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언론 “친중파 민건연 부주석 부인, 美 뉴욕타임스 재직”

장위제(張玉潔)
2020년 08월 10일 오후 5:30 업데이트: 2020년 08월 10일 오후 5:30

미국이 홍콩 고위인사 11명에 대한 제재 방침을 밝힌 이후 홍콩에서는 친공(親共) 관리들의 해외 거주 가족과 자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이 11명의 미국 내 자산 내역은 물론 여권과 집 주소 등 개인정보까지 공개하면서, 11명 외에 친공 인사 전반에 대한 홍콩 언론의 추적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최근 가장 이슈가 되는 인물은 단연 홍콩의 친공 정당 민건연(民建联) 저우하오딩(周浩鼎) 부주석의 부인이다.

지난 8일 민건연 당원들은 홍콩 주재 미국 영사관 앞에서 미국의 제재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러나 정작 이날 홍콩의 눈과 귀가 쏠린 대목은 민건연 저우 부주석의 부인이 뉴욕타임스에 재직 중이라는 사실이었다.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저우 부주석은 “미국에 자산이 없다며 제재를 걱정하지 않는다”며 자신만만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한 기자가 “부인이 ‘뉴욕타임스’를 그만둘 것이냐”는 질문을 던지면서 상황은 반전됐다.

저우 부주석은 “아내는 광고 쪽에서 일하고 있다”는 말을 반복하며 직접적인 대답을 회피하다가 “아내의 일은 아내가 알아서 할 일”이라고 말한 뒤 입을 다물었다.

이후 민건연 당 차원에서 앞으로 미국의 제재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묻는 기자의 질문에 저우 부주석은 중국 중앙정부나 홍콩 자치구 정부가 대책을 검토할 것으로 믿는다며 구체적인 답변을 내놓지는 않았다.

해당 뉴스가 전해지고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는 “하루하루 웃음거리가 늘어난다”는 비아냥 섞인 반응이 이어졌다.

저우 부주석처럼 ‘제재를 걱정하지 않는다’면서도 미국의 제재에 대해 해외 거주 가족이나 해외에 보유한 자산을 보호할 별다른 대책을 제시하지 못하는 모습은 홍콩 친공 관리들에게서 최근 포착되는 공통점이다.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은 미국의 제재 명단에 오르자 “미국에 자산이 없다”며 관계 없는 일처럼 말했지만 둘째 아들이 하버드대에서 공부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저우 부주석의 부인이 재직 중인 뉴욕타임스는 날카로운 필력을 유독 중공을 상대로는 펼치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지난 6일 미국 보수매체 ‘워싱턴 프리비컨’은 최근 뉴욕타임스가 웹사이트에 게재했던 중공의 유료광고 수백 개를 슬그머니 삭제했으며 중국일보 등 중공 관영매체의 광고 접수를 중단했다고 보도했다.

관영 중국일보는 지난 10년간 미국 주요 언론사에 광고를 게재하며 중공을 선전해왔으며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월스트리트저널 등은 이러한 광고를 실어주고 수백만 달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