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반도체 산업 관계자 수사 잇따라

최창근
2022년 09월 17일 오후 7:15 업데이트: 2022년 09월 19일 오전 11:22

중국 공산당의 자국 반도체 업계 숙청이 확산되고 있다.

중국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업체 SMIC(中芯國際·중신인터내셔널) 간부가 중국 공산당 감찰 당국의 조사 대상에 올랐다.

9월 16일, SMIC는 “자사의 런카이 비상임 이사가 심각한 기율·법률 위반 혐의로 공산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국가감찰위원회(기율·감찰위) 조사를 받고 있다. 그가 정상적인 직무를 수행할 수 없게 됐다.”고 밝혔다.

중국의 ‘기율·법률 위반’이란 부패 사건에 연루됐다는 의미이다. 중국 공산당원 고위직 관료는 공안(경찰) 당국과 검찰 수사에 앞서 최고 사정 기구인 공산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국가감찰위원회가 조사하는 것이 관례이다.

런카이가 조사 대상에 오름에 따라 중국 공산당 감찰 당국의 반도체 산업 관련 조사 대상자는 7명으로 늘었다. 기율·감찰위는 8월 9일, 류양 총경리, 두양 전 총감, 양정판 부총경리 등 화신투자관리 전·현직 고위 관계자 3명을 기율·법률 위반 혐의로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화신투자관리는 중국 국유 반도체 펀드 ‘국가집적회로산업투자펀드’ 운용을 전담하는 국유기업이다.

화신투자관리는 중국의 국가 반도체 펀드인 국가집적회로산업투자펀드(이하 대기금) 운용을 전담하는 국유기업이다. 대기금 운용 자금은 3천429억 위안(약 68조원)에 달한다.

런카이는 화신투자관리 내 서열 3위 인물로서 사내 영향력이 막강했으며 낙마한 화신투자관리 루쥔 전 총재와 국가개발은행에서 함께 근무하며 각별한 관계를 유지했다고 중국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런카이는 국유은행 중국국가개발은행 부총재, 중국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업체인 SMIC(中芯國際·중신궈지)의 비상임 이사를 겸임하는 등 중국 금융계와 반도체 펀드, 반도체 업계를 아우르는 인물인 셈이다.

앞서 딩원우 총재, 화신투자관리의 루쥔 전 총재, 가오쑹타오 전 부총재 등 화신투자관리 최고 경영진도 같은 혐의로 조사 대상에 올랐다.

기업뿐만 아니라 반도체 산업을 총괄하는 고위관리 감찰·낙마도 이어지고 있다. 반도체를 포함해 산업 정책을 총괄하는 샤오야칭 국무원 공업정보화부장도 2022년 7월, 비위 의혹으로 사정 당국의 조사를 받으며 낙마했다.

연이은 반도체 관련자 기율·감찰을 두고서 중국이 반도체 자급률을 2025년까지 70%까지 높이는 ‘반도체 굴기’를 위해 막대한 투자에 나섰지만 성과를 거두지 못한 책임을 묻고, 중국에 대한 미국의 고강도 반도체 견제에 대응하기 위해 조직을 정비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