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대일로 참가, 대중국 수출에 도움 안 돼” 이탈리아 국방장관

한동훈
2023년 08월 1일 오전 11:22 업데이트: 2023년 08월 1일 오후 12:12

유럽연합(UN) 국가 가운데 중국의 첫 ‘일대일로’ 참여국이었던 이탈리아의 관료가 일대일로 사업을 혹평했다.

귀도 크로세토 이탈리아 국방장관은 30일(현지시간)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일대일로에 참여하기로 한 결정은 즉흥적이고 형편없는 결정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의 대(對)이탈리아 수출은 증가했지만 이탈리아의 대중국 수출은 거의 변화가 없다”며 일대일로 계약서에 서명한 이전 정부의 판단을 비판했다.

이탈리아는 주세페 콘테 총리 시절인 지난 2019년 3월 주요 7개국(G7) 중 유일하게 일대일로 참여를 공식 선언했다. 당시 이탈리아는 양국 간 자유롭고 공평한 경제무역의 확대를 기대했었다.

그러나 상황은 이탈리아의 기대처럼 돌아가지 않았다. 특히 이탈리아의 참여는 중국 공산당이 일대일로 구상을 통해 지정학적 영향력을 확대하는 수단이 됐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G7 국가인 이탈리아도 참여했으니 문제없다는 식의 선전에 이용돼 왔다는 것이다.

크로세토 장관은 “현재의 문제는 양국관계를 해치지 않으면서 어떻게 (일대일로에서) 철수하느냐 하는 것”이라며 “중국은 경쟁자이기도 하지만 (무역) 파트너이기도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탈리아는 올해 5월부터 일대일로 탈퇴를 가시화했다. 조르자 멜로니 총리가 케빈 매카시 미국 하원의장과 만난 자리에서 연내 탈퇴 의사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안에 탈퇴 절차를 밟지 않으면 이탈리아의 일대일로 참가 협정은 2024년까지 자동 갱신된다.

다만, 일대일로 탈퇴는 중국의 경제 보복을 최소화하는 방향에서 추진 중인 것으로 보인다. 멜로니 총리는 30일 미국 FOX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12월까지 결단할 것”이라며 “의회에서 논의해야 하고 중국 정부와도 협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일대일로는 시진핑 중국 공산당 총서기가 집권 초반인 2013년 8월 발표한 글로벌 프로젝트다. 중국과 중앙아시아, 유럽을 육상과 해상으로 연결해 거대 경제권을 만든다는 구상이다. 중국 공산당의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의도가 담긴 사업으로 풀이된다.