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고위층 300개 가문 ‘물밑거래’ 베이다이허 개막…살생부 논의하나

석산(石山·스산)
2022년 08월 2일 오후 2:00 업데이트: 2022년 08월 2일 오후 2:00

중국 공산당 최고위급 관리들이 보하이만(渤海灣)의 베이다이허(北戴河)에 모인 것으로 보인다. 베이다이허가 주목받는 이유는 중국 공산당 내부의 많은 대사를 이곳에서 결정하기 때문이다. 마오쩌둥 시대에도 그랬고, 덩샤오핑 시대에도 그랬고, 장쩌민과 후진타오 시대에는 더욱 그랬다. 펑더화이(彭德懷)·류사오치(劉少奇)·후야오방(胡耀邦)·자오쯔양(趙紫陽) 등 중국 공산당 최고위급 인사들의 운명이 바로 이 베이다이허에서 결정됐다고 일부 당사(黨史) 전문가들이 밝힌 바 있다.

지난 21일, 제20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20차 당대회) 대표 한 명이 갑자기 사망했다. 그는 6월 1일에 취임한 저우웨이(周偉·56세) 간쑤(甘肅)성 당위원회 사무총장이다. 그는 간쑤성이 선출한 20차 당대회 대표이기도 하다. 인터넷에서는 그가 투신자살했다고 알려졌으나 관영 매체는 병사했다고 전했다. 그는 취임한 지 한 달여 만에 급사했지만 관영 매체들은 관련 보도를 하지 않았다.

그에 앞서 성장급, 부장급(장관급), 부부장급(차관급) 관료가 잇따라 급사한 것도 석연치 않은 일이다. 4월에는 랴오궈쉰(廖國勛) 톈진시장이 갑자기 사망했고, 5월에는 자오거촨(趙革傳) 허베이성 정법위원회 서기도 ‘병으로’ 사망했고, 7월에는 쩡빙(曾兵) 다롄(大連)시 부시장 겸 시노팜(國藥集團) 부총경리와 류원시(劉文璽) 허베이성 부성장 겸 공안청장이 ‘돌발 질병’으로 사망했다.

이들은 모두 소위 부부장급 혹은 중관간부(中管幹部)들이다. 즉 중앙에서 직접 감독·관리하는 공기업 관료로서 차관급에 해당한다.

왜 모두 차관급일까?

지금까지 중국 공산당 제19기 중앙위원회 위원(부장급) 중 4명이 낙마했다. 푸정화(傅政華) 전 법무부장, 류스위(劉士余) 전 중국증권감독위원회(증감회) 주석, 선더융(沈德詠) 중국 최고법원 부원장, 샤오야칭(肖亞慶) 공신부(工信部) 부장 등이다.

낙마한 제19기 중앙위원회 위원 푸정화(傅政華) 전 법무부장(오른쪽)과 류스위(劉士余) 전 중국증권감독위원회(증감회) 주석(왼쪽). | 에포크타임스

이들 4명을 포함해 28명의 19차 당대회 대표가 낙마했다. 19차 당대회 대표 낙마율은 1.2%(2200여 명 중 28명), 19기 중앙위원 낙마율은 2%(204명 중 4명)에 이른다.

19차 당대회 이후 낙마한 부부장급 이상 고위 관료는 130명이다. 이는 부부장급 간부 2200~2500명의 약 5~6%를 차지한다.

중국 공산당은 18차 당대회 이래 당원 408만 명을 징계했다. 이는 한 회차 당대회가 끝나고 다음 회차 당대회가 열릴 때까지 200만 명 정도를 쳐낸다는 얘기다. 이는 중국 공산당 9000만 당원의 2.2%에 해당한다.

부장급이 처분받은 비율은 2%나 되지만, 지금까지 부국급(副國級·부총리급)과 국급(國級·총리급)이 처분받은 비율은 제로(0)이다.

이로써 부성장급·부부장급이 징계 상한선임을 알 수 있다. 부부장급 이하는 관직이 높을수록 위험하고, 부부장급 이상은 관직이 높을수록 안전하다는 것이다. 이 부부장급은 마침 중앙위원 후보군이다. 사실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은 부장급에 해당한다. 다시 말하면 성장·부장급에 오르면 특권층에 오른 셈이어서 특권이 크게 늘어나지만 이 특권층으로 가는 관문은 대단히 위험하다는 것이다.

