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주째 잠적한 中외교부장…불륜설 대상 女앵커 ‘미인계’ 의혹까지

왕요췬(王友群)
2023년 07월 19일 오전 10:08 업데이트: 2024년 02월 19일 오후 3:08

뉴스분석

중국의 친강(秦剛) 외교부장이 21일째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이를 둘러싸고 여러 추측이 난무하는 가운데 최근 국내외 언론들은 친강이 홍콩 위성방송 ‘펑황(鳳凰·Phoenix) TV’의 미녀 진행자 푸샤오톈(傅曉田)과 불륜 관계를 맺고 아들을 낳았다는 소식을 앞다퉈 보도했다.

친강의 잠적이 이 불륜 스캔들과 관련이 있을까? 필자는 그럴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시진핑, 친강을 ‘측근’으로 발탁·중용

2021년 7월 28일, 친강은 미·중 관계가 수교 이래 최악으로 치닫는 시기에 주미 중국대사로 임명됐다.

이어서 지난해부터 파격적인 승진을 거듭했다. 지난해 10월 중국 공산당 20차 당대회에서 중앙위원에 올랐고, 12월에는 외교부장에 올랐으며, 올해 3월에는 국무위원(부국급)으로 임명돼 중국 최연소 ‘당과 국가 지도자’가 됐다.

불과 몇 달 만에 부부장(차관급)에서 중앙위원으로, 중앙위원에서 외교부장으로, 이어 국무위원(부국급)으로 승진하면서 직급이 ‘3단계’나 뛰어오른 것이다.

중국 공산당의 고위관료 승진 관례에 따르면 부국급 이상은 최소 5년 이상 성장·부장으로 근무해야 한다. 그러나 친강은 부장급에 오른 지 3개월도 안 돼 부국급으로 승진했다.

친강 불륜 스캔들, 핫이슈로 떠올라

지난 13일, 베이징의 원로 반체제 여성 언론인 가오위(高瑜)는 트위터에 이날 국내 1인 미디어들이 친강 외교부장의 스캔들을 전하고 있다며 그중 하나를 리트윗했다.

“친강에게 일이 생겼다. (6월) 25일 중앙기율위원회가 그를 찾아 담화했다. 주로 한 여성과 관계를 맺고 아이를 낳은 데 관한 이야기였다. 이에 앞서 그 여성은 다른 일로 체포돼 친강과의 관계를 실토했다. 사람들은 친강이 다시는 중용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

가오위는 네티즌들의 댓글과 펑황TV 진행자 푸샤오톈의 이미지 자료도 첨부했다.

최근 친강에 관한 소문은 해외 언론뿐만 아니라 중국 본토 인터넷에서도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14일 ‘친강’의 바이두 지수는 209528포인트로, 조회수 1위를 차지했다. 친강-푸샤오톈 스캔들 관련 검색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했음을 방증한다.

여기에 더해 최근 네티즌들은 두 사람 관련 자료들을 찾아 유포하고 있다. 푸샤오톈이 2022년 3월 22일 워싱턴에서 친강을 인터뷰하는 영상, 두 사람이 함께 찍은 여러 장의 사진, 푸샤오톈이 아들을 자랑하는 웨이보 게시글 등이다.

푸샤오톈이 2022년 3월 22일 워싱턴에서 친강을 인터뷰하고 있는 장면. | 펑황왕(鳳凰網) 캡처

그중 하나는 4월 10일 푸샤오톈이 아들을 데리고 비행기로 로스앤젤레스를 떠나면서 웨이보에 올린 트윗이다.

“지난번에는 LA에서 워싱턴까지 갈 때 이 비행기를 탔었다. 혼자서 봄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밤에 벚꽃이 조용히 만개한 특구에 내렸다. 그때는 업무적인 인터뷰였는데, 그게 ‘풍운대화(風雲對話)’ 프로그램에서의 마지막 출연일 줄이야. 1년 만에 다시 비행기에 탑승했는데 여전히 LA에서 출발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아들 얼-킨(Er-Kin)이 생겼다. 이번 비행의 목적지는 ‘전방(前方)’이다.”

