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M 재단 이사, 기부금 130억 횡령 혐의로 고소 당해

조영이
2022년 09월 6일 오후 1:19 업데이트: 2022년 09월 6일 오후 7:13

반(反)인종차별 운동단체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BLM)’에서 기부금을 관리하는 고위 임원이 1천만 달러(약136억 원) 이상을 횡령한 혐의로 동료에게 고소당했다.

고소당한 샬로미야 바우어스는 지난 2020년 BLM 공동 설립자 파트리스 컬러스가 BLM재단(BLMGNF)의 운영을 돕도록 고용했다. BLMGNF는 BLM 운동을 위한 기금 마련과 관리, 그리고 싱크탱크 역할을 하는 조직이며 바우어스는 2022년에 3인의 이사회에 포함됐다.

고소장은 자생적으로 지방에서 결성된, BLM의 풀뿌리 조직이 제출했으며, 고소 대상은 바우어스를 비롯해 BLMGNF 자체, 바우어스가 운영하는 컨설팅 회사 등이다. 지난 1일 BLM-로스앤젤레스 지부 공동 창립자 멜리나 압둘라가 주최한 기자 회견에서 고소 내용이 발표됐다.

“조직을 자신의 ‘개인 돼지저금통’으로 사용”

BLM풀뿌리(Grassroots)는 고소장에서 “바우어스는 재단의 기부금을 모으고 분배하는 일을 돕기 위해 고용된 자”라며 “하지만 조직을 자신의 ‘개인 돼지저금통’으로 사용했다”고 비난했다.

풀뿌리 조직은 소속 지역에서 BLM 운동을 하면서 재단에 운동 자금을 신청하는데, 기부금으로 조성한 이 자금을 재단 이사인 바우어스가 관리하면서 빼돌렸다는 것이다.

이어 “바우어스의 행동으로 인해 재단은 국세청(IRS)과 여러 주 법무장관의 조사를 받게 됐다”며 “18개월도 채 되지 않아 BLM 운동에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혔다”고 주장했다.

또한 “BLM 지도자들과 운동 종사자들이 목숨을 걸고 거리에서 일하는 동안, 바우어스는 편안한 사무실에 머물며 기부자와 BLM 사이의 묵시적 계약을 깨기 위해 사기와 허위 진술의 계획을 고안했다”고 말했다.

BLM풀뿌리는 “기부금 운용과 관련된 바우어스의 횡령 혐의가 제기됐을 때 그는 소셜 미디어 계정, 이메일 그룹, 웹사이트 포털 등 BLM운동이 수년에 걸쳐 구축한 공유 계정의 비밀번호를 변경했다”며 “그러고는 조직을 사칭해 순진한 기부자들로부터 기부금을 계속 모금했다”고 덧붙였다.

BLM재단 “분열을 일으키며 거짓된 주장”

BLM글로벌네트워크재단(BLMGNF) 이사회는 지난 1일 공동 성명을 통해 “해를 끼치고 분열을 일으키며 거짓된 주장”이라고 밝히며 소송에 대해 반박했다.

바우어스를 포함한 3인의 이사회는 “압둘라와 BLM풀뿌리 관계자에게 ‘만나서 혐의와 소셜 미디어 비밀번호 문제를 논의하자’고 요청했지만 그들은 제안을 무시하거나 거부했다”고 밝혔다.

이사회는 또한 “압둘라와 BLM풀뿌리가 BLM 전체를 통제하고 백인 억압자들과 같은 조치를 취하려고 한다”며 “형사 법률 시스템(그들이 해체하고 싶다고 말하는 것과 동일한 시스템)을 활용하여 분쟁을 해결하기를 원한다”고 비난했다.

로스엔젤레스타임스에 따르면 이 사건의 원고를 대리하는 변호사 월터 모슬리는 “바우어스가 자신의 컨설팅 회사에 보조금을 지급하고, 8자리 숫자에 달하는 터무니없는 수수료를 청구하는 등 자기거래(self-dealing)에 관여했다”고 주장했다.

모슬리는 성명에서 “이 소송은 기부자들의 자금을 반환하고 BLM 사칭 행위를 중단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계속해서 제기돼 온 BLM 자금 투명성 문제

컨설팅 회사도 운영하고 있는 바우어스는 BLMGNF의 이사이자 BLM 공동 설립자 파트리스 컬러스의 측근이다. 컬러스는 지난 3월 LA의 백인 부촌에 140만 달러(약 17억 8천만 원) 상당의 집 등 4개의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기부금 유용 의혹에 휩싸였다. 결국 컬러스는 BLM 이사장을 사퇴했지만, 문제 제기는 계속됐다.

블랙리브스매터(BLM) 설립자 중 한명인 패르티스 컬로스 | AP 연합

5월에 공개된 세금 신고서에 따르면 BLM은 2020년 7월부터 2021년 6월까지 바우어스의 컨설팅 회사에 직원 채용, 기금 마련 및 기타 주요 서비스를 포함한 수수료로 거의 217만 달러 (약30억 원)를 지불했다. 재단은 또한 컬러스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사람들에게 약 180만 달러(약 25억 원)를 지불했다.

BLM이 재정을 투명하게 운영하는 데 실패하면서 주 정부가 재정관리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캘리포니아와 워싱턴은 주 정부는 재정 투명성 부족으로 BLM의 기부금 모금을 금지했다.

아마존은 자선 플랫폼 아마존 스마일에서 BLM을 퇴출했으며, 4월 인디애나주 법무장관 토드 로키타는 BLM의 기부금 사용에 대한 조사의 일환으로 BLMGNF에 소송을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