베이다이허 회의는 부총리급 이상 과두(寡頭)들의 게임이지만, 이들의 손에서 부부장급 관료들의 운명이 결정된다. 관료들이 바짝 긴장하는 이유다. 하지만 가장 긴장하는 사람은 아마 시진핑일 것이다. 그가 일찍이 경험하지 못한 큰 위기에 직면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19차 당대회 이후 각 계파는 단단히 벼뤄왔고 20차 당대회가 가까워질수록 투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이 점은 데이터로 확인할 수 있다. 샤오페이(肖培) 중앙기율검사위원회(중기위) 부서기는 2021년 6월 반부패 성과를 이렇게 소개했다.

“18차 당대회 이래 전국 기율검사기관이 기율 위반 385만5000건을 적발하고 408만9000명을 수사·처분하는 등 부패 척결 강도가 높다. 당의 규율·정무 처분을 받은 사람은 374만2000명에 달한다.”

시진핑은 2012년부터 2021년까지 10년 동안 거센 반(反)부패 사정 바람을 일으키며 매년 평균 40만 명, 총 408만9000명을 수사·척결했다. 지난 2월 자오러지(趙樂際) 정법위 서기는 전국 기율검사·감찰기관이 2021년 한 해에만 63만1000건을 입건하고 62만7000명을 징계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수사·척결한 인원이 10년 평균치보다 50%나 늘었다.

투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음이 아닌가? 이 척결 수치에는 시진핑 계파가 다른 계파를 조사한 것도 있고, 다른 계파가 시진핑 계파를 조사한 것도 있다. 저우장융(周江勇) 전 항저우시 당서기가 부패 혐의로 조사받은 것은 후자에 속한다.

베이다이허는 허베이성 친황다오(秦皇島)시의 한 구(區)다. 다이허(戴河) 하구(海口)의 북쪽 지역은 베이다이허이고, 남쪽 지역은 난다이허(南戴河)이다. 베이다이허는 중국 공산당 최고지도부 전용 여름 휴양지로 난다이허보다 훨씬 유명하다. 난다이허는 일반 서민도 갈 수 있는 곳이다. 베이다이허 회의는 사실상 회의라기보다는 중국 공산당 거물들의 일련의 친목행사다. 여기서 물밑 거래나 흥정이 이뤄진다.

중국 공산당 최고지도부 전용 여름 휴양지 베이다이허. | 연합뉴스

상계(商界)에는 ‘비공식적인 자리일수록 진실한 소통이 가능하고 제대로 된 거래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는 말이 있다. 그래서 중국인들은 호텔이나 클럽에 가서 비즈니스를 하고, 서양인들은 골프를 치며 비즈니스를 한다. 이와 마찬가지로 중국 공산당 고위 관리들은 베이다이허에서 마작과 브리지 게임을 하거나 수영·테니스·당구 등의 운동을 하거나, 차와 담소를 나누며 ‘대사’를 의논한다.

물론 여름 휴가철 베이다이허에서 고위층이 소통하는 방식은 지난 수십 년 동안 끊임없이 진화해 왔다. 고위층 대다수가 거기서 여름휴가를 보내기에 함께 토론하기가 쉽고 합의가 이뤄지면 바로 회의를 열어 결정할 수 있다. 그래서 베이다이허 회의가 있게 된 것인데, 나중에는 관행으로 굳어져 정말로 중국공산당 고위층 회의가 됐다.

베이다이허 회의에는 현직 지도부 외에 전직 국급과 부국급도 많이 참가한다. 현직은 국급에 속하는 상무위원 7명에 부국급이 70명 정도 된다. 부국급은 정치국 위원과 전인대 부주임, 전국정협 부주석, 중앙서기처 서기, 국무원 비서장 등이 포함된다.

물론 전직 관료들도 참가한다. 다 모이면 베이다이허 회의에 참가하는 중국 공산당 전현직 고위 관료가 약 200~300명 된다. 가족도 동반할 수 있기 때문에 사실은 200~300개 가족이다. 이들이 바로 14억 중국인의 운명을 좌우지하는 사람들이다.

베이다이허는 공산당 원로들이 국정에 개입하는 중요한 자리이기도 하다. 재임 중인 공산당 지도자는 모두 원로들의 국정 개입에서 벗어나려 했지만 실제로 아무도 벗어나지 못했다.