4월 10일, 푸샤오톈은 웨이보에 아들 Er-Kin을 데리고 LA를 출발했으며 목적지는 ‘전방(前方)’이라고 밝혔다. | 푸샤오톈 웨이보 캡처.

그녀는 게시글에 지난해 3월 20일 워싱턴에서 친강을 인터뷰한 내용을 담았다. 그리고 1년 만에 그녀는 아들 Er-Kin이 생겼다. 아들 이름 중 Kin은 발음이 중국어의 ‘친(秦)’과 가까워 ‘친강’의 ‘친’으로 여겨진다.

3월 19일은 친강의 57번째 생일이다. 푸샤오톈은 이날 웨이보에 누군가의 생일을 축하하는 글과 함께 생일 케이크 이모티콘을 첨부했다. 게시글에는 이렇게 썼다.

“Many happy returns! 이 덕담의 의미는 ‘복 많이 받기를(TO HAVE many happy returns)’이 아니라 ‘해마다 오늘이 있기를(Many happy returns TO THIS VERY DAY)’이라는 뜻이다. 그래서 생일 축하 인사로도 자주 쓰인다.”

3월 18일, 푸샤오톈은 아들을 대신해 “아빠는 사명을 위해 달려갔다. 바빠서 생일도 (함께) 못 보내니 멀리서 아빠의 생일을 축하할 수밖에 없다”는 게시글을 올렸다.

푸샤오톈 웨이보 캡처.

푸샤오톈은 미녀 스파이?

5월 1일, 홍콩파이(HKpi) 뉴스는 펑황위성TV 프로그램 ‘풍운대화’의 진행자가 푸샤오톈에서 주즈퉁(朱梓橦)으로 교체됐다고 보도했다.

푸샤오톈이 웨이보에 마지막으로 글을 올린 날은 4월 10일이다. 그녀가 대중의 시야에서 사라진 지 3개월이 넘었다. 푸샤오톈은 중국 본토로 날아간 뒤 시진핑 당국에 ‘스파이’ 혐의로 체포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주장은 사실일 수 있다. 푸샤오톈의 경력을 살펴보면, 그녀의 배경이 대단하다고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푸샤오톈은 1983년 6월 12일 충칭시 베이페이(北陪)구에서 태어났다.

2002년 베이징언어문화대학(北京語言文化大學, 이하 베이징언대) 영어언어문학과에 입학했다. 이 대학은 중국에서 유일하게 중국에 유학온 학생들에게 중국어·중국문화 교육을 주로 하는 국제형 대학으로서 ‘작은 유엔’으로 불린다.

외국인 유학생이 많다 보니 이 학교에 다니는 중국 학생들은 처음부터 중국 공산당에 의해 스파이로 양성됐을 가능성이 있다.

푸샤오톈은 베이징언대에서 학부 과정을 마치지 않은 채 베이징대로 전학했고,  베이징언대에서 영문학 학사 학위를 받고 베이징대에서 경제학 학사 학위를 받았다.

일반 대학 학부생이 갑자기 중국에서 가장 유명한 대학인 베이징대로 전학한 것도 이례적인 일이지만, 두 대학을 동시에 다니고 또 두 대학에서 다른 전공으로 동시에 학사 학위를 받는 것은 더욱더 이례적인 일이다.

이런 사실이 중국공산당이 그녀를 스파이로 양성했음을 강력히 시사한다.

2006년 푸샤오톈은 영국 케임브리지대 처칠칼리지에 입학했고, 2008년 교육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2008년 펑황TV에 합류한 푸샤오톈은 얼마 지나지 않아 런던 특파원 팀장 겸 수석기자로 승진했다. 2011년 반정부 민주화 운동이 일어난 리비아로 두 차례 건너가 현지 보도를 하면서 ‘사막의 꽃’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2012년 펑황위성TV 홍콩본부로 자리를 옮겨 선임기자로 승진했고, 세계 각국을 누비며 특파원과 대형 국제회의 논설위원으로 활동했다. 2013년부터 펑황위성TV 명품 프로그램 ‘풍운대화’의 진행자로 활동하며 전 세계 200여 명의 정치인과 인터뷰했다.

