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정보기관 경고 “중국, 유학생 동원해 외국 내정간섭”

한동훈
2023년 08월 29일 오후 1:52 업데이트: 2023년 08월 29일 오후 2:16

캐나다 정보기관들이 자국 내 중국인 유학생 동향을 예의주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탐사보도 전문기자 샘 쿠퍼는 캐나다 정보기관 보고서를 토대로 최근 중국이 유학생을 이용해 선거와 정치에 개입하고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그에 따르면, 특히 온타리오주와 브리티시컬럼비아주에서 중국 외교관들은 중국인 유학생 조직을 배후에서 조종해 학교 측과 다른 학생들에 대한 감시·협박 등 간첩 공작을 벌이고 있다.

중국인 유학생들은 이런 활동을 ‘애국’으로 여기고 자신에게 교육 혜택을 제공하는 해당 국가에 해를 끼치는 것에 별다른 죄책감을 갖지 않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또한 이런 활동에 참여하면 중국 귀국 시 여러 가지 특혜를 제공한다는 유혹도 이들의 마음을 흔드는 요소다.

실제로 이달 초 미군의 민감한 군사정보를 중국 요원에게 넘긴 혐의로 체포된 중국계 미 해군 2명 중 한 명도 공산당 입당 등의 제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해외 외교공관과 중국인 유학생들 사이에는 유학생 조직이 있다.

2005년 호주에 망명한 천융린 전 시드니 주재 중국 총영사관 정무영사는 “해외의 중국 외교공관은 중국학생학자연합회(CSSA)를 조직하고 자금을 대며 유학생과 중국 출신 학자들을 조종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중국학생학자연합회는 해외 중국인 유학생의 생활과 학습을 돕는 민간단체를 표방하고 있으나, 중국 공산당의 중앙통일전선공작부의 관리하에 있는 공산당 대외 조직으로서 해외 침투 공작의 일부를 담당하고 있다.

캐나다 의회 국가안보·정보위원회(NSICOP)의 2019년 6월 보고서에도 중국은 캐나다를 상대로 하이브리드 공격에 중국 교민단체와 유학생을 동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이브리드 공격은 군사적 조치뿐만 아니라 허위 정보 유포, 여론 조작, 정치·외교·경제적 압박, 사이버 공격 등 비군사적 조치를 동원하는 공격을 가리킨다.

NSICOP는 보고서에서 특히 중국이 캐나다 사회에서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중국 교민, 유학생 커뮤니티를 이용해 캐나다 정치인들을 주된 목표로 삼았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러한 공격이 캐나다 대학 내 표현의 자유, 집회의 자유 등 기본권을 침해해 학술기관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해칠 것으로 관측했다.

한편, 캐나다 의원과 중국 공산당에 반대하는 중국계 시민단체들은 이러한 침투를 국제법 위반 행위로 규탄하고 이를 저지할 ‘외국대리인등록법’ 제정을 추진 중이다.

이 법은 외국 정부의 이익을 위해 활동하면서도 이를 감추고 신분을 위장한 대리인들을 투명하게 드러내고 정기적으로 그 활동을 당국에 보고하도록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