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부산 엑스포 유치 좌절…사우디, 119표로 개최지 선정

이윤정
2023년 11월 29일 오전 5:10 업데이트: 2023년 11월 29일 오전 6:57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개최지로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가 선정됐다.

국제박람회기구(BIE)가 28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제173차 총회를 열고 실시한 엑스포 개최지 선정 1차 투표에서 리야드는 119표를 획득했다. 사우디는 투표 참여 165개국 중 3분의 2(110표) 이상의 표를 얻어 결선 투표 없이 2030년 엑스포 개최지로 선정됐다. 부산은 29표, 이탈리아 로마는 17표를 얻었다.

우리나라는 최종(5차) 경쟁 프레젠테이션(PT)에서 부산 엑스포가 인류가 당면한 공동 과제의 해결을 모색하는 ‘연대의 장’이 될 것이라는 비전을 부각했다. 한덕수 국무총리와 박형준 부산시장을 비롯해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나승연 부산 엑스포 홍보대사 등 5명이 무대에 올라 영어로 연설하며 부산엑스포를 지지해 줄 것을 호소했다.

하지만 ‘오일머니’를 앞세운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와의 경쟁에서 큰 표 차이로 고배를 마셨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투표 결과 발표 직후 기자회견에서 “국민의 열화와 같은 기대에 미치지 못해 송구스럽고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대한민국 부산을 지지해 준 BIE 회원국에 진심으로 감사한다”며 “모두가 바랐던 대역전극은 무산됐지만, 이번에 다진 글로벌 외교 네트워크는 대한민국 국익과 경제의 지평을 넓히는 큰 자산이 될 것”이라고 했다.

부산시는 이번 투표 결과는 아쉽지만, 부산의 뛰어난 역량과 경쟁력을 바탕으로 2035년 엑스포 유치에 다시 한번 나서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기로 했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부산시민들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BIE 실사단 방문을 열렬히 환영하며 한마음으로 노력해 왔다”면서 “부산 시민들의 꿈이 무산되어 마음이 무겁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국민의힘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마지막까지 총력을 다한 대한민국 국민 모두 자랑스럽다”며 “미완의 성공이지만, 대한민국의 저력을 또 봤다”라고 평가했다.

한편, 우리나라는 앞서 1993년 대전 엑스포(과학), 2012년 여수 엑스포(해양과 환경) 등 특정 분야를 주제로 열리는 ‘전문엑스포(인정 박람회)’를 개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