각국 정계 요인들을 폭넓게 상대할 수 있는 유명 TV 진행자는 스파이 활동을 하기에 최적의 신분이다. 게다가 미녀라면 더할 나위 없을 것이다.

2016년 6월 10일, 영국 케임브리지대 처칠칼리지는 그녀의 이름을 따 교내 한 정원을 ‘샤오톈 가든(曉田花園)’으로 명명했다.

처칠칼리지 ‘샤오톈 가든(曉田花園)’ 명명식 현장. | 펑황왕 캡처

이 명명식에 영국 주재 중국대사(대리대사) 천원(陳雯)이 참석해 발언했다. 첸원에 따르면 케임브리지대는 노벨상 수상자 120명을 배출했고, 그중 32명이 처칠칼리지에서 나왔다.

처칠칼리지가 여성 동문의 이름으로 칼리지의 시설을 명명하는 것은 개교 이래 처음이다.

푸샤오톈이 이런 기회를 얻기 위해 케임브리지대에 최소 100만 파운드 이상을 기부했다는 평론도 있다. 이때는 그녀가 펑황위성TV에 입사한 지 8년밖에 안 됐는데 어디서 이렇게 많은 돈이 나온 걸까?

이는 그녀 뒤에 큰 재력가나, 거액을 동원할 수 있는 권력자가 있음을 의미한다.

푸샤오톈은 2017년 6월 12일 중국 주재 이탈리아 대사관에서 이탈리아-중국 간 교류에 기여한 공로로 이탈리아 정부로부터 ‘이탈리아의 별(Stella d’Italia) 훈장’을 받았다.

이탈리아 정부가 1947년부터 수여하는 이 훈장은 이탈리아와 다른 국가 간의 협력과 유대를 증진한 외국인에게 주어지며, 지금까지 아르헨티나의 마우리시오 마크리(Mauricio Macri) 대통령, 불가리아의 보이코 보리소프(Boyko Borisov) 총리, 모나코의 찰스 왕세자비, 미국의 유명 가수 프랭크 시나트라(Frank Sinatra) 등이 이 훈장을 받았다.

푸샤오톈이 이 훈장을 받은 것도 심상치 않은 일이다. 그녀는 국제적인 지명도나 신분 면에서 지금까지의 수훈자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미천한 데다 가장 젊은 나이에 이 영예를 안았기 때문이다. 이 또한 그녀 배후에 보이지 않는 손이 있음을 시사한다.

드러난 정황 증거를 종합하면 누군가가 푸샤오톈을 스파이로 키웠고 국제적으로 활동할 공간을 확보해줬을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중국 공산당의 스파이 두목과 연관이 있을 수밖에 없다. 누구일까? 시진핑이 집권하기 전의 스파이 두목은 장쩌민(江澤民) 파벌의 2인자 쩡칭훙(曾慶紅)이다.

친강은 푸샤오톈 배후세력과 어떤 관계인가?

장쩌민은 1989년 중난하이에 입성한 뒤 곧바로 쩡칭훙을 중난하이 ‘대내총관(大內總管)’ 자리에 올려 놓았다. 이후 쩡칭훙은 중앙판공청 주임, 중앙조직부장,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중앙서기처 서기, 중앙당교 교장, 국가부주석, 중앙홍콩마카오 공작영도소조 팀장 등 요직을 두루 거치면서 세계 각지에 첩보망을 구축했다. 그는 이 과정에서 자신의 지위는 물론 훙얼다이(紅二代), 관얼다이(官二代) 인맥을 십분 활용했다.

홍콩은 오랫동안 쩡칭훙의 가장 중요한 세력권이었다. 홍콩에 본사를 둔 펑황위성TV는 과거에는 줄곧 장쩌민 파벌의 나팔수 역할을 했다.

펑황위성TV 설립자 류창러(劉長樂)는 1951년 11월 상하이에서 태어났고, 그의 아버지는 중앙조직부 판공청 부주임을 지낸 류샹이(劉向一)이다. 류창러는 중앙인민방송국(CNR)에서 근무하다 1988년 해외로 이주했고, 1990년 홍콩에 정착한 후 1996년 펑황위성TV를 설립했다.

