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세계보건기구를 통한 중국의 초한전, 한국은 경계해야 한다

데이비드 크레이그
2023년 07월 7일 오전 11:53 업데이트: 2023년 07월 7일 오전 11:53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일하는 관료들은 세계인이 투표로 뽑은 선출직이 아니다. 하지만 그들은 지금 코로나 팬데믹을 구실로 세계인을 통제할 수 있는 막강한 권력을 쟁취하려고 시도하고 있다. 그들은 2024년 3월, WHO 194개 회원국에 제출할 새로운 조약을 준비하느라 분주하다. 이 조약은 회원국에 대해 법적 구속력을 갖도록 작성되었으며 새로운 유행병 또는 인체 건강에 위험하다고 여겨지는 상황이 발생하는 경우 WHO에 강력한 권한을 부여하게 될 것이다.

예를 들어 WHO가 회원국과 협의 없이 “국제적 우려 차원의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언할 수 있도록 할 것이며, 일정 지역 또는 국제적인 여행 제한 권한을 부과하고, 검증되지 않은 새로운 백신을 포함하여 어떤 치료를 해야 하는지 의무화할 수도 있으며, 국가가 봉쇄 조치를 시행하도록 지시하고, 심지어 부유한 국가에 가난한 국가의 의료 치료와 백신에 대한 비용 지불을 강제로 요구할 수도 있다. 요컨대 이 새로운 조약은 특정 지역의 요구에 따라, 서명한 국가로부터 의료 결정 권한을 빼앗을 수도 있다.

WHO는 국민이 선출한 공권력으로부터 지역, 광역, 국가 규모의 의료 통제 결정권을 빼앗아 글로벌 적합성, 명령 복종, 하향식 통제라는 선출되지 않은 중앙 집중형으로 전환할 것이다. 그래서 한국 국민은 정치인들이 새로운 조약에 비준하기 전 WHO가 코로나 팬데믹 동안 어떤 역할을 했는지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중국 정부는 새로운 전염병이 확산하고 있음을 인지하고 2020년 1월 말 자국 내 모든 여행을 금지했다. 2020년 1월 23일, 우한시는 격리 조치 됐고, 이틀 후에는 후베이성 전체가 봉쇄됐다. 1월 마지막 주에 후베이에서 중국의 다른 지역으로 향하는 자국 내 항공편이 중단됐고 베이징과 상하이와 같은 주요 도시의 교통이 통제됐다. 이때는 학교와 직장이 문을 닫는 중국의 설날이자 최대 관광 시즌이기도 했다.

2020년 1월 31일, 이탈리아는 중국을 오가는 많은 중국인 근로자와 관광객으로 인한 코로나 19의 대규모 발병을 우려하여 모든 중국 항공편을 폐쇄했다. 중국은 이에 분노하여 진강(秦康) 외교부 부부장이 루카 페라리(Luca Ferrari) 주중 이탈리아 대사를 불러 “이탈리아가 중국과 사전 협의 없이 비행을 중단한 것은 양국 국민에게 큰 불편을 끼쳤다.”라고 항의했다. 중국 민항당국(民航总局)은 자국 내 항공편은 제한하면서 “항공사들은 국내외 승객의 요구와 국제적인 물류 운송의 필요를 충족하기 위해, 여행 제한을 시행하지 않은 국가로의 운송을 계속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에티오피아 출신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Tedros Adhanom Ghebreyesus) WHO 사무총장은 “모든 것에 이상이 없고 국제 여행 제한이 필요하지 않다.”라는 중국의 주장을 지지했다. 그는 중국 정부가 자국 내 여행을 제한한 지 일주일 만인 2020년 2월 3일에 개최된 WHO 집행위원회 개회식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국제 여행과 무역을 불필요하게 제한하는 조치를 취할 이유가 없다. 우리는 모든 국가가 증거에 기반한 일관성 있는 결정을 내리도록 요구한다. 또 우리는 어떤 조치를 할지 고려 중인 모든 국가에 조언을 제공할 준비가 되어 있다.”

