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공자학원 통해 독일서도 검열…대학에 압력 행사

박상후 /국제관계,역사문화평론가
2021년 11월 25일 오전 11:39 업데이트: 2024년 01월 27일 오후 9:03

중국 공산당(중공)이 중국이 아닌 독일에서 검열로 학문의 자유를 억압해 논란이 되고 있다. 중공이 독일 대학 당국에 압력을 넣어 캠퍼스에서 열리는 북 이벤트를 취소시켰기 때문이다.

‘시진핑 세계최강의 권력자'(Xi Jinping Der Machtigste Mann Der Welt)란 책의 소개행사였는데 이 책이 시진핑을 부정적으로 묘사했다고 해서 공자학원을 통해 대학에 압력을 넣어 행사를 무산시켰다.

뒤센베르크 에센 대학과 공자학원 하노버 센터에서 열릴 예정이던 책 소개 행사는 공자학원과 뒤셀도르프 중공 영사관의 압력으로 취소됐다.

책 저자 아드리안 가이게스(Adrian Geiges)는 “시진핑의 신격화를 포함해 그의 모든 면모를 다룬 전기가 왜 문제가 되는지 알 수가 없다”고 황당해하면서 중공의 검열이 독일에서도 이뤄지는 현실에 개탄했다.

공자학원 하노버센터는 중공측 파트너와 의견차가 있어 책 소개 행사를 수용할 수 없었다고 시인했다.

이에 대해 베를린 공공정책학원장 토르스턴 베너는 “중국이 공자학원을 내세워 독일내 학술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공자학원은 괴테 인스티투트와는 다르다면서 공산당 하부조직이 학문자유를 추구하는 독일 대학과 연계해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평가했다.

중공은 공자학원이 순수한 중국어·문화 교육기관이며, 독일의 언어·문화 해외교육기관인 괴테 인스티투트(독일 문화원) 등을 벤치마킹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독일의 학자는 공자학원이 공산당의 지시를 받는 조직으로 괴테 인스티투트와는 본질적으로 다르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베너는 “독일대학들은 공자학원과의 관계를 끊어야 한다”며 “중국을 연구하려면 독립적으로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한 “독일 대학이 공자학원의 간섭을 받다보면 그 명성에 큰 해를 입는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그동안 중공의 스파이행위와 공자학원을 내세운 문화척 침투와 학술자유 침해를 묵인해 왔다”면서 “새 독일 정부는 이제 각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 이 기사는 박상후의 문명개화도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