2005년 익명을 요구한 한 평론가가 에포크타임스에 폭로한 바에 따르면, 1998년 류창러가 광둥선 선전에서 연회를 열었을 때 중국 국가안전부가 펑황위성TV 설립 자금 200만 달러를 후원했다.

홍콩의 원로 시민운동가 고(故) 쓰투화(司徒華)는 2009년 “펑황위성TV는 중국 공산당이 후원하고 통제하는 매체이며 주요 책임자들도 국가안전부 배경을 갖고 있다”고 폭로한 바 있다.

장쩌민 계파와 가까운 류창러는 장쩌민·쩡칭훙의 측근인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시 당서기, 저우융캉(周永康) 전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 겸 정법위원회 서기를 여러 차례 두둔했고, 보시라이가 충칭시 당서기로 있는 동안 그를 찾아가기도 했다.

장쩌민의 장남 장몐헝(江綿恆)은 펑황미디어(鳳凰傳媒) 이사회의 이사였다.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장몐헝이 펑황TV의 2대 주주라고 보도한 바 있다.

쩡칭훙의 동생 쩡칭화이(曾慶淮)는 1995년 중국 문화부의 ‘특별 순시원(巡視員)’으로 홍콩에 파견돼 홍콩 중화문화성(中華文化城) 회장을 지냈고, 이후 종신 명예회장을 지냈다. 그는 홍콩과 대륙 정계·재계·문화계에서 활약하는 ‘문화계 거물’로서 홍콩·대륙의 많은 연예계 미녀·스타·사회자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었다.

그래서 장쩌민 계파의 나팔수인 펑황위성TV도 쩡칭화이와의 관계가 각별할 수밖에 없었다.

펑황위성TV가 한때 중국공산당 국가안전부의 스파이 소굴이었다면, 쩡칭훙에서 쩡칭화이, 류창러, 푸샤오톈으로 하나의 선으로 이어졌다.

따라서 최근 몇 년 동안 시진핑과 장쩌민·쩡칭훙이 내부 투쟁을 벌이는 과정에서 펑황위성TV는 시진핑이 중점적으로 숙청해야 할 대상이었다.

2021년 2월, 펑황위성TV 회장과 최고경영자(CEO)가 각각 쉬웨이(徐威) 상하이사회과학원 서기와 쑨위성(孫玉勝) 중앙방송국(CCTV) 부국장으로 대체됐다. 류창러와 그의 가족은 펑황위성TV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현실적으로 볼 때 류창러의 지원 없이 푸샤오톈이 펑황위성TV에 입사해 최고의 진행자가 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또한 이 지원 활동의 일환으로 그가 푸샤오톈을 중국 공산당 모(某) 고위 관리에게 소개했을 개연성도 상당히 크다.

2023년 4월 10일, 푸샤오톈이 아들을 데리고 로스앤젤레스에서 ‘전방’으로 간다며 웨이보 올린 글이 그녀의 마지막 게시글이었다.

지난해 인터넷에 푸샤오톈의 남편이 스바오펑(石寶峰)이라는 소문이 돌았다. 푸샤오톈은 지난해 3월 30일 웨이보에 “스바오펑이 누구인지 전혀 모른다”면서 자신은 미혼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푸샤오톈은 자신과 친강을 둘러싼 갖가지 소문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한마디 해명도 하지 않았다.

푸샤오톈은 ‘스파이’ 혐의로 체포됐을 가능성이 있다. 심문 과정에서 친강과의 관계를 자백했을 수도 있다.

2021년 2월 16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시진핑이 취임 초 한 내부 회의에서 “당신들은 술자리에서 죽지 않으면 침대에서 죽는다”고 공산당 간부들을 꾸짖었다고 보도했다.

지금으로서는 친강이 푸샤오톈의 배후 세력과 얼마나 깊이 관련됐는지는 알 수 없다. 앞으로 시진핑이 친강을 어떻게 대할지는 지켜볼 일이다.

*이 기사는 저자의 견해를 나타내며 에포크타임스의 편집 방향성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