기념 집회에 참석한 미국 하원 ‘미국과 중국공산당 간 전략적 경쟁에 관한 특별위원회(이하 중공특위)’의 마이크 갤러거(공화당) 위원장은 백지운동을 가리켜 폭정이 명백히 드러나고 검열이 너무나 압도적으로 이뤄지면서 구호나 주장, 선언문이 더 이상 필요하지 않게 된 시점이 왔다고 표현했다.

“백지 한 장만 있으면 된다. 누구나 내용을 채울 수 있다.”

앞서 지금으로부터 1년 전인 지난 2022년 11월 24일, 백지운동은 이날 중국 신장 우루무치의 한 아파트에서 화재가 발생해 10명이 넘는 사망자가 나오면서 촉발됐다. 화재 당시 중국 당국의 ‘제로 코로나’ 봉쇄 정책으로 소방차 접근이 지연되면서 심각한 인명 피해가 났고, 이는 주민들이 봉쇄 해제를 요구하며 백지를 들고 항의하는 ‘백지운동’으로 이어졌다.

백지운동은 곧 베이징과 상하이 등 대도시를 포함한 중국 전역으로 빠르게 번졌다. 광범위한 민중 운동으로 거듭난 백지운동에 참여한 중국 시민들은 중국 당국의 통제와 자유권 침해에 반발하는 의미로 백지를 손에 들었다.

“오래 지속될 것”

미국 워싱턴에 본부를 둔 단체 위구르인권프로젝트의 줄리 밀삽 정부 관계 관리자는 에포크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백지운동의 영향은 오래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밀삽 관리자는 “백지운동은 중국인들이 자유를 갈망하고 있다는 강력한 증거이며, 이번에 열린 백지운동 1주년 기념 집회는 중국 정권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가 더 커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강력한 증거”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불꽃이 불길로 커지는 것과 같다”고 빗댔다.

인권감시단체 ‘중국인권’의 저우펑숴 상임이사 역시 이에 동의했다. 저우 이사는 “중국인들이 처음으로, 또 공개적으로 중국공산당 지도부의 퇴진을 요구했다는 점에서 백지운동은 중국의 중요한 국면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저우 이사에 따르면, 지난해 백지운동이 벌어지면서 중국공산당은 그때까지 고집해 온 코로나19 봉쇄 정책을 폐지했다. 저우 이사는 “백지운동에 참여한 많은 사람이 자유를 맛봤으며, 이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백지운동이 중국의 젊은 세대에게 미친 영향은 무척이나 의미가 크다.”

(왼쪽부터)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 D.C.에 위치한 미 국회의사당 앞에서 미국 하원 ‘미국과 중국공산당 간 전략적 경쟁에 관한 특별위원회(중공특위)’의 마이크 갤러거(공화당·위스콘신주) 위원장, 뉴욕에 본부를 둔 인권감시단체 ‘중국인권’의 저우펑숴 상임이사, 민주주의 운동가 레슬리가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테리 우/에포크타임스

중국공산당, 잔학행위의 중심에 서다

백지운동을 중국공산당에 대한 위협으로 본다고 언급한 갤러거 중공특위 위원장은 에포크타임스에 “우리는 중국공산당이 무엇인지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갤러거 위원장은 “중국공산당은 중국 내부적으로 가진 야망 말고도 글로벌 야망을 가졌다. 우리가 이 정권의 본질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앞으로 성공적인 정책을 펼칠 수 없다”고 진단했다.

이어 “미국 중공특위는 백지운동과 사통교 용사 등, 중국 전역에서 계속되는 인권 문제에 대해 계속 조명할 것”이라는 계획을 밝혔다. ‘사통교 용사’는 중국 수도 베이징의 고가도로인 사통교에서 시진핑 퇴진 등을 요구하는 현수막 시위를 벌인 인물이다. 사통교 용사로 알려진 중국 시민 펑리파는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됐다.

미국 보스턴에 거주 중인 중국인이자 민주주의 운동가인 레슬리(가명) 씨도 이날 워싱턴에서 열린 백지운동 1주년 기념 집회에 참석했다.

중국에서 백지운동이 들불처럼 번지던 지난해 말, 레슬리 씨는 미국에서 백지운동을 알리는 홍보 활동을 펼쳤다. 이듬해인 올해 초, 중국에 있는 레슬리 씨 가족은 괴롭힘을 당했다.

에포크타임스의 인터뷰에 응한 레슬리 씨는 “중국인들의 저항은 항상 중국공산당의 더 심한 탄압과 세뇌를 불러왔다”면서 “이것은 단순히 중국인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이는 중국공산당이 자유세계 전체를 거스르면서 중국인의 돈과 자원을 사용하는 문제로 귀결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렇기에) 중국인들이 자유를 얻는다면 국제사회도 더 나은 세상이 될 것이다.”

*황효정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