그뿐만 아니라 당시 트럼프 대통령 재임 시기였던 미국이 중국으로 오가는 여행 제한을 권고하기 시작하자 중국 외교부 대변인 화춘잉(Hua Chunying)은 이를 비판하는 발언을 했다. 그는 “미국 정부는 우리에게 실질적인 지원을 제공하지 않으면서 가장 먼저 우한 영사관 직원들을 대피시키고, 대사관 직원의 일부 철수를 제안하고, 포괄적인 중국 여행 금지를 처음으로 시행한 국가다.”라고 말했다.

2020년 3월 11일, 세계보건기구는 뒤늦게 코로나를 글로벌 팬데믹으로 선언했다. 하지만 그 무렵 전 세계적으로 발생 건수가 13배로 증가했다. 세계보건기구의 웹사이트에 따르면, 그때까지 100여 개 국가에서 118,000건 이상이 보고됐고 4,000명이 넘게 사망했다. 그러나 시진핑 주석이 중국에서 출발하는 국제선 항공편을 통제하기로 한 것은 중국이 자국 내 여행 제한 조치를 취한 지 2개월 후인 2020년 3월 27일이 되어서야 이루어졌다. 중국 민항당국은 “국제선의 90%가 일시적으로 중단될 것이며 입국 승객 수는 하루 2만5000명에서 5000명으로 줄인다.”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그때는 이미 코로나가 세계적인 위기로 변했기 때문에 너무 늦었다.

2020년 4월 말 무렵, 미국은 약 6만 명이 목숨을 잃었고, 이탈리아, 스페인, 프랑스, 그리고 영국은 각각 약 2만 명이 목숨을 잃었다. 전 세계적으로 20만 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했으며, 2주마다 두 배씩 증가하고 있었다. 팬데믹 통제가 정상적으로 이루어질 즈음에는 전 세계적으로 7백만 명 이상이 사망했을 뿐 아니라,  봉쇄 조치와 코로나 환자로 병원이 넘쳐나서 다른 질병을 앓는 환자 수백만 명이 의료 서비스를 받지 못해 삶이 망가졌다. 게다가 중국은 코로나가 박쥐와 같은 동물 감염에서 비롯된 것인지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의 실험실 누출에서 시작된 것인지 규명하기 위한 코로나 팬데믹 기원에 대한 국제적인 조사를 차단했다. 그리고 세계보건기구는 중국 당국에 공개를 요구하는 시도를 거의 하지 않았기 때문에 우리는 팬데믹이 실제로 어떻게 발생하게 되었는지 결코 알아낼 수 없다.

지금까지 본 바와 같이 글로벌 팬데믹이 된 코로나에 대한 세계보건기구의 대처는 너무나 잘못됐다. 그리고 중국 공산당의 영향력에 굴복하는 세계보건기구의 태도는 만천하에 드러났고 이에 전 세계가 놀라고 있다. 세계보건기구가 세계 제패를 꿈꾸는 중국의 ‘경계를 초월한 전쟁(초한전)’의 수단이 됐음은 이미 잘 알려져 있으며, 코로나 팬데믹에서 그들 스스로 자백까지 했다. 지리적으로 인접하고 역사적으로 얽혀있는 한국인들은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를 지키기 위해 세계 어느 나라보다 초한전 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 특히 2024년 3월에 공개될 새로운 WHO 조약의 항목 하나하나에 면밀한 검토를 해야 한다. 그래서 한국의 정치 지도자들이 중국의 통제하에 있는 세계보건기구에 그렇게 많은 권력을 넘겨주게 되는 조약에는 절대로 비준하지 말도록 해야 한다.

번역 및 원고 정리는 박석순 이화여대 명예교수가 기여했다.

*이 기사는 저자의 견해를 나타내며 에포크타임스의 편집 방향성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