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믿고 러시아군 자원 입대한 중국인들…“당국에 버림받아”

신디 리
2024년 04월 13일 오전 11:30 업데이트: 2024년 04월 13일 오후 2:04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최전선에 투입된 중국인들이 “러시아도, 중국도 우리를 버렸다”며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

최근 소셜미디어에는 러시아군에 자원 입대한 것으로 알려진 중국인들이 전장에서 겪은 일을 폭로하는 영상이 다수 올라왔다.

한 영상에는 자신이 중국 광둥성 출신이라고 밝힌 남성이 등장해 “러시아군은 우리를 인간으로 보지 않는다. 중국인들을 가장 위험한 지역에 투입시키고 있다”며 “수십 명 중에서 6~7명만 간신히 살아남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영상에서 중국인 남성 쑨루이치는 “러시아 주재 중국 대사관에 연락해 도움을 요청했지만, 대사관 측은 이를 무시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제발 도와 달라. 지금 건강이 매우 좋지 않은데, 이곳에는 치료를 받을 수 있는 병원도 없다. 빨리 중국으로 돌아가야 할 것 같다”고 호소했다.

군사 전문가이자 에포크타임스의 칼럼니스트인 스티븐 샤는 “중국인들이 러시아군에 자원 입대한 것은 중국공산당이 자국민을 세뇌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이어 “중국공산당은 당의 지시, 노선, 침략 행위에 순순히 따르는 것이 올바른 행위라고 자국민을 세뇌하고 있다”며 “종교 단체, 소수민족, 반체제 인사에 대한 탄압도 ‘국익을 위한 일’이라고 선전해 왔다”고 말했다.

또한 “그 결과, 일부 중국인들이 세뇌를 당해 중국과 협력하고 있는 러시아까지 돕겠다고 나선 것”이라며 “중국인들은 중국공산당의 추악한 실체를 알아야 한다”고 전했다.

스티븐 샤는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영상 속 상황을 미루어 볼 때, 러시아군 내부의 혼란과 갈등이 여전히 심각해 보인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기본적으로 러시아군의 지휘부는 하급 병사를 소모품으로 여긴다. 외국인에 대한 대우는 말할 것도 없다”며 “그들을 사지로 몰아넣고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영국 BBC의 러시아판은 지난 5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우크라이나에서 사망한 러시아 군인의 수는 최소 5만 명”이라고 보도했다.

2024년 3월 5일,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주에 대한 러시아의 공격이 계속되는 가운데 우크라이나군의 전차가 주행하고 있다. | Oleksandr Ratushniak/Reuters/연합뉴스

이어 “이는 신원이 확인된 사망자만 집계한 수치”라며 “실제로는 10만 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보도에 따르면 여기에는 전쟁 포로, 자원 입대한 외국인, 수감자 등이 포함돼 있다.

러시아 전술에 대한 비판

스티븐 샤는 “최근 러시아군은 ‘보병 돌격 전술’을 통해 우크라이나에 맞서고 있다. 이는 비정상적이며 반인륜적인 행태”라고 꼬집었다.

보병 돌격 전술이란, 엄폐물도 없는 최전선에 보병을 투입해 정면 공격을 감행하도록 하는 것이다. 병사들을 이른바 ‘총알받이’로 쓰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러시아 국방부가 지난 8일 공개한 영상에는 그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다.

러시아군 장갑차들은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주의 최전방 위치로 보병들을 수송한 뒤 신속하게 철수했다. 이후 보병들은 우크라이나 진영을 향해 돌진했다.

이와 관련해 스티븐 샤는 “러시아군이 전장에 무작정 보병들만 투입하는 것은 앞선 전투에서 기갑부대가 큰 피해를 입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군사적인 관점에서 볼 때, 우크라이나가 승리하려면 이 점을 노려야 한다. 러시아의 기갑부대를 완전히 무력화해야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를 위해서는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이 우크라이나를 꾸준히 지원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상황이 더욱 악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연진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