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기차 판매량 반토막에 보조금 지급 중단

크리스 스트리트
2019년 12월 10일 오후 6:46 업데이트: 2019년 12월 10일 오후 6:46

중국 자동차 산업이 크게 위축되는 가운데, 중국 정부가 전기차 제도업체로 등록된 486개 기업에 지급하던 전기차 보조금을 폐지하고 있다.

중국 산업정보기술부는 지난 6월 절반으로 줄였던 신에너지 자동차(NEV) 보조금을 내년부터 폐지하고, 2025년까지 매년 판매되는 경차의 25%를 전기차로 의무화하는 ‘전기자동차 15개년 계획’을 지난 2일 발표했다.

중국에서는 순수전기자동차(EV)와 하이브리드(HEV),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연료전지 자동차를 신에너지 자동차로 통칭한다.

중국의 자동차 산업은 최근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10월 자동차 생산량은 전년 동월 대비 1.7% 감소하고 판매량은 4% 떨어졌다. 전월에 하면 낙폭이 줄었지만 16개월 연속 감소세다.

신에너지 자동차 산업은 더욱 급락세다. 판매량이 45.6% 폭락하면서 4개월 하락세를 보였고 생산량도 35.4%로 크게 줄었다.

중국은 2009년부터 2017년까지 보조금 365억 달러를 투입하며 신에너지 자동차 산업을 부양했다. 2016년 한해 전기자동차 50만대 생산해 물량에서 자동차 강국 미국을 압도하고, 배터리 분야에서는 부품별 글로벌 시장 점유율 50~77%를 기록하기도 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2017년 자동차 기업에 평균연비 개선과 신에너지 자동차 비율을 의무화한 더블 크레딧 정책을 선언했다. 이 정책은 일정 비율 이상을 달성한 기업은 잉여 크레딧은 이월하거나 타 업체에 판매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

또한 미국 테슬라처럼 1회 충전에 300km 이상 주행할 수 있는 고가 대형모델 생산기업에 높은 크레딧을 제공하고, 연간 400만대 생산하는 폴크스바겐과 제너럴 모터스 같은 기업에는 신에너지 차량을 연간 10만 대 판매하도록 유도했다.

중국의 거부들도 신에너지 자동차 산업에 줄줄이 뛰어들었다. 마윈 알리바바 회장은 샤오펑 모터스의 3억1300만 달러 투자 유치를 주도했다. 마화텅 텐센트 회장은 전기차업체 니오(NIO)에 10억 달러를 투자했다. 중국 최고 부호 쉬자인 헝다(恒大)그룹 회장 38억 달러 자금으로 자동차 제조업에 뛰어들었다.

외국계 업체들도 중국에 베팅했다.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는 상하이에 기가팩토리 팩토리 3를 준공하고, 폭스바겐도 중국 전기차 생산에 120억 달러를 투입하기로 했다.

하지만 중국의 자동차 판매는 미중 무역전쟁의 파고에 흔들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2018년 중국 태양열 패널과 세탁기에 30~50% 관세를 부과하고 이어 철강에 25%, 알루미늄에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등 중국과 관세와 보복관세를 주고받으면 중국 자동차 판매는 부진에 빠졌다.

‘중국의 테슬라’ 니오는 2019년 6월까지 12개월 동안 16억 달러 적자를 기록하며 주가가 폭락했고, 텐센트의 추가자금 투자가 이뤄진 9월까지 전체 직원의 20% 이상을 감원했다.

윌리엄 리 니오 CEO는 “보조금 감소 후 매출 압박을 받고 있다”며 고충을 토로하고 “우수한 품질과 서비스만 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 새로운 시대가 왔다”고 덧붙였다.

중국 전기차 시장의 하락은 예상 밖 일이다. 영국 에너지컨설팅업체 우드 맥킨지는 지난 10월 초까지만 해도 세계 리튬이온배터리 생산능력의 약 3분의 2를 차지하는 중국이 세계 자동차 생산을 지배할 것으로 강조했다. 중국 정부는 내연엔진을 규제하고 전기화 정책을 항공기, 보트, 바지선, 트럭으로 확대했다.

우드 맥킨지가 경고한 유일한 위험요소는 공급 부족이었다. 전기차 배터리 핵심원료인 리튬, 코발트, 니켈에 대한 원자재 수요가 2030년까지 4배로 증가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크리스 스트리트(Chriss Street)는 거시경제학, 기술, 국가 안보 분야의 전문가로 여러 회사의 CEO를 역임했으며 1500여 편의 출판물을 낸 작가이기도 하다. 사우스 캘리포니아 소재 대학과 대학원에서 강의를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