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무역전쟁 여파로 ‘경제 둔화·소비 위축’ 심해져

Li Muyang
2018년 8월 26일 업데이트: 2019년 10월 23일

최근 중국 위챗 ‘모멘트’에 ‘이번 세대 젊은이들, 힘든 나날 보낼 준비 하세요’라는 글이 나돌고 있다. 이 글에는 ‘돈주머니를 꽉 잡고 충동소비 하지 않기’라는 내용과 ‘자차이(榨菜, 장아찌)에 이과두주(二鍋頭酒) 마시고, 자전거 타고 다니는 저소비 시대가 이미 도래했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현재 중국은 경제가 둔화하고 있고 소비도 따라서 식고 있다. 증시가 5분의 1로 폭락했고, 위안화 가치는 4개월 만에 10%나 떨어졌다. 뉴욕타임스는 지난 23일 자 보도에서, ‘비록 중국의 소비문화가 아직 멈추지는 않았지만, 길거리에서나 인터넷에서 사람들의 공동 관심사는 모두 크고 작은 지출을 줄이는 문제이다’라고 썼다.

중국 관영 언론에서는 ‘물질 행복 시대는 끝났고, 새로운 시대가 도래했다’는 결론을 내렸다. ‘새로운 시대’는 무역전쟁 이후를 지칭하는 듯하다. 이에 관해서는 자세히 설명하지 않았지만 국민들에게 ‘시국의 어려움을 함께 극복하자’고 제안하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이 점차 확대되면서 중국 경제가 전면적인 하락세를 보이자 갈수록 많은 중국인이 비관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물가는 급상승하고 있는데 수입은 오히려 줄어들고 있다. 지난달 말, 안신증권 가오산원(高善文) 수석 애널리스트는 한 강연회에서 “중국은 무역전쟁에서 매우 피동적이며, 만약 국가가 이번에 길을 잘못 가면 이번 생은 그냥 씻고 자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비관적인 발언을 하기도 했다.

중국 통계국에 따르면, 올 상반기 중국 소매 판매 성장률은 1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전국 50개 대형 유통업체의 7월 소매 판매액이 작년 동기 대비 3.9% 감소했고, 각 품목의 소매 판매 증가율은 모두 작년 같은 기간보다 떨어졌다. 특히 의류와 가전제품의 하락폭이 컸다.

‘소비 감소’가 불가피하게 시작된 것이다. 이 흐름은 사람들이 상상하는 것보다 더 빠르고, 맹렬하며, 미치는 범위도 상상외로 넓다. 갈수록 많은 사람들이 ‘돈 적게 쓰는 비법’을 고심하면서 힘든 나날을 보낼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중국에선 소득을 가진 미혼 청년을 ‘싱글 귀족’이라고 하는데, 이들은 잘 먹고 잘 입으면서 비교적 즐기며 살고 구속을 싫어하며 자유로운 삶을 구가한다. 그러나 이들도 지금은 상황이 바뀌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베이징에서 회계사로 일하는 천쓰치(30세, 여)는 세금을 공제한 월소득이 약 9600위안(약 157만원)이다. 하지만 쉐어 하우스 월세가 월급의 절반 가까이 차지한다. 통계자료에 따르면 올해 베이징 집값이 평균 15~20%정도 올랐다. 그녀는 돈을 아끼기 위해 집에서 끼니를 해결하고 싼 옷을 살 수밖에 없다.

젊은이들은 부득이 결혼 계획을 미루거나 심지어 돈을 아끼기 위해 데이트를 하지 않는다. | Nicolas ASFOURI/AFP

독신 남성이 여자친구가 생기면 지출이 늘어난다. 많은 중국인 남성들은 가정을 이루려면 반드시 집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34세의 선전 반도체 엔지니어 왕자즈(王家志)는 월급이 1만 3000위안(약 220만 원)이다. 독신인 그는 결혼하기 위해 2016년에 원룸 주택을 한 채 장만했다. 하지만 매달 대출금 5000위안(81만원)과 친척한테 빌린 돈을 갚아야 하고, 농촌에 거주하는 부모도 봉양해야 한다.

집이 없으면 사고 싶지만, 집을 사고 나면 부담이 더 크다. 그는 꼼꼼히 계산해 본 후에 자신의 집을 임대하고 다른 사람과 합숙해 매월 1100위안씩 절약하기로 했다. 그런데도 그는 결혼을 늦출 수밖에 없고, 심지어 돈을 아끼기 위해 데이트조차 하지 않는다.

중국인들은 “주머니를 만지며 생활한다”는 속담이 있는데, 항상 적은 돈으로 생활한다는 뜻이다. 만약 여자친구와 데이트를 한다면 밥 한끼 값이 자그마치 몇백 위안이다. 밥을 먹고 나서 여자친구에게 “이번엔 네가 내고 다음엔 내가 낼게”라고 말할 수는 없지 않은가? ‘소비를 낮추려면 데이트를 하지 않을 수밖에 없다. ‘장아찌’ ‘이과두술’ 같은 값싼 식품이 필수이고, 교통은 자전거가 최우선 선택이다.


중국의 1선도시는 집값이 비싸 많은 독신자는 임대주택을 선택하는데, 최근 베이징의 임대료가 크게 올랐다. 사진은 베이징의 한 부동산 임대 광고판이다. | LIU JIN/AFP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베이징의 한 대형 인터넷 업체에서 일하는 우샤오츙은 세금을 공제한 수익이 1만 3000위안(212만원)이다. 그녀의 부모는, 한 사람은 공무원이고 또 한 사람은 의사다. 남편은 은행 직원인데 지난해 양가 부모님이 첫 불입금을 내줘 원룸 아파트를 샀다.

하지만 매월 불입해야 하는 주택 대출금이 두 사람 수입의 3분의 2를 차지한다. 그래서 그들은 ‘지출 감소’ 계획으로 아이를 낳지 않기로 했다. 부모님의 도움을 받고 있는 처지에 어떻게 아이를 가질 수 있겠나? 하는 생각이다. 아이를 낳지 않는 것은 현재 상당수 중국 젊은이들의 생각이다. 이 또한 중국의 출산율이 급속히 하락하는 주된 원인이다. 한 네티즌은 “높은 집값과 높은 교육비가 최고의 피임약”이라고 비꼬았다.

2015년에 중국 당국이 2자녀 정책을 내놓았지만, 출산율은 여전히 떨어지고 있다. 왜 그럴까? 자녀 양육비가 너무 많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하나 낳는 것도 부담이 ‘산처럼’ 큰데 어떻게 둘째, 셋째를 낳겠는가” 하고 반문한다. 후이저우(惠州)에서 일하는 리커리는 전자 제조사의 회계원인데 그녀는 “둘째요? 때려죽여도 안 낳을 거예요”라고 말했다.

그녀는 무역전쟁이 진행되자 회사에서는 직원 3분의 2를 정리했다고 했다. 그녀도 월급이 줄어들어 월 3400위안이던 월급이 10% 삭감됐다. 예전에는 그래도 아들을 데리고 인근 도시로 여행을 갈 수 있었는데 지금은 그냥 대형 아파트 단지의 무료 놀이터에 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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