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국책연구소 “중국 공산당이 댓글 부대 동원 해외 여론 조작”

최창근
2022년 10월 6일 오후 12:24 업데이트: 2022년 10월 6일 오후 12:47

‘우마오당(五毛黨)’으로 불리는 중국 공산당 여론 조작 부대가 외국에서 친중국, 반서방 정서를 조장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우마오당 활동 무대는 남태평양 도서(島嶼)국 솔로몬제도이다.

10월 5일, 호주 일간지 ‘디오스트레일리안(The Australian)’은 호주 국책 외교안보 싱크탱크 호주전략정책연구소(Australian Strategic Policy Institute·ASPI)가 ‘진실을 억누르고 거짓을 퍼트린다(Suppressing the truth and spreading lies)’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공산당이 어떻게 솔로몬제도 정보통신 환경에 영향을 끼치는가(How the CCP is influencing Solomon Islands’ information environment)‘라는 부제가 붙은 해당 보고서에서는 “우마오당으로 불리는 중국 공산당 선전원들이 SNS를 통해 솔로몬제도의 반중국 정서를 지우고 미국과 호주 등 서방에 대한 비판 여론을 키웠다.”고 지적했다.

보고서 원문

2021년 11월, 솔로몬제도 수도 호니아라에서는 친중 성향의 미나세 소가바레 총리 퇴진을 요구하는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벌어졌다. 시위는 솔로몬 제도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말라이타섬 주민들 중심으로 이뤄졌다. 2019년 소가바레 총리가 공식 수교국이던 대만과 단교하고 중국과 국교를 수립하자 대만과 문화적 교류가 활발했던 말라이타 주민들이 벌인 대규모 항의 시위였다.

‘진실을 억누르고 거짓을 퍼트린다’ 보고서에 따르면 사건 이후 솔로몬제도 국민들의 페이스북 계정에서 중국 관련 게시물에 부정적인 댓글은 75%에서 57%로 감소했고 긍정적인 댓글은 19%에서 32%로 증가했다. 반면 서방이 시위를 지원했으며 국가를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는 등의 부정적인 반응은 0%에서 7%로 증가했다.

올해 3월, “중국과 솔로몬제도 사이에 안보 협정을 추진하고 미국이 이를 우려한다.”는 보도가 나오자 페이스북 등 SNS에서 반중국 반응은 49%에서 29%로 줄었고 친중국 반응은 3%에서 12%로 올라갔다. 반면 반서방 반응은 0%에서 18%로 급등했다.

호주전략정책연구소는 이 같은 반서방 친중 메시지와 댓글의 근원을 추적한 결과 ‘중국의 이해’라는 회원 약 1000명이 있는 페이스북 페이지와 연결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소는 “중국 공산당이 이를 활용해 특정 언론인, 오피니언 리더들에게 각종 친중 반서방 관련 게시물을 퍼뜨리고 각종 댓글을 다는 방식으로 친중국 여론을 조성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연구소는 “솔로몬제도 국내 언론 보도를 분석한 결과, 중국 공산당이 사용하는 언어 표현을 사용하는 반서방 기사들이 급증했다.”며 “솔로몬 제도 3개 언론사에서 중국 보도자료와 발표문, 의견서를 토대로 한 기사가 호주와 미국의 그것을 합친 것보다 2배 이상 많았다.”고 분석했다.

남태평양의 솔로몬제도는 1983년 대만과 수교 후 36년간 국교를 유지해 왔으나 2019년 중국과 수교하고 대만과 단교했다. 솔로몬제도가 대만과 단교를 결정한 것은 경제력을 앞세운 중국의 압박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솔로몬제도는 2022년 4월, 중국과 안보협정을 체결했다고 발표하여 미국과 호주에 충격을 줬다. 협정에는 중국 함정이 솔로몬제도에서 물류 보급을 받을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