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맙습니다” 자기 구조해준 경찰 아저씨 곁 머물다 인사하고 떠난 ‘멸종위기’ 상괭이

황효정
2020년 08월 20일 오전 10:49 업데이트: 2022년 12월 13일 오후 6:07

둥근 머리에 웃는 얼굴을 하고 있어 ‘미소 고래’라고도 불리는 국제 멸종보호종이자 토종 돌고래, 상괭이가 자신을 바다로 돌려 보내준 해경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지난 12일 태안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후 충남 태안 곰섬에서 산책을 하던 한 시민이 돌무더기에서 어린 상괭이 한 마리를 발견했다.

해안가로 떠밀려온 상괭이는 썰물에 미처 빠져나가지 못하고 몸이 말라가고 있었다. 시민은 경찰에 신고한 뒤 가쁜 숨을 헐떡이던 녀석에게 물을 뿌려주며 시간을 벌었다.

경찰이 오고 나서는 본격적인 구조 작전이 시작됐다.

JTBC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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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는 멀고 상괭이는 무거웠다. 마침 바지락을 캐러 경운기를 타고 온 어민이 힘을 보탰고, 해경은 사람을 구급차에 태우듯 상괭이를 경운기에 태웠다.

바다 쪽으로 들어간 경찰관들은 조심스레 몸통을 들어 상괭이를 바닷물에 내려놓았다.

죽은 듯 가만히 있던 상괭이는 꼬리를 움직이며 조금씩 나아가기 시작했다.

“살아났구나, 이쪽이야, 이쪽… 서해는 이쪽이야. 그렇지, 가자!”

JTBC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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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괭이는 앞으로 가는가 싶더니 방향을 돌렸다.

“야야, 그리로 오지 말구…!”

상괭이는 그렇게 잠시 경찰 곁에 머물고 나서야 다시 바다로 향했다.

어린 상괭이를 무사히 바다로 돌려보낸 경찰은 “감사 표시하는 것 같기도 하고 뭔가 가슴이 뭉클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