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정보기관 전 간부 “공자학원은 ‘트로이목마’ 같은 첩보기관”

2017년 10월 10일 오후 12:45 업데이트: 2020년 06월 12일 오후 5:27

캐나다 정보기관의 전 고위 간부가 ‘공자학원’을 악성 스파이웨어 ‘트로이 목마’에 비유하면서중국의 첩보기관이라고 비판했다. 공자학원은 중국 공산당(이하 중공)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는 해외 중국어 교육기관이다.

캐나다 보안정보국(CSIS)에서 21년 간 근무했던 미셸 주노-가쓰야 씨는 9월 30일 오타와에서 열린 한 영화제에 패널로 참석했다. 중공이 추진하는 대외 소프트파워 공작의 일환인 공자학원의 문제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공자의 이름으로>를 관객들과 함께 감상한 직후, 가쓰야 씨는 “그들(공자학원)은 악성 스파이웨어이자 해킹 프로그램인 ‘트로이 목마’로 판명됐다. 이는 이미 세계 곳곳에서 입증된 바 있다”라고 말했다.

공자학원은 중공이 기획한 ‘문화 교류 프로그램’으로 해외 대학과 제휴를 맺어 운영되는 대표적인 중공 교육기관이다. 하지만 유학자 ‘공자’의 이름을 내세운 것과 달리 교과 과정에서 유교와 관련된 과목을 찾아볼 수 없다. 현재 국내에는 한국외국어대, 경희대, 연세대 등 총 23곳에 설치돼 있다.

중국 교육부에 따르면 2016년 기준 139곳의 국가와 지역에 505개 공자학원이 운영 중이다. 대학 이하의 교육 기관에서 설립되는 공자과 역시 1008개에 달한다. 중국 교육부는 2020년까지 공자학원을 전 세계에 확산한다는 목표를 두고 있다.

가쓰야 씨는 중공이 공자학원을 해외 문화 교류 프로그램으로 추진하는 진짜 목적이 정보·연구 기관 소속 연구자들로부터 정보를 수집하기 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 정부의 대외 소프트파워 전략이 ‘우호’라는 미명하에 우리 사회에 침투하고 있다”면서 “중국에 순수한 관심을 가진 학생조차 타깃”이라며 안타까워 했다. 또 공자학원이 중공의 첩보 기관이라는 증거가 다수 발견됐고 직접적인 간첩 공작원의 활동과는 다른 형태로 진행됐다고 밝혔다.

한편, 미국 대학교수연합회(AAUP)는 2014년 6월 미국 전 대학에 공자학원과의 계약을 재검토하라고 요구했다. 캐나다 명문대인 맥마스터 대학교(McMaster University)는 2013년에 이미 공자학원을 폐쇄했다. 학교 측은 공자학원의 교사가 중국에서 채용됐고 공산당이 꺼리는 인권 문제와 민주화 운동 등에 관한 자유 토론을 금지해왔다는 점 등을 들면서 “공자학원의 기준은 본 대학의 창학 정신과 어긋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