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M 시위 여파로 미국 내 ‘살인사건’ 급증” 美 연구 결과

나빈 아트라풀리
2023년 09월 19일 오후 4:15 업데이트: 2023년 09월 19일 오후 5:12

반(反)인종차별 운동단체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BLM·Black Lives Matter)’ 주도의 시위가 미국의 살인사건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는 연구 결과가 공개됐다.

BLM 시위가 경찰력을 약화해 치안이 불안해지고 중범죄 발생률이 증가했다는 것이다.

지난 14일 세계 최대의 온라인 저널 데이터베이스인 사이언스다이렉트에는 ‘BLM 시위가 경찰력에 미친 영향’이라는 제목의 연구 논문이 게재됐다.

이 연구는 2014년 마이클 브라운 사망사건, 2020년 조지 플로이드 사망사건 이후에 벌어진 두 차례의 BLM 시위와 그 여파를 분석했다.

논문의 저자인 트래비스 캠벨은 “이번 연구 결과에 따르면 BLM 시위 이후 경찰의 바디캠 도입이 늘어난 반면, 신체 접촉이나 무력 사용 빈도는 줄어들었다”고 전했다.

이어 “이런 변화는 범죄 현장 증거의 질을 개선하기 위함이 아니라, 경찰에 대한 대중의 인식을 개선하기 위한 움직임”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경찰력 축소와 바디캠의 광범위한 도입으로 인해 2014~2019년까지 5년간 경찰의 치사력은 약 15% 감소했다”고 덧붙였다.

치명적인 부작용

경찰력 축소에 따른 부작용으로 살인 사건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기간인 5년간 살인 사건의 신고 건수는 그전보다 약 11.5% 증가했다. 이는 살인 사건이 3000건 이상 늘어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반면에 재산 범죄의 검거율은 약 12%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캠벨은 “이런 점들은 경찰 활동이 크게 감소하고 경찰력이 약화해 치안이 불안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BLM 시위로 인해 경찰에 대한 대중의 부정적 인식이 강해졌고, 경찰들은 이를 의식해 점차 소극적으로 활동하게 됐다”며 “경찰들은 대중의 비판이나 법적 책임을 우려하고 있고, 사기가 크게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고 덧붙였다.

또 “경찰에 대한 불신, 혐오 등의 부정적 인식이 강해짐에 따라 일부 시민들은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폭력’을 쓰고 있다. BLM 시위 이후 살인 사건이 증가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전했다.

2020년 6월 1일, 조지 플로이드 사망사건 이후 BLM 시위가 벌어진 캘리포니아주 할리우드에서 신발 한 켤레를 든 용의자가 주방위군 병사들을 지나치고 있다. | Robyn Beck/AFP via Getty Images

최근 뉴욕경찰국(NYPD)은 조지 플로이드 사망사건으로 제기된 소송에서 시위대에 대한 대응 방식을 개편하기로 합의했다.

이 합의에 따라 NYPD는 앞으로 시위에 투입하는 경찰관의 수를 대폭 줄이게 됐다. 또한 경찰이 방어선 등을 이용해 시위대를 일정 구간에 가둠으로써 진압하는 방법인 케틀링(Kettling) 전술도 금지된다.

게다가 향후 3년간 뉴욕 경찰이 시위에 어떻게 대응하는지 평가할 협력위원회도 구성될 예정이다.

경찰의 사기 저하

연구에 따르면 2020년 조지 플로이드 사망사건 이후 벌어진 BLM 시위로 인해 경찰에 대한 대중의 인식이 급격히 나빠진 것으로 드러났다.

그 결과 경찰의 사기가 떨어졌고, 경찰관의 자발적 사직이 279% 증가했다.

또한 그 부작용은 경찰에 대한 자금 지원 중단으로까지 이어졌다. 실제로 BLM 시위는 지나친 무력 사용을 이유로 경찰을 비난하면서 전국 경찰서에 대한 자금 지원을 중단하도록 촉구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미국의 경찰 인력은 전례 없는 수준으로 감소하고 있다.

경찰관에 대한 공격이나 위협은 늘어나고 있다. 미 연방수사국(FBI)에 따르면 2022년에는 평균 6일마다 최소 한 명 이상의 경찰관이 사망한 것으로 파악됐다.

테러 단체와 폭력 시위

2021년 9월 29일 열린 대테러에 관한 하원 감독 청문회에서 낸시 메이스 하원의원(공화당·사우스캐롤라이나주)은 FBI 대테러 부서의 티모시 랭건 수석부국장에게 “FBI는 BLM, 안티파 등의 극단적인 좌파 단체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라고 물었다.

이에 랭건 부국장은 “FBI는 이 단체들을 테러 단체로 여기지 않으며, 일련의 ‘운동(Movement)’으로 보고 있다”고 답했다.

이후 메이스 의원은 브레이트바트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랭건 부국장의 답변은 매우 충격적이었다”고 고백했다.

이어 “우리는 최근 몇 년간 미국 전역에서 BLM, 안티파 등의 극단적인 좌파 단체가 길거리에 불을 지르거나 폭력을 행사하고 시민들을 위협하는 모습을 수없이 목격했다”며 “그런데 이를 두고 ‘운동’이라고 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FBI가 미국 전역에서 벌어지는 좌파 단체의 폭력 행위를 추적하지 않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비판했다.

*김연진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