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시진핑, 11월 바이든 만난다”…시진핑 ‘신시대’ 외교 펼치나

탕하오(唐浩)
2022년 08월 16일 오후 10:40 업데이트: 2022년 08월 17일 오전 9:14

뉴스분석

“시진핑 중국 공산당 총서기와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11월에 대면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2일 보도했다. 시진핑으로서는 이 회담이 성사되면 2020년 1월 미얀마를 방문한 이후 첫 해외 방문이 된다.

중국 공산당 전현직 지도부가 베이다이허(北戴河) 비밀회의를 열고 있는 이 시점에 전해진 미중 정상의 회담 소식은 어떤 정치적 메시지를 담고 있을까? 시진핑은 왜 출국 시점을 11월로 정했을까? 시진핑이 20차 당대회에서 연임에 성공할 경우 대만에 어떤 도전과 위협이 가해질까?

필자는 미·중·대만의 삼각관계에 최근 어떤 중요한 변화가 있는지 분석하고자 한다.

지난 7월 28일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총서기가 2시간 넘게 전화 통화를 했다. 양측은 대만 문제를 놓고 첨예하게 대립했다. 시진핑은 바이든에게 “불장난하면 반드시 타 죽는다”고 엄포를 놓았지만, 양측은 대면 회동을 준비하기로 약속했다.

당시 필자는 미중 정상회의가 11월 이후로 늦춰질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시진핑은 20차 당대회에서 연임을 확정해야만 비로소 안심하고 출국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필자의 예측은 지난 12일 WSJ의 보도로 입증됐다.

20차 당대회 일정은 발표되지 않았지만 통상 10월 말이나 11월 초에 열린다. 시진핑은 20차 당대회에서 3연임에 성공해 당 지도자 지위를 확보한 뒤 해외 방문에 나설 것이다.

11월 15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와 이틀 뒤 태국 방콕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다면 바이든과 시진핑의 만남은 11월 15일에서 19일 사이에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20대 당대회와 미중 정상회담까지는 3개월 정도 남았다. 또한 베이다이허 회의가 아직 진행 중인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필자는 미중 정상의 회동 소식을 이 시점에 흘리는 데는 중요한 메시지가 담겨 있다고 본다.

◇ 시진핑이 3연임에 자신감을 갖고 있다

우선 시진핑이 연임에 자신감을 갖고 있음을 반영한다.

중국 당국이 최근 발표한 문건과 담화 내용에서 그 단서를 볼 수 있다. 중국 국무원 대만판공실과 국무원 신문판공실은 10일 ‘대만 문제와 신시대 중국 통일사업 백서’를 발표했다.

‘신시대’는 시진핑의 트레이드 마크이자 정치적 슬로건이다. 백서에서 ‘신시대’와 ‘사업’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것은 대만 문제가 시진핑 다음 임기의 역점 사업임을 내비친 것이고, 이는 그가 연임을 확신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시진핑은 최근 연임과 관련된 메시지를 잇달아 내보냈다. 이는 앞서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시진핑이 리커창 총리에게 선양(禪讓)한다’, ‘시진핑이 와병 중이다’, ‘인수인계 준비를 하고 있다’ 등의 해외 보도를 반박하는 것이기도 하다. 시진핑이 이번 베이다이허 회의 당내 투쟁에서 우위를 점했고, 연임이 확실해졌음을 알 수 있다.

◇ 시진핑은 그동안 당내 투쟁 때문에 출국 못 했다

시진핑이 11월에 바이든을 만난다는 것은 3연임이 확정된 후에 출국한다는 의미이고, 이는 지난 2년간 당내 투쟁이 치열해 출국을 기피했음을 반증한다.

시진핑의 2020년 1월 미얀마를 방문한 이후 2년여 동안 주요 국제 정상회의에 불참했다. 물론 팬데믹 상황도 고려했겠지만 무엇보다 당내 반(反)시진핑 세력의 거센 공격에 대응하지 않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장쩌민 계파의 핵심 인물인 쩡칭훙(曾慶紅) 전 국가부주석은 쑨리쥔(孫力軍) 전 충칭시 서기와 같은 장쩌민 계파의 인물을 권좌에 앉히고자 수차례 시진핑을 암살하려 했다. 시진핑이 출국하면 해외에서 암살될 위험이 더 높을 뿐만 아니라 국내 반시진핑 세력이 쿠데타를 일으키기도 더 쉽다. 이 때문에 시진핑은 2년 넘게 중국 문을 나서지 못했다.

◇ ‘신시대 시진핑의 권위’를 세우기 위해 국제무대에 등장한다

시진핑은 11월 G20 정상회의와 APEC 정상회의에 참석해 세계 각국 지도자들을 만나고, 바이든 대통령과도 단독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이는 대내 선전을 위한 배치로 보인다. 시진핑이 20차 당대회에서 3연임을 확정 지은 후 국제무대에 등장해 각국 지도자들과 대화를 재개하면서 대내적으로 ‘신시대의 시진핑의 권위’를 세우기 위함이다.

물론 현재 국제사회가 중국 공산당에 강한 반감을 갖고 있기 때문에 각국 지도자는 시진핑을 크게 대우해주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번 방문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대내 선전이다. 당 매체들은 편집을 통해 중국 인민들에게 연임에 성공한 시진핑이 국제적으로 권위 있는 신시대의 지도자이고, 중국도 공산당의 영도하에 다시 한번 외교적 승리를 거두었다고 선전할 수 있을 것이다.

◇ 대중국 ‘포위망’을 약화하기 위해 국제관계 개선에 나선다

시진핑의 이번 순방에는 중국 공산당의 무너진 국제관계를 개선하고 국제사회의 대중국 압박을 완화하기 위한 전략적 목적도 있다.

