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10명 중 6명 “한국에 중립적 또는 호의적”…가장 싫어하는 국가는 미국

최창근
2023년 06월 1일 오후 2:53 업데이트: 2023년 06월 1일 오후 2:53

중국인 10명 중 4명꼴로 한국에 비호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중국인이 가장 싫어하는 국가는 미국, 가장 호감 가는 국가는 러시아로 나타났다.

중국 베이징 칭화대(清華大) 전략안전연구센터(戰略與安全研究中心·CISS)가 5월 26일 공개한 ‘2023 중국인의 국제 안보 전망에 대한 여론조사(中國人的國際安全觀民意調查報告)’에 따르면 한국, 미국, 일본, 인도, 유럽연합(EU), 러시아, 동남아시아 등 7개 지역에 대한 ‘인상’을 물은 항목에서 응답자의 38.4%가 한국에 대해 비호의적이라고 답했다.

구체적으로는 17.4%가 매우 비호의적, 21%는 다소 비호의적이라고 답했다. 한국에 대한 인상이 중립적이라는 응답은 47.6%, 호의적이라는 응답은 13.9%(매우 호의적 2.1%, 다소 호의적 11.8%)으로 조사됐다.

설문조사 결과는 “한국인의 반중 정서가 세계 최고”라는 설문 조사 결과가 나온 이후 발표됐다.

지난해 12월 발표된 중앙유럽아시아연구소(CEIAS) 등 국제 연구진의 여론조사에서 한국인 응답자가 중국을 부정적 혹은 매우 부정적으로 인식한다고 답한 비율은 81%로, 조사 대상 56개국 중 최고 수치를 기록했다.

중국인이 가장 비호감으로 꼽은 나라는 미국으로 응답자의 59.1%가 비호의적이라고 답했다. 그다음으로 일본에 대해 비호의적이라고 답한 비율도 57.5%로 과반을 상회했다.

반면 중국인들이 가장 호감을 갖는 나라는 러시아로 58.4%가 호의적이라고 했고, 7.8%가 비호의적이라고 답했다.

영국을 더한 8개 지역이 중국의 안보에 미치는 영향력을 물은 항목에서는 응답자 대부분이 미국을 최대 영향국으로 꼽았다.

중국의 안보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에 대해 응답자의 82.9%가 “큰 영향을 끼친다.”고 답했다.이어 일본(48%), 러시아(45.1%), 유럽연합(39.2%), 인도(32%), 영국(26.9%), 한국(23.3%), 동남아(22.7%) 순으로 중국 안보에 큰 영향을 끼친다고 답했다.

인접한 한국이 중국의 안보에 끼치는 영향이 작다고 답한 비율은 29.2%였으며, 보통이라는 응답은 47.4%로 조사됐다.

중국에서 ‘제로 코로나’ 정책이 유지되던 때에 진행된 해당 설문에서 응답자들은 코로나19와 함께 미국과의 대립, 대만에 대한 국제적 군사 개입을 자국이 직면한 최대 위협으로 꼽았다.

미중 간 대립과 분쟁에 따른 중국의 안보 위협이 높다고 응답한 비율은 74.1%였다. 이어 대만에 대한 국제적 군사 개입과 코로나19 글로벌 팬데믹에 따른 안보 위협이 높다고 응답한 비율은 나란히 72.4%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80.1%는 “미국과 서방 국가들이 우크라이나 위기에서 가장 큰 책임이 있다.”고 답했다. 반면 러시아에 가장 큰 책임이 있다고 답한 비율은 8.2%에 그쳤고, 나머지는 우크라이나에 책임이 있다고 답했다.

칭화대 전략안전연구센터는 결과를 두고서 “응답자의 약 40%가 관영매체를 국제 안보 소식에 관한 정보를 얻는 주요 채널로 꼽은 것과 관련이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응답자들이 국제 안보 문제를 접하는 경로는 관영매체(38.6%), 소셜미디어(18.5%), 정부의 홈페이지·소셜미디어 공식 계정(18.1%), 상업매체(10.8%) 순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서 중국인들은 자국의 글로벌 영향력에 대해서도 확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미국, 러시아, 유럽연합, 유엔 등을 대상으로 ‘가장 영향력 있는 행위자’를 물은 설문에서 응답자들은 중국을 가장 영향력 있는 행위자로 간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점수는 4.36(100점 만점에 5점)으로 조사됐고, 2위 미국은 4.22점으로 나타났다. 또한 응답자의 90%는 중국의 글로벌 영향력이 5년 전(90.4%)에 비해 증가했으며 향후 10년(90.8%)에도 계속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사는 지난해 11월, 18세 이상 중국 본토 시민 2,661명을 대상으로 온라인으로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