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T 교수 “기후 위기론은 ‘선전’…지구·인류에 위협 없어”

엘라 키에틀린스카(Ella Kietlinska)
2023년 12월 7일 오후 6:30 업데이트: 2024년 01월 19일 오후 2:34

미국 매사추세츠 공과대학교(MIT)의 한 기후 과학자가 “온실 효과로 인해 지구의 기온이 상승한 것은 맞지만, 그 상승 폭은 미미한 수준이며 인류에 대한 어떤 위협도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MIT 대기과학 명예교수인 리처드 린젠은 최근 영문 에포크TV ‘미국의 사상 리더들(ATL·American Thought Leaders)’에 출연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온실 효과는 수증기와 구름에 의해 발생한다. 이산화탄소, 메탄, 아산화질소 등의 영향은 거의 없다”며 “다른 모든 것을 일정하게 유지하고 이산화탄소만 두 배로 늘릴 경우 지구 온도의 상승 폭은 1도 미만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일부 기후 모델은 지구 온도 상승 폭의 한계치를 ‘3도’로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조차도 그다지 위협적인 수준이 아니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현재 전 세계 정치인, 대학, 국제기구, 언론들은 지구의 기온 상승을 ‘인류에 대한 실존적 위협’으로 규정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9월 베트남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인류 생존에 있어 핵전쟁보다 더 큰 위협은 앞으로 10년 안에 지구의 기온이 1.5도 이상 오르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웨스턴미시간대학교의 기후변화실무그룹은 “20세기 중반 이후 지구 온도가 최소 1도 이상 상승했다”며 “기후 변화는 지구와 인류에 대한 실존적 위협”이라고 경고했다.

지난 11월 브루스 에일워드 세계보건기구(WHO) 선임 자문위원은 “기후변화는 전 세계의 모든 사람, 특히 임산부와 어린이에게 치명적”이라고 밝혔다.

이런 발언과 관련해 린젠 교수는 “기후 변화가 실존적 위협이라는 주장은 모두 선전과 선동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존 케리 미국 기후특사 | Henry Nicholls/AFP via Getty Images

과거의 기후 변화

린젠 교수는 과거에 발생했던 주요 기후 변화 두 가지를 언급했다.

하나는 미국 일리노이주가 약 2km 두께의 빙상으로 덮여 있었던 시기로, 흔히 이때를 ‘마지막 빙하기’라고 칭한다.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은 “마지막 빙하기는 약 2만 년 전에 정점을 찍었으며 당시 지구의 평균 기온은 지금보다 약 10도 더 낮았다”고 설명한다.

다른 하나는 약 5000만 년 전의 온난화 시기로, NOAA에 따르면 당시 지구의 평균 기온은 지금보다 약 7도 이상 높았다.

린젠 교수는 “산업화 이후 약 150년간의 기온 상승은 이 두 가지의 주요 기후 변화와 관련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주요 기후 변화 기간에는 열대지방과 극지방 간의 온도차가 20도 이상이었다. 하지만 현재 보고되는 온실 효과로 인한 기온 상승은 지구 전체에 걸쳐 고르게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는 최근의 기온 상승이 지구 전체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쳤던 과거의 기후 변화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점을 시사한다”며 “최근 지구의 기온이 산업화 이전보다 상승한 것은 맞지만, 이를 실존적 위협으로 보는 것은 비합리적”이라고 밝혔다.

이산화탄소는 위험하다?

린젠 교수는 “이산화탄소 감축은 규제 당국의 꿈”이라며 “이산화탄소를 통제하면 사람들의 호흡을 통제할 수 있고, 그러면 사실상 모든 것을 통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산화탄소 감축은 화석연료 퇴출, 친환경 에너지로의 전환과도 깊은 관련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산화탄소가 ‘독극물’ 취급을 받고 있지만, 사실 이산화탄소는 지구와 생명의 생존에 필수적인 요소”라며 “이산화탄소의 60%만 없애도 우리는 모두 목숨을 잃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단지 화석연료에서 불가피하게 배출된다는 이유만으로 이산화탄소가 ‘독극물’이라는 누명을 쓰고 특정 세력으로부터 공격을 당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2018년 10월 1일, 한국 인천에서 열린 제48차 ‘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총회에 대표단과 전문가들이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Jung Yeon-Je/AFP via Getty Images

기후 변화 정책과 과학

린젠 교수는 ‘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가 발표하는 보고서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는 “IPCC의 보고서는 보통 수천 장에 달한다. IPCC는 이를 정책 입안자가 보기 쉽도록 편집한 ‘요약본’과 ‘상징적 성명서’도 함께 내놓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요약본과 성명서로 인해 문제가 발생한다. 여기서 과학적 요소가 빠지고 정치적 요소가 더해지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린젠 교수는 그 단적인 예로 “1960년 이후의 기후 변화는 대부분 인간에 의한 것이 거의 확실하다”고 주장한 IPCC의 상징적 성명서를 들었다.

이와 관련해 그는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데이터에 따르면, 기후 변화에 영향을 미친 요인 중 인간의 활동은 극히 일부분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런데 미국의 존 매케인 전 상원의원(공화당·애리조나주)과 조셉 리버만 전 상원의원(민주당·코티네컷주)은 이 성명서의 주장을 그대로 인용해 2003년 온실가스 배출을 제한하는 ‘기후관리법’을 발의했다. 이 법안은 2007년에도 재상정됐지만 상원을 통과하지 못했다.

린젠 교수는 “과학자들의 순수한 발언과 의견이 정치인들에 의해 왜곡될 수 있다”며 “일부 정치인들은 특정한 정치적 목적을 위해 과학 연구에 개입하거나 자금을 제공하고 있다. 과학계, 심지어 유엔까지 이를 좌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2023년 6월 19일, 스웨덴 말뫼 올예함넨에서 시위를 벌인 기후 운동가 그레타 툰베리를 경찰이 연행하고 있다. | Johan Nilsson/TT News Agency/AFP via Getty Images

“과학은 불변의 진리가 아니다.”

린젠 교수는 “일부 정치인들은 과학의 권위를 정치에 이용해 대중을 선동한다”며 “하지만 중요한 것은 과학에는 절대적인 권위가 없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과학은 항상 의문과 반박에 열려 있어야 한다. 과학은 신념 체계도, 불변의 진리도, 종교도 아니다”라며 “틀린 것을 틀렸다고 말할 수 있는 게 진짜 과학”이라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현대의 과학은 변질됐다. 지구온난화, 기후 변화 등에 의문을 제기하는 과학 논문을 발표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또한 “주요 학술지들은 이런 논문들을 모두 거부하거나, 논문 내에서 문제가 될 만한 부분을 수정하라고 압력을 가한다. 이는 ‘취소 문화(Cancel Culture)’의 전형적인 사례”라고 비판했다.

린젠 교수는 “기후 변화로 인한 부정적인 영향을 논하는 연구에 대한 지원금은 점점 더 늘어나고 있으며, 기후 내러티브로 뭉친 커뮤니티가 수없이 생겨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들의 영향력이 커지자 주류 언론들까지 이에 동조하고 있다. 그 누구도 기후 변화론에 의문을 제기하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김연진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