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멍구 페스트 의심환자 발생…中 당국 “통제 가능” 불안여론 수습 안간힘

린옌(林燕)
2020년 07월 7일 오후 3:12 업데이트: 2020년 07월 7일 오후 4:28

우한 폐렴(중공 바이러스 감염증)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중국에서 페스트(흑사병) 확진 환자가 나와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네이멍구 바옌누아르(巴彦淖爾)시 위생건강위원회(아래 위건위)는 지난 5일 “바옌누아르시 우라터중기(烏拉特中旗) 인민병원에서 보고된 흑사병 의심 환자가 확진 판정을 받았으며, 현재 병원에서 격리 치료를 받고 있다”고 발표했다.

중국 당국은 네이멍구에 전체 4단계 중 비교적 위중한 상황일 때 내려지는 ‘3단계 경계령’을 발동했다. 그러면서 “방역을 매우 중시하고 있으며, 관련 예방·통제 조치를 실시 중”이라고 통보했다.

그러나 불과 몇 년 전 아프리카돼지콜레라(ASF) 사태를 기억하는 시민들은 “통제하고 있다”는 당국의 발표에도 불안감은 여전하다.

2018년 중국에는 아프리카돼지콜레라가 창궐했고, 무려 1년이 넘도록 중국 31개 성을 넘어 베트남, 인도네시아, 인도 등 동남아시아 지역으로 확산됐다.

전염병의 기세는 꺾이지 않았지만, 당국은 매번 “이미 효과적으로 대처했다”고 통보할 뿐이었다.

중국 당국 발표의 신빙성에 물음표를 던질 만한 상황은 계속 나오고 있다.

지난 4월에 발표한 ‘비공개’ 표기가 붙은 네이멍구 정부의 내부 문건들만 봐도 외부 통보와 달리 ‘동물에서 인간으로 전염 가능성이 높다’며 ‘예의 주시하라’는 강력한 경고성 메시지가 주를 이룬다.

에포크타임스는 지난 4월 네이멍구 질병통제센터가 발표한 ‘전염병 발생 상황 보고’ 문건을 입수했는데, 문건에서 드러난 지역사회의 감염 상황은 생각보다 심각했다.

문건에 따르면 지난 3월 15일 올해 첫 페스트 발생 판정이 난 이후 4개 시와 10개 현의 총 21개소에서 동물 간 전염 사례가 보고됐다. 이는 네이멍구 지역 3분의 1이 페스트에 노출됐다는 뜻이다.

또 다른 문건(페스트 방역 응급문서 제17호)에 따르면, 지난 4월 3일 네이멍구 당국은 “페스트 사태가 심각하니, 각 지방에 페스트 예방·통제 영도 소조를 만들 것”을 지시했다.

중국 네이멍구 당국이 페스트 방역과 관련해 발송한 공문 사본들 | 에포크타임스

해당 문건에서는 “최근 바오타오시, 울란차부시, 시린궈러맹, 바옌나오얼시에서 쥐들 간 전염 사례가 발견됐다”며 “쥐들 사이의 전염병 확산이 활발하고, 사람이 전염될 위험은 여전히 높다”고 했다.

또한 “(3월) 30일까지 울란차브시를 제외한 다른 11개 시에서 모두 페스트 예방·통제 응급 영도 소조를 새로 구성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신종 폐렴이 아직 없어지지 않은 현시점에 페스트 방제 업무가 직면한 심각성과 복잡성, 시급성을 충분히 인식할 것”을 요구했다.

일찍이 지난 1월 중국 정부는 “네이멍구가 시련을 견뎠으며, 전염병은 통제됐다”고 발표한 이후 관련 정보를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하지만 3월 30일 네이멍구 시린궈러맹 위건위가 발행한 경비 신청 서류에 따르면, 페스트 방제 업무를 위해 쥐 박멸 비용으로 32만 위안(약 5448만 원)을 청구했다.

지난해 네이멍구에서는 사람 간 페스트 전파가 우려되는 상황도 발생했다.

2019년 9월, 간쑤성 주취안(酒泉)시에서 첫 페스트 사망자가 나온 이후로 같은 해 11월 12일, 베이징시는 네이멍구 시린궈러맹에서 유입된 페스트 환자 2명을 확진한 뒤 공중위생 비상체제를 가동했다.

이후 네이멍구 곳곳에서 페스트 확진 환자가 잇따라 나왔다.

불과 사흘 뒤 네이멍구 시린궈러맹 출신의 남자 1명이 림프절 페스트 확진 판정을 받았으며, 네이멍구 울란차브시 쓰쓰왕치의 한 환자가 27일 페스트 확진 판정을 받았다.

당시 트윗에는 온 마을의 통신이 차단되고, 무장 경찰들이 마을을 지키고 있다는 내용이 폭로됐다.

소식통에 따르면 네이멍구, 간쑤, 닝샤, 신장, 랴오닝, 지린 등 북방지역 300여 개 마을이 원천 봉쇄되고, 마을 주민의 외부 출입은 금지됐다고 한다.

중국 국가 위건위는 2019년 11월 20일 베이징, 톈진, 허베이, 산시, 네이멍구, 지린, 헤이룽장, 산둥, 허난 등지에 특별 지시를 내렸다.

지시 내용에는 “사람이 페스트에 걸릴 위험이 있고, 베이징이나 다른 중심도시에 감염자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며 “네이멍구 상황이 특히 심각한데, 각지에서 이를 중시하고 방역을 잘할 것”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