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공산당, 산불 뉴스까지 검열…“대중 불만 터질까 노심초사”

제니 리
2024년 03월 1일 오후 1:13 업데이트: 2024년 03월 1일 오후 1:13

중국 설 연휴에 남서부 지역에서 대규모 산불이 발생했지만, 관영매체들은 이를 일절 보도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중국공산당은 경기 침체로 여론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가능한 한 부정적인 소식을 알리지 않으려 하고 있다. 대중의 불만이 터져 나오는 걸 가장 두려워하기 때문”이라며 “이것이 바로 산불 뉴스까지 검열하고 은폐하는 이유”라고 밝혔다.

최근 중국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게시물들을 종합해 보면 지난 10일부터 구이저우성에서 대규모 산불이 발생해 구이양, 쭌이, 비제 등 여러 지역이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

이번 산불로 소실된 면적이 대만 총면적의 두 배에 달할 것이라는 추정이 나온다.

내부자들과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공산당은 산불과 관련된 정보를 검열하고 은폐할 것을 지시했다.

구이저우성에서 산불 구호활동에 참여한 지역 주민 송양(가명)은 에포크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산불 현장을 촬영한 영상을 온라인에 올렸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지역 당국으로부터 ‘영상을 삭제하라’는 협박 메시지를 받았다”고 말했다.

한 경찰관이 지역 주민들에게 보낸 것으로 추정되는 메시지도 온라인에 유포됐다. 이 메시지에는 ‘산불과 관련된 게시물을 소셜미디어에 올리지 마라. 이를 어길 경우 법적 책임을 질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이곳 주민인 탕페이(가명)는 에포크타임스에 “산불 규모가 엄청났다. 바람이 세차게 불어 삽시간에 인근 지역으로 퍼져 나갔다”고 전했다.

이어 “이전에도 불이 난 적은 있었지만, 이렇게까지 심각한 경우는 없었다”고 덧붙였다.

중국 당국이 관련 정보를 조직적으로 은폐하고 있어, 이번 산불의 피해 규모는 정확히 확인되지 않고 있다.

치부 감추기

중국공산당의 주요 정치 행사인 중앙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3중전회)가 이례적으로 연기됐다.

이에 대해 닛케이아시아 논설위원 나카자와 가쓰지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자신의 ‘치부’가 드러나는 걸 두려워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여기서 말하는 치부란 경제 정책의 실패”라며 “시 주석은 자신의 힘을 과시할 수 있다고 확신할 때 회의를 소집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중국 상하이의 루자쭈이 금융지구 전광판에 증시 지수가 표시돼 있다. | 연합뉴스

중국공산당은 경기 침체로 인한 자국민의 고통을 은폐하려 하고 있다.

지난해 6월 중국 당국은 청년 실업률이 역대 최고치인 21.3%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그다음 달부터 관련 통계 발표를 중단했다.

그러다 그해 12월 “청년 실업률이 14.9%로 집계됐다”고 주장했다. 불과 6개월 만에 청년 실업률이 6.4%p 낮아진 것은 중국 당국이 ‘통계 기준’을 변경했기 때문이다. 통계 기준이 달라짐에 따라 그 수치가 낮아진 것일 뿐, 실제 청년 실업률은 더욱 높아졌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중국의 주식과 부동산 시장도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다.

중국 설을 앞두고 증시가 계속 하락해 2조 달러에 가까운 시가총액이 증발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부동산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1월 중국 상위 100대 부동산 개발업체의 신규 주택 판매량이 전년 대비 34% 감소했다.

자연재해

중국의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지난 몇 개월간 중국 전역에서 지진, 산사태, 산불 등 자연재해가 빈번히 발생했다.

지난 1월에는 윈난성 전슝현에서 산사태가 일어나 18가구가 매몰되고 주민 수십 명이 실종됐다. 그 전달에는 간쑤성 지스산현에서 규모 6.2의 지진이 발생해 130여 명이 사망하고 1000여 명이 크게 다쳤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구이저우성에서도 대규모 산불이 발생한 것이다.

중국 분석 전문가들은 “중국공산당은 여론이 악화할 것을 우려해 사망자가 나온 사건이나 자연재해를 최대한 숨기려 한다. 이런 은폐, 검열, 조작 행위는 중국 내에서 일상적이고 조직적으로 벌어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중국 정권은 ‘공산당 통치하에서는 안정과 번영만 존재한다’는 내러티브를 선전함과 동시에, 이를 훼손하거나 방해할 수 있는 온라인 게시물을 철저히 검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연진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