현재 중국 공산당 정권은 국제사회에서 고립돼 있다. 코로나19 진상 은폐로 전염병이 전 세계로 확산함으로써 세계 각국으로부터 비난을 받았고, 유럽연합(EU)과 심각한 갈등을 빚으면서 EU-중국 포괄적 투자협정(CAI)도 중단됐다. 또한 아베 신조 일본 전 총리가 암살당한 후 중국인들이 환호함으로써 전 세계인의 반감을 샀다. 최근에는 펠로시 미 하원 의장의 대만 방문에 불만을 품고 미국과 대만에 전례 없는 위협을 가해 국제사회의 비판이 쏟아졌다.

한마디로 중국 공산당은 몇몇 독재국가를 제외한 거의 모든 국가를 분노케 했다. 미국은 동맹국들을 이끌고 대중국 포위망을 구축하고 있고, 또 반도체(칩) 동맹을 통해 중국을 첨단 반도체 공급망에서 제외하려 하고 있다. 시진핑이 세 번째 임기에도 이런 국면이 계속된다면 그의 전도는 매우 험난할 것이다. 그래서 시진핑은 연임이 확정된 후 곧바로 국제회의에 참석해 고립 국면에서 벗어나려 하고 있다.

물론 이런 분석을 가능케 하는 근거가 있다. 백악관은 바이든-시진핑 회담에 대해 묻는 기자의 질문에 답변을 거부했다. 그러나 중국 외교부는 기자의 질문에 “중국은 인도네시아와 태국에서 열리는 두 회의 개최를 지지하며 모든 당사국과 협력해 긍정적인 결과를 도출할 용의가 있다”고 답했다.

중국 외교부가 갑자기 각국과 협력하겠다며 유화적 태도를 보이는 것은 시진핑이 붕괴 직전의 국제관계를 수습하기 위해 연임한 뒤 다소 유화 제스처를 취하겠다는 것이다. 외교적 파국으로 인한 도미노 효과로 하이테크 업계가 파탄 나고 경제가 파탄 나 정권 붕괴로 이어지는 것을 막기 위함이다.

그렇다면, 중국 당국이 최근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을 문제 삼아 위협을 가하고 대만 포위 군사훈련을 한 것은 뭔가? 그것은 정말로 대만을 공격하거나 미국과 전쟁을 하려는 것이 아니라, 국내 여론 선동과 당내의 정치적 필요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시진핑은 연임을 위해 대만·미국과의 관계에서 강경한 태도를 보이며 ‘강한 통치자’의 이미지를 구축하려 했다. 하지만 이로 인한 외교적 손실과 경제적 손실은 연임이 확정된 후에 보완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시진핑은 대만에 ‘최대한 압박을 가하면서도 전쟁을 애써 피한’ 이유다.

◇ 대만에 대한 새로운 전략적 행동을 개시할 것이다

또한 대만이 각별히 경계해야 하는 신호도 있다. 중국 공산당은 20차 당대회와 시진핑-바이든 회동 이후 대만에 대한 새로운 전략적 도발 행동을 개시할 가능성이 높다.

중국 당국은 현재 대만 문제가 이미 ‘국제화’되고 ‘세계화’됐음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중국 당국은 ‘먼저 외적을 물리치고 그다음에 내부를 평정한다(先攘外 再安內)’는 전략을 채택할 것으로 보인다.

시진핑이 G20 정상회의와 APEC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바이든과 회동하는 것은 세계 각국과 다시 접촉하고 회유와 협박을 통해 이들 국가가 점차 대만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고 중국 공산당에 대한 경계를 늦추게 하기 위함으로 보인다.

이렇게 해야만 중국 공산당은 대만해협을 ‘내해(內海)’로 만들고, 대만을 겨냥한 군사 훈련을 ‘뉴노멀(New Normal·새로운 표준)’로 만들 수 있다. 또한 언젠가 벌어질 대만해협 결전에서 승리하기 위해 중공군의 전력을 업그레이드할 시간도 벌 수 있다.

시진핑이 연임에 성공하면, 이 계획이 실제로 이뤄지는 것과는 별개로, 대만 문제는 국내 경제 문제와 당내 투쟁 문제와 함께 시진핑의 3대 핵심 관심사가 될 것이다. 따라서 대만은 각별히 경계해야 한다. 중국 공산당은 다시 국제사회를 끌어들여 대만을 고립시키려 할 것이고, 군사행동으로 압박할 것이다. 또한 대만 내의 친공 정치인들을 추동해 안팎에서 공격할 가능성도 높다. 따라서 앞으로 대만이 받는 압박은 클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해서 너무 긴장할 필요는 없다. 중국 공산당이 앞으로 닥칠 도전과 어려움은 대만이 직면한 것보다 더 심각하기 때문이다.

중국 공산당은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을 이유로 미국과 대만에 광적인 위협을 가했다. 심지어 중국 본토에 있는 대만인을 ‘대만 독립분자’라며 체포했다. 중국 공산당의 이 같은 행보는 두 가지 측면에서 오히려 중국 공산당에 심각한 피해를 줄 수 있다.

앞으로 점점 더 많은 대만 기업인과 대만의 첨단 기술 인력이 중국을 떠날 것이다. 또한 중국의 정치적 환경이 불안함에 따라 투자 리스크가 높아지면서 서방 국가 등 외국 자금과 생산라인의 탈출이 가속화될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 중국은 점점 더 큰 경제적 압력과 기술 공급 중단 압력을 받게 될 것이다. 이 같은 딜레마는 중국 공산당이 자초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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