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시대의 한반도 미래

2016년 11월 29일 오전 11:33 업데이트: 2019년 11월 11일 오후 2:48

국제 정세와 외교는 트럼프의 약점으로 꼽혀왔다. 이 분야는 미국 대통령이 권력을 충분히 행사할 수 있는 분야다. 트럼프 당선 후 국제 정세와 한반도는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

2006년 10월부터 지금까지 북한은 제5차 핵실험을 마쳤다. 전문가들은 5년 내에 북한이 약 100개 분량의 핵탄두를 생산할 능력을 갖추게 되며, 미국 대륙까지 도달 가능한 대륙간 탄도미사일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트럼프가 취임 후 직면할 가장 시급한 문제 중 하나가 북한의 핵 위협이 될 것임을 의미한다.

미국은 1970년대부터 북한의 핵무기 개발 문제에 주목해왔고 1988년에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국제사회에 정식 통보했다.

1994년에는 미국과 북한의 충돌이 극에 달해 제2차 한국전쟁 발발 위기까지 갔으나 카터 대통령이 북한과 협의를 체결해 위기를 해결했다.

트럼프의 경선 홈페이지에 공개된 외교 정책 중에는 북한 문제 해결에 대한 청사진이 특별히 제시되어 있지 않다. 하지만 4월 27일 미국의 싱크탱크 미국이익센터(Center for the National Interest)에서 발표한 외교 정책 관련 연설을 살펴보면 향후 트럼프가 취할 정책 방향을 파악할 수 있다.

트럼프 외교 정책 ‘미국의 안전과 이익 우선’

트럼프는 4월 연설에서 만약 자신이 대통령에 당선되면 외교 정책에서 미국의 안전과 이익을 최우선으로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역 공동 방위 문제에 대해서도 트럼프는 미국이 해외에 많은 군사기지를 두고 방대한 군사비를 부담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이 비용은 해당 기지가 있는 각국에서 지불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통령에 당선될 경우 아시아 동맹국 정상 회의를 개최해 군사비 부담 문제를 논의할 것이며 아시아 지역 전략을 재검토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어떤 지역의 도발에 대한 유일한 해결책이 전쟁밖에 없다면 주저 없이 군대를 파견할 것이며 미국이 참여한 전쟁은 반드시 승리한다고도 말했다.

트럼프, 한미 동맹 유지할 것

이를 보아, 트럼프는 한미 동맹을 배제하지는 않을 것이며 한반도 지역 안전을 지속적으로 수호할 전망이다. 또한 북한의 도발에 대해 한국과 새 전략을 구상하게 될 것이다. 대체 방법이 없다면 미국은 전쟁 발발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며 전력을 다해 승리를 거머쥘 것이다. 유일하게 바뀔 수 있는 것은 미국이 한국과 군사비 부담 문제를 논의하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트럼프는 당선 다음 날 박근혜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한국에 대한 보호 정책이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인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박근혜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우리는 변함없이 당신들과 함께 할 것이며, 한국과의 합력을 공고히 하여 북한의 위협에 대항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전(前) 이란 대사, 전 미 국무부 동아태차관보 크리스토퍼 힐은 북한의 위협에 대해 트럼프는 행동을 취하길 원하며, 미국은 여전히 아시아 지역의 안전 협정을 이행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트럼프, ‘중국 압박해 김정은 제거’

북한 핵 문제와 관련해 트럼프는 “김정은은 수작을 부릴 수 있고, 우리도 그와 놀아줄 수 없다. 그는 진짜 미사일을 갖고 있고, 진짜 핵 공격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중국에 각종 수단을 통해 김정은을 사라지게 만들라고 요구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또한 그는 김정은과 만날 용의도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CBS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중국을 압박해 북한에 경제 제재를 취하게 할 것이다. 중국은 북한을 통제할 능력이 있다. 중국이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그들은 제재 수단이 있고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 문제에 대해 트럼프는 2000년 출판한 자신의 저서 ‘우리에게 걸맞은 미국(The America We Deserve)’에서 더 늦기 전에 ‘확실한 군사 공격(surgical strike)’을 취해야 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미국 한미경제연구소(KEI) 선임연구원 트로이 스탠가론은 트럼프의 대북 정책과 관련해 “트럼프는 선거 활동 중에 이란에 북한과의 관계 단절을 제안한 바 있기에 그가 북한 정권을 지지하는 국가에 강한 입장을 취할 것이라 본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트럼프가 중국이 더 많은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함을 알고 있다. 나는 트럼프 당선인이 중국에 보다 강력한 입장을 취해주길 기대하며, 그가 경제 제재(중국 정부 압박)를 상당 부분 활용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스탠가론은 트럼프가 기존 정치가들과 달리 좀 더 융통성 있는 방법을 생각해낼 수도 있으며, 그의 비즈니스적 기술을 이용해 지극히 제한적인 적용 가능 방안 중에서 해결책을 찾아낼 것이라고도 했다.

트럼프는 김정은과 어떻게 대화할까?

한국 언론 ‘데일리 NK’는 트럼프가 취임 후 김정은과 만나게 되거나 미국과 북한이 회담을 개최하게 되면, 트럼프가 한미 연합군사 훈련을 일시 중단하는 방식으로 북한의 핵 실험 및 미사일 발사 중단 동의를 얻어낼 것이며, 최종적으로 북한 비핵화 평화 목표를 달성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북한과 미국의 협상에서 최대 장애는 핵무기에 대한 북한의 완고한 입장이다. 이로 인해 트럼프가 어떠한 조건을 내걸던 북한의 비핵화 거부 의사는 바뀌지 않을 것이다.

또한,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된다 하더라도 미국 대통령 임기는 4년에서 길게는 8년인데, 차기 백악관 주인이 등장하면 북한이 자신만의 방식으로 되돌아갈 가능성도 있다.

가장 우려되는 점은 북한과 미국의 담판이 1994년 전쟁 일촉즉발 국면을 반복하는 것이다. 협상 과정에서 양측의 대립이 격렬해지면 북한은 과거처럼 협상 과정에서 핵미사일 발사 능력을 내세워 미국을 압박함으로써 협상 카드를 늘여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북한의 도발 수위가 높아지면 트럼프는 미국의 이익이 침해받는다고 판단해 군사적 조치를 취할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한반도는 다시금 전쟁 위기에 휘말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