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물가상승률, 21개월 만에 2%대 진입…석유류 가격 하락폭 최대

한동훈
2023년 07월 4일 오후 1:14 업데이트: 2023년 07월 4일 오후 1:14

물가상승률이 5개월 연속 둔화하면서 6월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이 2.7%를 기록하며 21개월 만에 2%대로 내려왔다.

석유류 가격이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최대 하락폭을 나타내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을 크게 떨어뜨렸다.

통계청이 4일 발표한 ‘2023년 6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1.12(2020년=100)로 전년 동월 대비 2.7% 올랐다. 상승률 2%대는 지난 2021년 9월(2.4%) 이후 21개월 만이다.

올해 들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월 5.2% 이후 2월 4.8%, 3월 4.2%, 4월 3.7%, 5월 3.3%, 6월 2.7% 등 둔화세를 이어가고 있다.

자주 구매하는 품목 위주로 구성돼 장바구니 물가에 가까운 생활물가지수 상승률은 5월 3.2%에서 6월 2.3%로 떨어졌다. 생활물가가 2%대로 둔화한 것은 27개월 만이다.

이달 물가상승률 둔화는 석유류 하락에 힘입은 결과다. 석유류 가격은 1년 전보다 25.4% 떨어지면서 관련 통계가 작성된 1985년 1월 이후로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품목별로는 경유 32.5%, 휘발유 23.5%, 자동차용LPG 15.3% 등 각각 큰 폭의 하락을 나타냈다. 전체 물가상승률에 관한 석유류의 기여도는 -1.47%P로 나타났다. 석유류가 물가상승률을 약 1.5%P 낮췄다는 의미다.

반면 석유류 가격의 영향을 받는 가공식품 가격은 7.5% 올라 전월(7.1%) 대비 상승폭이 늘어났다. 빵(11.5%), 라면(13.4%), 우유(9%), 스낵과자(10.5%) 등 먹거리 제품의 가격이 많이 올랐다. 그 외 유아동복(13.7%), 티셔츠(14.3%) 등 의류 가격 상승폭도 컸다.

전기·가스·수도는 1년 전보다 25.9% 올랐다. 지난 5월 중순 전기요금이 kWh(킬로와트시)당 8원 오른 것과 맞물린 것으로 풀이된다. 서비스 가격은 3.3%를 기록했으며 이는 전월(3.7%) 대비 0.4%P상승폭이 감소한 수치다.

농·축·수산물은 전년 동월 대비 0.2% 오르고 전월 대비로는 0.1% 내렸다.

장기적이고 기초적인 물가추세를 보여주는 근원물가 역시 상승률이 둔화했다. 농산물과 석유류를 제외하고 집계하는 근원물가지수인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는 110.51(2020년=100)로 4.1% 상승했다. 작년 5월(4.1%) 이후 가장 낮은 것으로 전월(4.3%) 대비 0.2%P 하락한 수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방식으로 집계한 근원물가지수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지수’ 역시 상승률이 떨어졌다. 이 지수는 108.7(2020년=100)을 기록하며 3.5% 상승했는데 이는 전월(3.9%) 대비 0.4%P 떨어진 것이다.

통계청은 물가 안정세가 7월까지 이어지겠으나 올해 하반기에는 하락폭이 둔화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국제 원자재 가격과 환율이 상방 요인으로 작용하고, 국내 경기에 따라 하방 요인이 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