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WTO에 중국 제소…미국 “협의에 동참할 것”

김윤호
2022년 01월 28일 오후 8:21 업데이트: 2022년 06월 3일 오후 2:37

유럽연합(EU)이 회원국 리투아니아에 대한 무역 제재를 가하고 있는 중국 공산당(중공)을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했다. 같은 날 미국 무역 대표부는 미국도 이번 WTO 협의에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AP 등에 따르면, EU는 중국의 리투아니아에 대한 무역 차별에 대해 WTO에 제소하면서 중공이 27개국의 단일 시장을 훼손하려고 한다고 했다.

지난해 11월 리투아니아는 수도 빌뉴스에 위치한 대만대표처 명칭에 ‘대만’을 넣는 데 동의했다. EU 27개 회원국 가운데 유일하다. 리투아니아가 그간 ‘하나의 중국’ 원칙에 따라 ‘타이베이’라고 표기하는 외교적 관습을 깨뜨리자 중공 당국은 리투아니아와의 외교 관계를 격하하는 등 정치·외교적 압박은 물론 경제무역 보복 조치를 단행했다.

발디스 돔브로브스키스 EU 무역담당 집행위원회 부위원장은 현지시간 27일 “차별적 무역 관행으로 보고 중국과 협의할 것을 WTO에 촉구했다”며 “이는 WTO제소의 첫 단계며 EU는 27개 회원국을 대표해 대회무역을 처리한다”고 밝혔다.

EU에 따르면, 중국이 리투아니아에 취한 무역 제재에는 리투아니아산 상품의 통관 거부, 리투아니아의 수입 신청 거부, EU 회원국 기업의 중국 수출 시 리투아니아산 부품을 포함하지 않도록 요구하는 압력 등이 포함된다.

돔브로브스키스 부위원장은 “이러한 조치는 EU 단일 시장의 무결성에 대한 위협이므로 EU 전체의 무역 및 공급망과 같은 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리투아니아의 인구가 비록 280만 명이지만 중국 조치에 대응하지 않으면 4억5천만 명 전체에 영향을 미친다”고 덧붙였다. 4억5천만 명은 EU에 가입된 27개 회원국의 인구수다.

부위원장은 “중국은 정치적인 이유로 수입을 차단하는 등 강압적인 방법으로 회원국을 압박하는 것을 중단해야 한다”며 “상호 존중을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리투아니아 가브리엘리우스 란스베르기스 외교장관은 “이번 조치는 EU가 정치적 이유로 경제적 압력을 가하는 중국에 보내는 분명한 메시지”라고 했다.

EU의 움직임에 대해 미국 USTR 아담 호지 대변인은 자신의 트위터에 “미국은 중국의 리투아니아산 제품과 리투아니아산 부품이 포함된 EU 상품들에 대한 차별적 무역 조치에 깊이 우려하고 있다”며, “미국은 리투아니아, EU와 같은 생각을 가진 동맹국 및 파트너와 계속 협력하여 중국의 강압적인 경제·외교적 행동을 저지할 것이며, 미국은 리투아니아 및 유럽 연합과 연대하여 이러한 WTO 협의에 참여할 것을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올해 초 캐서린 타이(다이치·戴琪) USTR 대표는 리투아니아 외교장관과 전화통화에서 중국과의 외교적 분쟁에서 미국의 지원을 받을 수 있다면서 중공의 경제적 압력에 대처하기 위해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과 유럽 연합이 모두 민주적 시장경제로 국제 사회에서 공동으로 옹호하는 핵심 가치와 원칙을 지니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자오리젠(趙立堅) 중공 외교부 대변인은 “중국이 리투아니아를 ‘협박’한다는 것은 날조한 억지 주장이다”며 “중국과 리투아니아 사이의 문제는 정치 문제이며 경제 문제가 아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