올해 베이다이허 회의는 예년보다 중요하다. 그 중요성은 1980년과 비교할 수 있다. 당시 덩샤오핑(鄧小平)과 천윈(陳雲) 등이 베이다이허에서 화궈펑(華國鋒)과 왕둥싱(汪東興)을 권좌에서 몰아내기로 결정했다. 올해 시진핑의 연임도 결코 작은 일이 아니다. 공산당 최고 지도자의 종신제 폐지는 덩샤오핑과 천윈이 개시한 개혁·개방 정책의 유일하고도 가장 큰 치적이다. 화궈펑 이후에는 당의 ‘핵심’만 있을 뿐 ‘영수’라는 칭호는 없었다. 중국 공산당의 지배 구조가 ‘1인독재’에서 ‘집단독재’ 체제로 바뀐 것이다.

시진핑이 두 번의 임기를 마친 후에도 계속 연임해 ‘인민의 영수(人民領袖)’가 된다면 1980년대 이전의 1인독재 시대로 다시 돌아가는 것이 된다. 현재 중요한 것은 시진핑이 연임을 한 번 더 할 수는 있겠지만 마오쩌둥 시대의 1인독재 모델로 돌아가면 국급·부국급 고위 관료를 포함한 당내 반발이 만만치 않을 것이란 점이다.

중국 중앙방송 CCTV와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가 시진핑을 ‘인민의 영수’라고 칭하는 글을 발표했지만, 전국 각 지방의 당 기관지와 관영 매체들이 입을 모아 ‘황제 등극’을 권유하지는 않았다. 이는 중앙 언론의 보도와 글이 선전부의 통일된 지령에 따른 것이 아니라 개별 계파가 기획한 것임을 보여준다. 다시 말해, 공산당 이데올리기와 선전을 담당하는 왕후닝(王滬寧) 정치국 상무위원이 이 선전 운동을 지시하거나 동의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즉 이 ‘인민의 영수’ 칭호는 정치국이나 정치국 상무위원이 결정한 것이 아니라는 얘기다.

중국 공산당 내부의 투쟁이 지속적으로 가열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지금 중국 공산당이 직면한 상황은 ‘퍼펙트 스톰(perfect storm)’에 가깝다. 이 표현은 본래 기상용어로, 각종 기상 요인이 모두 폭풍의 위력을 강화함으로써 결국에는 거대한 폭풍을 형성한다는 뜻이다.

중국 공산당이 국내외적으로 직면한 상황은 ‘총체적 위기 상황’이다.

국제적으로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서방과 중·러 양대 진영의 대립이 극한으로 치닫고 있는 데다 에너지·식량 가격이 폭등하고 글로벌 경제가 침체 국면으로 빠져들고 있다.

외교적으로도 유례없는 곤경에 빠졌다.

러시아와 중동의 일부 국가들이 중국 공산당과 소위 우호관계를 유지하고 있을 뿐 미국, 유럽, 일본, 인도, 호주, 캐나다 등의 국가들과 중국 공산당의 관계는 모두 사상 최악의 상황이다. 특히 중국 공산당은 지정학적으로 아시아에서 고립돼 있다.

또 경제적으로는 성장 동력을 잃었다.

상반기 성장률은 2%대(2.5%)에 그쳤고, 2분기 성장률은 0%대(0.4%)를 기록했다. 또한 중국 경제의 엔진이라고 할 수 있는 베이징·상하이·광둥·장쑤·저장의 경제 성장이 멈췄다. 2분기에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인 광둥(廣東)성은 0.7%에 그쳤고, 상하이는 가장 낮은 -13%를 기록했다.

실업 문제도 심각하다.

중국 당국이 발표한 도시 등록 실업률은 5%를 조금 넘겼다. 이는 물론 조작한 수치다. 실제 실업률은 이른바 ‘유연한 취업자’ 데이터에서 볼 수 있다. 1년 반 전만 해도 유연한 취업자 수가 2억 명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4억 명 수준이다. 당국이 발표한 24세 이하 청년 실업률은 20%에 육박하고, 올해 대졸 예정자는 1076만 명에 달해 역대 최고 수준이다.

부동산과 은행이 촉발하는 금융위기, 부동산 가격 하락으로 인한 자산 위축 등의 문제도 있다. 그리고 외자 철수와 산업 이전 등의 문제도 심각하다.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모든 문제는 중국 공산당에 불리하다. 모든 문제가 겹쳐서 ‘퍼펙트 스톰’이 형성됐다.

이번 베이다이허의 ‘권력과 이익을 거래하는 시장’에서 누가 이 거센 바람에 날아갈지가 판가름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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