잦은 태풍으로 보금자리를 잃자 도심 곳곳에서 방황하는 ‘천연기념물’ 황조롱이

이현주
2020년 09월 9일 오후 2:43 업데이트: 2022년 12월 13일 오후 5:54

천연기념물 ‘황조롱이’가 최근 도심 곳곳에 자주 나타나고 있다.

자연 서식지가 마땅치 않아서다.

역대 최장 장마와 집중호우, 태풍이 잦았던 것도 그 이유라고 한다.

아파트 내에서 구조된 황조롱이/진천소방서 제공

지난 7일 진천소방서에 따르면, 지난 3일 오후 충북혁신도시 내 한 아파트 복도에 황조롱이가 있다는 신고를 받았다.

황조롱이는 아파트 내에 갇혀 겁을 먹은 듯 별다른 움직임이 없었다.

황조롱이를 구조한 뒤 몸에 특별한 상처가 없는 것을 확인한 구조대는 근처 야산에 방사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연합뉴스

이틀 전에는 주택가 주차장에 왼쪽 날개가 부러진 새끼 황조롱이가 발견되기도 했다.

올해 이곳 야생동물센터가 구조한 황조롱이는 현재까지 모두 68마리로 절반이 둥지를 잃어 밖을 헤매다 신고됐다.

야생을 떠난 황조롱이에게 상가 간판 밑이나 아파트 실외기 등이 새로운 둥지가 되고 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연합뉴스

난개발 등으로 야생 서식지가 파괴되는 상황에서 먹잇감을 찾아 도심까지 나오게 된 것.

특히 최근엔 잦은 호우와 태풍 때문에 탈진 상태로 주택가에서 발견되기도 했다.

아파트 베란다에 둥지를 튼 황조롱이/연합뉴스

맷과 맹금류로 날카로운 발톱을 가진 황조롱이는 천연기념물 323-8호로 지정됐다.

보호단체는 황조롱이가 맹금류인 만큼 섣불리 만지거나 구조하면 다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119에 먼저 신고해달라고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