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제약사들, 코로나19 백신 부작용 전부 공개해야”

한동훈
2023년 09월 8일 오후 5:14 업데이트: 2023년 09월 8일 오후 6:15

팟캐스트서 발언…“당선되면 투명성 요구할 것”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모든 제약사는 (코로나19) 백신 부작용에 관한 데이터를 전부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최근 한 팟캐스트에 출연해 제약사들이 코로나19 백신 부작용에 관한 데이터와 연구 공개를 거부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국민의 알 권리’를 강조하며 이같이 밝혔다.

사업가 출신의 보수성향 정치평론가 튜더 딕슨의 팟캐스트에 초대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 방송에서 자신의 기소와 조 바이든 대통령의 부패 문제 등 다양한 주제에 관해 대화하면서 백신 부작용 문제도 언급했다.

진행자 딕슨은 “바이든 대통령은 모든 미국인이 백신을 접종하길 원하지만, 우리에게는 백신 부작용에 관한 제보가 다수 접수되고 있다”고 운을 뗐다.

딕슨은 또한 “하지만 제약사들은 ‘공공 준비 및 비상사태 대비법(Public Readiness and Emergency Preparedness Act·PREPA)’에 따라 2024년 12월까지 백신과 관련한 건강상의 피해에 면책 기간을 적용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법은 2005년 조지 W. 부시 대통령 시절 제정됐으며, 공중보건 비상사태 선포 시 백신 제조업체가 실험적 약물을 제공했다가 부작용에 관한 소송으로 무너지는 것을 막기 위한 보호장치로 마련됐다.

그러나 제정 이후15년간 등장이 뜸했던 이 법은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제기된 여러 소송에서 제약사를 보호하는 용도로 빈번하게 인용되고 있다. 양로원 등 요양시설에서 백신 접종 후 사망 등과 관련해 소송이 이어지고 있으나 번번이 이 법에 가로막히고 있다.

딕슨은 “이 법에 의한 면책기간이 만료되면, (제약사들은) 백신으로 인한 모든 건강상의 피해에 대해 책임을 져야 된다. 그때가 되면 당신은 제약사들에 백신 부작용에 관해 정직하게 말하도록 요구하겠느냐”고 물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제약사는 관련 데이터와 정보에 대해 정직하게 밝혀야 할 의무가 있다”며 “만약 무언가를 숨기고 있다면 그것은 그들이 잘못을 감추고 있다는 것”이라고 대답했다.

또한 트럼프는 지난달 25일 “신종 변이에 대응할 수 있는 새로운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자금을 제공할 것”이라고 한 바이든 대통령의 발표와 관련해서도 “신중할 필요가 있다”며 “안정성을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고 논평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후 3년이 넘어가면서 미국 전역에서는 백신 접종과 이명(귀울음), 시력 저하, 혈액 응고(혈전), 사망과의 연관성이 보고됐다.

상대적으로 잘 알려지진 않았으나 피부 이상 증세도 백신 접종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는 일반적으로 약물 알레르기에 의한 것으로 피부 표면에 두꺼운 붉은색의 딱지(플라크)가 발생하는 증상이 동반된다.

기존 백신과 달리 메신저RNA(mRNA) 성분이 포함된 코로나19 백신이 면역 체계가 아직 성숙하지 않은 아이들에게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도 이어지고 있다.

SCI급 국제학술지인 ‘프런티어즈 인 이뮤널러지(Frontiers in Immunology)’에 실린 최근 논문에서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은 다른 감염병에 대한 어린이의 면역반응을 저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논문 링크).

한편, 코로나19 백신 사용을 승인한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보유한 백신 관련 데이터를 둘러싼 의료인단체와 FDA와의 법적 다툼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5월 텍사스 북부 연방지방법원 재판부는 FDA에 화이자와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 사용을 승인한 근거 자료를 서둘러 공개해야 한다며 월평균 18만 쪽씩 오는 2025년 6월 말까지 전부 공개 완료하라고 명령했다.

담당판사인 마크 피트먼 판사는 판결문에서 “민주주의는 닫힌 문 뒤에서 죽는다”는 말로 투명성을 강조하면서 성인(16세 이상)뿐만 아니라 미성년자 백신 접종을 승인한 근거 자료도 모두 공개하라고 지시했다.

FDA는 총 480만 쪽으로 추정되는 이 데이터를 매달 1천~1만6천 쪽 이상의 속도로 공개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라고 주장했으나, 피트먼 판사는 “시기를 놓친 정보는 가치가 없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FDA 주장에 따르면 데이터를 전부 공개하는 데에는 총 23년이 소요된다.

* 이 기사는 톰 오지메크 기자가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